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민법정 타이틀
제목 용산 국민법정 최종판결문입니다.
번호 42 분류   조회/추천 3467  /  490
글쓴이 준비위    
작성일 2009년 10월 26일 22시 41분 11초
전문과 주문만 올립니다.
세부내용은 파일에서 확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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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문

국민법정의 의미

1. 2009년 1월 20일 재개발 대상지역인 용산4구역 소재 남일당 건물 옥상에서 세입자들의 망루농성이 시작된 지 25시간 만에 경찰은 경찰특공대를 투입하여 전격적으로 진압작전을 감행함으로써 망루 안에 있던 시민 5명(과 경찰관 1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다.

2.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이 발생한 이후 국가는 사건의 진실을 정확하게 규명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는커녕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의 실체를 은폐하고 조작하려는 시도로 일관하였으며, 이는 사건이 발생한 지 9개월이 경과한 오늘에도 그러하다. 사건 발생 이틀 만인 1월 22일 검찰은 당시의 화재와 철거민의 사망이 망루 농성자들의 ‘화염병’ 때문이라고 발표하였다. 이러한 수사방향에 맞추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별수사본부는 2월 9일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의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철거민들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등의 혐의로 기소하였고, 화재로 인한 5명의 사망을 야기한 경찰의 강제진압에 대해서는 적법한 공무집행이라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하였다. 철거민들은 도심테러범으로 둔갑된 반면에, 폭력적인 강제진압으로 철거민 5명의 생명을 침해한 공권력의 책임은 사라져 버렸다. 뿐만 아니다. 검찰은 용산 철거민 사망 사건의 진실을 철저하게 은폐?왜곡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검찰은 철거민들에 대한 재판과정에서 법원의 공개명령마저 어기면서 수사기록 3,000쪽에 대한 공개를 거부하여 재판을 받고 있는 농성자들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마저 박탈당하고 있는 지경이다. 더 나아가서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은 용산4구역의 재개발사업이 세입자들의 주거권과 생존권의 보장을 철저하게 외면하면서 진행되었다는 점을 중요한 배경으로 주목해야 할 것임에도 우리사회의 담론에서 이러한 사실이 은폐된 채로 망루농성을 한 철거민들만 도심테러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로 재판을 받고 있다.

3. 많은 국민들이 묻고 있다. 막가파식 재개발정책을 밀어붙이는 이명박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용산구청장, 시공사들, 철거용역업체들, 그리고 반인권적 재개발정책을 위해 생존권보장을 요구하는 철거민들을 테러범으로 간주하여 살인진압을 자행한 경찰, 참혹한 결과를 야기한 공권력행사를 적법한 것이라 감싸며 사건의 은폐와 왜곡에만 몰두하는 검찰, 이들은 지금 어디에 있느냐고 말이다.

4.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 국민법정’(이하 국민법정)은 대한민국의 법제도가 형식적인 법 논리에 따라 철거민들의 주거권과 생존권을 제도적으로 조직적으로 침탈하는 개발 사업을 용인하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고, 그와 같은 배경에서 자행된 경찰의 살인적인 강제진압의 위법성을 드러내며, 사건의 은폐와 왜곡시도에 맞서 진실과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 국민법정은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의 은폐?왜곡된 진실을 밝히고 강제진압과 철거민 사망의 책임자를 분명하게 가려냄으로써 주권자인 국민이 직접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법정이다.

5. 국민법정은 국민법정준비위원회가 제정한 국민법정헌장에 의하여 ‘주권자인 국민 스스로가 사법권을 행사하기 위하여’ 설치되었다. 이 국민법정은 대한민국의 사법제도가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행할 책임을 다하지 않고 오히려 용산 철거민 사망 사건의 진실을 호도하려는 것을 대항하여 국민들이 직접 사법주권을 실현하고자 세우는 법정이다. 국민법정은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에 관하여, 강제진압은 누구에 의해서 지시되었고, 실제 실행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용산철거민 사망사건 이후에 누가 사건의 진실을 은폐하고 있는지 명확히 밝히고, 나아가 살인적인 재개발정책의 문제점을 짚어내며 생존권과 주거권의 본질을 명확히 하려고 한다. 현실의 법정에서 사건의 진실이 은폐되거나 왜곡되는 것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과 국가권력이 자행한 참혹한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이 은폐된 채로 역사 속으로 묻히게 놔둘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가 이 국민법정에 담겨 있다.

