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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유가족, 김석기 낙선운동관련 검찰 출석요구에 대해 한상대 검찰총장에 보내는 공개 답변

작성일
2012.09.03 19: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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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유가족, 김석기 낙선운동관련  검찰 출석요구에 대해

한상대 검찰총장에 보내는 공개 답변]

 

기소조차 되지 않은 김석기를 먼저 조사하십시오.

김석기에 대한 조사없이, 유가족들 먼저 조사에 응할 수 없습니다.

 

2009년 1월 20일. 탐욕만을 추구하는 대책 없는 도시개발과 성급하고 무리한 경찰특공대의 살인진압으로 인해 가족을 잃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용산참사 유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달고 3년 7개월째 살아가고 있습니다.

 

며칠 전, 우리 유가족들은 검찰로부터 ‘출석요구서’라는 것을 받았습니다. 출석요구서에는 ‘공직선거법위반 피의사건’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아마 지난 4월, 총선에 출마한 용산참사 책임자 김석기(용산참사 당시 진압 지휘 책임자, 전 서울경찰청장) 앞에서, 오열하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던 우리 유가족들의 행동에 대해, 선거법 위반이라며 조사하겠다는 것인가 봅니다.

 

끔찍한 참사 이후 살인진압의 책임자인 김석기를 단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우리 유가족들이 경주에 출마한 김석기를 찾아가 사죄를 요구하고 진상규명을 위한 법정에 설 것을 요구하려 한 것이 무엇이 잘못입니까. 경호원들에 막힌 상태에서 난생 처음으로 얼굴을 대면한, 우리 유족들을 눈앞에 두고도 최소한의 애도는커녕 뻔뻔하게 용산 살인진압의 정당성을 유세하는 김석기 앞에서, 절규 밖에 할 수 없었던 것이 분통할 따름인데, 그 것이 죄가 된단 말입니까.

4년째가 다 되어가지만, 우리 유가족들은 여전히 참사의 진상규명을 외치고 있습니다.

크나큰 참사의 책임이 오로지 철거민들에게만 있다며, 철거민들만 기소하고, 철거민들만 재판을 받으며, 철거민들만 구속한 재판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 남편을 도심테러범으로 규정하면서, 내 남편들과 공모한 철거민들이 경찰을 죽었다는 판결문을 인정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철거민 다섯 명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고, 경찰특공대원 한 명의 죽음에 대한 책임만을 철거민들에게 온전히 떠넘긴 재판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살인진압 지휘 책임자인 김석기를 피고인석도 아닌 증인석에 조차 세워보지 못하고 진행된 재판을, 결코 인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 유가족들은 김석기를 법정에 세울 때까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외침을 멈출 수 없습니다. 우리의 원통한 절규를, 선거 시기였다는 이유로 고발하고, 검찰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받아드릴 수 없습니다.

 

최근 용산참사를 다룬 <두 개의 문>이라는 영화를 본 수 많은 시민들이 역사의 공범자가 될 수 없다며 김석기를 고발했는데, 검찰에서는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고 고발 건을 각하했다고 합니다. 3년 전에도, 여섯 명이 목숨을 잃은 대형 참사의 책임자인 김석기는 조사는 커녕 ‘무전기 꺼놨다’는 무책임한 서면 답변서 한 장으로 무혐의 처리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시 검찰은 시민들의 고발 건을 조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리 유가족에게는 검찰에 출석해서 조사를 받으라니요.

우리 유가족들은 검찰의 소환에 응할 수 없습니다. 우리 유가족들을 조사하려면 김석기 먼저 조사해야 합니다. 김석기 먼저 조사한다면 그 때 우리 유가족들도 검찰의 조사에 응하겠습니다. 검찰은 역사의 공범자라는 오명을 조금이라도 벗기 위해서, 당장 김석기를 소환하여 철저히 조사하시길 촉구합니다.

 

 

2012. 9. 3

 

용산참사 유가족 전 재 숙

김 영 덕

유 영 숙

정 영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