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및 보도자료

작성자
대책위
제목

[성명] 철거민은 무죄다! 권력의 하수인 사법부를 규탄한다!

작성일
2009.10.28 18:15:57
조회수
3,663
추천
4
문서 주소
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15&id=150
첨부파일1
1028선고_규탄성명.hwp size: 32.0 KB download: 522
첨부파일2
1심판결문요지(법원발).hwp size: 25.0 KB download: 588

<규탄성명>

 

철거민은 무죄다! 권력의 하수인 사법부를 규탄한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민주공화국이 아니다. 10월 28일 열린 용산철거민 선고공판에서, 사법부는 왜곡편파수사를 일삼은 검찰의 손을 그대로 들어주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한양석)는 용산 철거민들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죄’ 혐의뿐만 아니라 검찰의 모든 기소 내용을 그대로 인정한 것은 재판부가 사법정의를 포기한 것이다.

 

7개월 간의 재판 결과가 “경찰 무죄! 철거민 유죄!”라는 검찰의 짜맞추기 수사결과를 되풀이하는 것이란 말인가? 검찰이 국민참여재판을 무산시키고 수사기록 3000쪽을 은폐하는 과정에서 재판은 파행이 되었다. 기존의 변호인단이 사퇴하고 새로 구성된 변호인단이 투입되어 9월부터 재개되었던 공판부터는 치밀한 증인신문과 증거조사가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서 화염병에 의한 발화와 화재참사라는 검찰의 기소내용이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이 드러났으며 1월 19일 상황이 특공대를 투입할만한 급박한 상황이 아님이 드러났다. 재개발조합과 용역업체의 일방적인 ‘사익’과 김석기 경찰청장 취임을 앞둔 경찰력 과잉대응이 빚어낸 참사라는 점이 재판과정에서 드러났던 것이다.

 

하지만 이 땅의 사법부는 철거민세입자의 입장, 경찰강경진압에 최소한의 저항을 했던 농성자들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개발세력과 용역깡패, 경찰, 정치검찰의 입장만을 대변하였다. 발화지점, 원인, 화재 책임자에 대해 특정하지 못한 검찰의 엉터리 주장에 기대고 오락가락하는 특공대원의 진술에만 의존해 발화원인이 철거민들이 망루에서 던진 화염병 탓이라고 단정지었으며, 누가 던졌는지 ‘확실하지 않으나’ 모두 그 자리에 있었으므로 9명 모두에게 죄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재개발 문제는 재판부에서 판단할 사항이 아니라면서도 용산재개발 과정의 조합과 용역에 대한 철거민의 업무방해죄를 인정하였으며, 폭력적인 개발과정에 따라 조합의 소유로 되어 있는 건조물에 침입한 죄를 인정한다고 하는 등 이치에도 맞지 않는 판결 아닌 주장을 펼쳤다.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마치 검찰의 입장을 대변하는 양 읽어내려가는 판결문 낭독 도중 이충연 용산4상공 철대위 위원장과 기소된 철거민 한 명이 “이건 재판이 아니다”라며 법정에서 퇴장하였고 이어 김형태 변호사마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故 이상림열사의 부인이자 이충연 위원장의 어머니인 전재숙 여사는 오열하였고, ‘자살특공대’라는 누명을 벗지 못한 열사들의 유가족들은 법원 로비에 주저앉아버렸다. 정부와 여당, 검찰, 보수언론에다 이제 사법부마저 한 통속이 되어 용산참사의 진실을 왜곡하고 덮으려 한다. 그러나, 이 참담한 재판 결과는 오히려 용산참사의 진실을 밝히려는 많은 국민들의 가슴에 불을 지핀 것이다. 검찰 은닉 수사기록 3천쪽 없이 진행된 이 반쪽짜리 재판을 통해, 지난 9개월간 마음으로 온 몸으로 함께 해준 시민들은 약자를 철저하게 짓밟는 이 부패공화국의 공안통치에 아무것도 기대할 게 없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여전히 진실은 살아있다. 우리는 항소심을 통해 다시금 법정에서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특별검사제를 통해 사건을 공정하게 밝히도록 촉구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용산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철거민과 유가족의 한을 풀기 위해 죽음을 건 단식농성을 지속하는 범대위 대표자들이 있고, 용산참사 현장을 지키는 유가족들이 있다. 우리는 또 다른 투쟁의 여정에 나설 것이다.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참사의 진실은 가난한 세입자들의 처지를 철저히 무시하는 살인개발, 살기 위한 철거민들의 요구를 경찰 폭력으로 짓밟은 이 땅의 공안통치, 검-경은 물론 사법부까지 한 통속으로 만들어 가난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이명박 정부에게 궁극적인 책임이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 명명백백한 진실이 승리하는 그날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다. 이제 우리의 투쟁의 이유는 단 하나 뿐이다. 우리의 손으로 용산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2009년 10월 28일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

 

 

 

 

 

※첨부 : 용산 사건 판결 선고문 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