6. 국민법정은 처음부터 철저하게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의 원칙을 견지하면서 준비되었다. 국민 10,000명 이상이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기소인으로 참여하였으며, 배심원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개방적으로 신청을 받아 공개추첨에 의하여 선정되었다. 그렇기에 우리 재판부는 이 국민법정이 국민들의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이성적 판단에 의하여 용산 철거민 사망 사건의 진실을 말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7. 그러므로 이 법정의 권위는 법률에 의하여 부여된 권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직 민주주의와 인권의식에 터 잡은 국민들의 보편적 양심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국민법정의 성립근거와 정당성

1.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 국민법정 헌장」은 국민법정이 2009년 1월 20일 발생한 용산 철거민 사망 사건에 대하여 강제진압의 실행한 경찰의 책임과 사건의 은폐에 관한 검찰의 책임, 그리고 개인, 집단 및 공동체를 그들이 점유 또는 의존해 살아가던 집, 토지, 공동자산으로부터 비자발적인 이주를 강제해 그들의 거주권이나 일할 기회와 능력을 빼앗는 강제퇴거에 대해서 심판하도록 재판 관할권을 부여하고 있다.

2. 국민법정은 대한민국의 헌법을 비롯한 모든 실정법을 존중하고 이를 재판에 고려하지만, 헌장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적용법규를 대한민국의 법령에 한정시키지 아니하고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와 조약, 국제인권법 및 양심에 따라 피고인들의 책임을 판단한다. 본 국민법정에서는 국내의 형법 등 실정법이 적용되기도 하지만, 이는 철저하게 국제인권법의 관점에서 해석되고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경찰의 강제진압이 위법한가 여부를 검토하고 판단함에 있어서도 단순히 국내 실정법의 해석과 적용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인권법의 원칙과 기준을 반영하고자 하였다. 따라서 국민법정의 심판은 국제인권법규를 모태로 하는 재판이며, 다만 국내의 실정법은 국제인권법에서 보편적으로 승인된 원칙과 기준에 부합하는 범위에서 해석되고 적용된다.

3. 특히 본 국민법정에서 처벌의 근거로 삼은 강제퇴거죄는 국내의 실정법에는 이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 강제퇴거죄는 국제인권법규로 보편적으로 승인되고 있고 대한민국 정부가 비준?가입한 유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및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 근거한 것이다. 그런 한 국민법정은 국내의 실정법을 넘어서서 국제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국제인권법의 규범을 근거로 하여 실질적 의미에서 범죄를 구성하는 행위에 대한 심판을 추구한다.

4. 재판부는 헌장이 정한 바에 따라 적정한 절차를 거쳐 피고인들을 국민법정에 소환하였으나 그들은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에 본 국민법정은 피고인들의 입장과 주장을 대변할 변호인을 직권으로 선정하여 그들로부터 변론을 청취하고 피고인의 재판상의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유념하면서 재판을 진행하였다.

5. 이 국민법정에서 사실판단과 법적용의 주체는 스스로 신청한 배심원 후보 중에서 공개적으로, 무작위로 선정된 50명의 배심원들이다. 배심원들이 국민법정에서 진행되는 내용을 참작하여 그들의 양심과 지혜에 따라 사실관계와 유무죄를 판단하며, 피고인들에게 내려질 처분을 결정한 것이다.

6. 국민법정의 우리 재판부는 모든 상황을 공평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재판이 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였다고 확신한다. 이제 우리는 배심원의 평결에 따라 용산철거민 사망사건의 신속한 해결과 같은 유형의 사건이 반복되지 않는 사회적 안정과 발전을 열망하면서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에 대한 판결에 임하고자 한다.

7. 국민법정은 유죄를 선고하는 경우에도 형량 선고를 하지 않는다. 대신에 헌장이 부여한 권한에 따라 본 재판부는 용산철거민 사망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이 사건의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그리고 이와 같은 참혹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국민의 열망을 판결문에 담고자 한다. 국민법정의 판결은 강제적으로 집행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국민법정에서 우리가 선언하는 진실에는 국민들의 양심과 따스한 마음을 엮은,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정의의 참모습이 담겨 있다.


주 문

I. 국민법정 배심원들의 평결에 따라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1. 피고인 이명박은 공무원의 폭행?가혹행위죄 교사, 살인죄 교사, 상해죄 교사, 강제퇴거죄 각 유죄.
2. 피고인 김석기, 김수정, 신두호, 이송범, 백동산, 박삼복은 공무원의 폭행?가혹행위죄, 살인죄, 상해죄 각 유죄.
3. 피고인 천성관은 직무유기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증거은닉, 각 유죄.
4. 피고인 정병두는 직무유기죄, 피의사실공표죄 각 유죄.
5. 피고인 조은석은 직무유기죄 유죄.
6. 피고인 안상돈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증거은닉죄 각 유죄.
7. 피고인 오세훈, 박장규, 이춘우, 윤석만, 김종인, 이상대, 박기찬, 김성용, 이기호는 강제퇴거죄 각 유죄.

II. 국민법정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다음과 같이 명령 및 권고한다.

1. 경찰의 강제진압책임 책임자들에게

1-1. 피고인들은 용산 철거민 사망 사건에서 자행한 강제진압이 용납할 수 없는 위법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위법한 강제진압의 실체에 대해 국민들과 유가족들 앞에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한다.

1-2. 망인의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하여야 한다.

