용산국민법정 타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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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발한다
류은숙(http://khrrc.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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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09월 23일 23시 20분 29초
끝났습니다. 높이 받들던 가치도 인간으로서의 도리도 고개를 숙였습니다. 운동도 정치도 이론도 친밀감도 애정도 모두 매장도 못한 죽음 앞에 모였습니다. 계절이 바뀌어 한층 높아진 하늘 밑에서 우리 사회가 저지른 범죄가 너무 선명하기 때문입니다.
진실, 진실을 말하고 듣는 걸 제 눈으로 보고 싶습니다.

나는 고발합니다. 도시의 화려한 치장과 이윤을 위해 막개발로 삶의 터전을 빼앗은 자들을 고발합니다.
나는 고발합니다. 벼랑 끝에 선 철거민의 상황을 경찰 특공대의 살인진압 표적으로 삼은 경찰을 고발합니다.
나는 고발합니다. 공권력의 잘못은 따지지도 않고 아버지를 잃고 제 자신도 다친 철거민을 유죄로 기소한 검찰을 고발합니다. 공정한 재판을 위한 수사기록 제출도 거부하고 숨기는 검찰이기에 기소권을 독점할 권한은 그들에게 더 이상 없습니다.
나는 고발합니다. 뉴타운 꽃놀이를 위해 인간 청소를 하려 동원되는 용역깡패를 고발합니다. 돈더미 위에 눌러 붙는 똥파리 같은 용역깡패 뒤에 도사린 실체, 재개발 조합과 대기업 건설사들을 고발합니다.
나는 고발합니다. 정당화할 수 없는 공권력의 살인 앞에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 MB 정권의 끔찍한 실용주의를 고발합니다.

그리고 나는 고발합니다. ‘이제 고만하자, 할 만큼 하지 않았냐, 사는 게 다 그렇지, 더 가서 무슨 좋은 날을 보겠다고, 원래 힘없는 자가 당하는 거야’ 이런 체념을 고발합니다. 청약저축 붓고 퇴직금 부어 작은 보금자리, 작은 가게나마 마련하려는 꿈을 악몽으로 만드는 투기시장을 고발합니다. 그런 악랄한 시장에서 ‘나만은 괜찮을 거야’ 여기며 이웃과 손잡으려 하지 않는 우리의 착각을 고발합니다.

2009년 1월 20일에 벌어진 용산참사, ‘생명과 인권을 날려버린 그날의 화염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생각은 그리 했지만 딱히 어쩌지도 못하고 용산을 지날 때면 고개를 돌렸습니다. ‘딱히 뭘 할 수 있을까?’, 미안하고 안타까운 시간들이 흘렀습니다. 내가 잊지 않았듯이 당신도 잊지 않았음을 믿습니다. 우리의 믿음과 의지로 진실의 폭발을 만들어봅시다. 우리의 상식으로 재판을 해봅시다. 용산국민법정에서 말입니다. 나의 고발과 당신의 고발이 모여 진실이 이 사회를 후려친다면 우리는 막장으로 가는 사회를 멈출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경로를 바꿀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해 용산참사에 책임 있는 자들을 용산국민법정에 기소합니다. (류은숙 2009년 9월 23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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