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및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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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상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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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범국민추모대회 대국민 호소문

작성일
2009.01.23 21:5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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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15&id=12

1차 범국민대회 대국민 호소문

 

 

 

무자비한 경찰의 과잉진압이 사람을 죽였습니다.

탐욕스런 건설자본의 강제철거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뉴타운 광풍 서울시장 오세훈과 용산구청장 박장규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가진 자들만을 비호하고 없는 자들을 짓누르는 이명박 정권이 사람을 죽였습니다.

 

엄동설한에 길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지게 된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이 살기 위해 작은 몸부림을 쳤을 뿐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테러범이라고 농성 돌입 단 하루 만에 경찰특공대를 투입했습니다.

1% 땅부자를 위한 뉴타운 개발 정책에 의해 삶의 벼랑에 내몰린 용산 철거민을,

두들겨 패 죽이고 밀어 떨어뜨려 죽이고 불에 태워 죽였습니다. 무릎 꿇고 사죄하지는 못할망정 그 번들번들한 낯짝으로 법질서를 말하고 사회의 안녕을 운운합니다.

도대체 이명박 정권의 만행의 끝은 어디란 말입니까?

 

사인을 규명한다더니 고인들의 시신을 유가족의 동의도 없이 단 12시간만에 부검하는 패륜을 저질렀습니다. 저들은 철거민들을 두 번 죽였습니다.

진상을 조사한다더니 ‘화염병이 화인’이라는 얄팍한 보고서와 함께 철거민들의 벗 전철연을 마녀사냥하고 있습니다. 저들은 철거민들을 세 번 죽였습니다.

화마에 새카맣게 타버린 망자들의 시신이 죽음 당시의 고통스러운 자세와 표정으로 차마 눈을 감지 못하고 있는 지금도, 저들은 한낱 세치 혀를 가볍게 놀리며 시신을 부관참시하고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질을 하고 있습니다.

 

이럴 수는 없습니다. 이럴 수는 없습니다. 인간의 탈을 쓰고 이리도 반인륜적인 행태를 저지를 수는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은 정녕 이들의 피맺힌 원한이 두렵지 않단 말입니까?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충견과도 같은 검찰과 보수언론을 앞세워 여론을 호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설연휴와 혹한에 정의와 진실을 밝히는 촛불이 사그라들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학살을 진두지휘했던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를 두둔하고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을 국정원장으로 지명할 리가 없습니다.

 

오늘 범국민추모대회에 참가한 우리는 분명히 요구합니다.

당장 구속된 철거민을 석방하고 학살 주범 김석기 청장과 원세훈 장관을 파면, 구속·수사, 처벌해야 합니다.

이번 참사의 근본 원인 중 하나인 뉴타운 개발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장규 용산구청장은 즉각 퇴진해야 합니다.

또한 철거민에 대해 적절한 이주대책을 마련하고 충분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는 관련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가 국정 운영의 책임을 지고 사망자와 유가족은 물론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합니다.

 

이 같은 요구들이 전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본격적인 이명박 정권 퇴진 투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학살 책임자들이 버젓이 살아남아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부를 더 이상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정부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오늘 범국민추모대회의 물결을 모아 설 연휴 기간에도 고인들을 추모하고 정권을 규탄하는 투쟁을 완강하게 지속할 것입니다. 그리고 1월 31일 청계광장과 전국 각지에서 1차 범국민추모대회의 규모를 훨씬 능가하는 2차 범국민추모대회를 개최할 것입니다.

 

인간의 존엄과 양심을 수호하고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는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이명박 정권에 의해 억울하게 세상을 떠나야했던 고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이 싸움에 동참해 주십시오. 살인자가 치안 총책임자로 둔갑하고, 건설자본과 땅부자의 이윤놀음에 서민들이 길거리로 내몰려야 하고,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검찰이 사건의 진실을 은폐?호도하는 이 부당한 현실을 바꿔내기 위한 의로운 싸움에 국민 여러분의 힘을 모아 주십시오.

삼가 고인들의 명복을 빌며, 간곡히 국민 여러분께 호소합니다.

 

 

2009년 1월 23일

1차 범국민대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