1-3. 망루농성에 참여한 용산철거민 및 전국철거민연합(이하 전철연) 회원들이 불법 부당한 요구를 하는 도심테러범이 아니라 그들이 응당 보유하고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실현하기 위하여 투쟁한 것이며, 전철연 회원들이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하여 자기희생을 무릅쓰고 함께 농성한 인간적인 행동이었음을 인정하여 그들의 명예를 모두 회복시켜 주어야 하며, 이들이 피고인들의 위법한 강제진압과 살인, 상해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입은 피해에 대해 피고인들 자신 및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여야 한다.

1-4. 향후 이처럼 위법한 공권력행사로 국민의 인권과 생명이 침해되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인권보장과 민주주의에 터 잡은 법집행 기준을 마련하고 엄중히 실천해야 한다.

2. 검찰의 사건은폐 및 조작 시도 책임자들에게

2-1. 피고인들은 용산철거민 사망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하여 법원에서 명령한대로 수사기록 3000쪽을 즉시 철거민의 변호인들에게 열람등사 교부하여야 한다.

2-2. 용산철거민 사망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하여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특별검사를 임명하여 재조사하여야 한다.

3. 폭력적 재개발 책임자들에게

3-1. 재정착 지원
피고인들은 용산4구역에 현재 남아있는 세입자들이 주거와 영업을 지속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제공해야 한다. 주거세입자들에게 법적으로 보장된 임대아파트 입주권과 주거이전비 등의 대책을 제공함은 물론이고, 상가세입자들이 기존의 영업 조건과 최대한 비슷한 조건에서 영업을 지속할 수 있는 임대상가를 제공해야 한다. 임시상가를 거쳐 원래 구역의 임대상가로 이전할지, 인근 지역의 임대상가로 이전할지는 세입자들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임대상가 제공과 관련하여 용산구청장과 서울시청장은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지자체의 책임을 다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재정착에 필요한 비용은 개발사업의 시행자인 조합이 부담해야 한다.

3-2. 강제퇴거로 인한 피해 배상
피고인들은 용산4구역의 주민들이 강제퇴거로 인해 입은 신체적, 정신적, 물질적 피해에 대해 충분히 배상해야 한다. 이미 진행된 퇴거로 인해 용산4구역 주민들이 점유하고 있던 거주 및 영업 공간의 점유권을 박탈당한 것에 대한 공정하고 정당한 배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강제퇴거 과정과 이후 현재까지 오는 동안 발생한 생명의 상실, 신체적?정신적 위해, 고용?교육 및 사회적 혜택의 상실, 잠재적 소득의 상실에 대한 배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배상은 각각의 침해와 상황의 중대성에 비례하여 제공돼야 한다. 물질적 손해뿐만 아니라 도덕적 손상, 법률 또는 전문가 지원 비용, 심리적 및 사회적 서비스 비용, 의약품과 의료 서비스 비용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현금 배상은 앞서 말한 임대상가 등의 부동산 배상으로 대체돼서는 안 된다. 또한 상가와 같이 퇴거된 건물이 철거민의 생계원일 경우 손실 평가는 사업 손실, 설비/재고, 감소된 임금/소득의 가치를 고려해야 한다.

3-3. 개발 관련 현행 법 제도 개선
피고인 이명박, 오세훈은 개발 관련 현행 법 제도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특히, 개발사업구역의 상가세입자대책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점, 관리처분 인가 이후 세입자의 점유권이 일방적으로 소멸되는 점, 용역깡패가 자의적으로 퇴거를 집행하는 점, 개발구역의 지정이나 사업시행계획의 수립 과정에서 거주민의 참여가 보장되지 않는 점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

3-4. 강제퇴거 금지 입법
피고인 이명박, 오세훈은 용산철거민 사망사건과 같은 참사를 불러온 강제퇴거를 원칙적으로 금지할 것을 선포하는 입법에 나서야 한다. 강제퇴거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법률은 유엔 사회권위원회의 ‘강제퇴거’ 정의에 기반을 두고 이를 막기 위한 관련 행위자의 의무를 분명히 해야 한다. 개발 사업뿐만 아니라 강제퇴거가 발생하는 광범위한 맥락을 고려하면서 모든 사람, 집단 및 공동체의 재정착에 대한 권리를 분명히 해야 하며 특히 개발로 인한 퇴거를 예방하기 위한 각종 조치와 구제책들이 명시되어야 한다. 강제퇴거 금지 입법에는 ‘개발로 인한 퇴거와 이주에 관한 기본 원칙과 지침들(BASIC PRINCIPLES AND GUIDELINES ON DEVELOPMENT-BASED EVICTIONS AND DISPLACEMENT/ 유엔문서 번호 A/HRC/4/18)’에서 퇴거 전, 퇴거 과정 중, 퇴거 이후 각각의 단계에서 국가나 개발사업 행위자의 의무로 제시하는 내용이 반영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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