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및 보도자료

작성자
대책위
제목

[기자회견문] 용산참사 6주기를 맞이하는 유가족, 추모위 입장

작성일
2015.01.13 14:10:14
조회수
1,060
추천
0
문서 주소
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15&id=284

용산참사 6주기를 맞이하는 입장



용산참사 6년, 살인진압/살인개발 책임자를 처벌하자!

- 죽음의 땅, 폐허의 땅 용산4구역에서 용산참사 6주기를 맞으며 -

 

 

'용산 학살의 진실이 밝혀질 때 이 땅은 죽음에서 벗어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바로 뒤 용산참사 재개발 구역의 공사장 펜스에, 낙서처럼 쓰여 있는 문구입니다. 6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용산참사 현장은 말 그대로 죽음의 땅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폐허가 되어 고작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곳이, “여기, 사람이 있다”고 절규하던 철거민들을 서둘러서 진압해 여섯 명을 죽게 했던 자리라는 사실이 끔찍합니다. 6년 동안 폐허로 남겨둘 것을 뭐 그리 다급하게 진압을 했는가를 이 학살의 터는 묻고 있습니다. 왜 그리 서둘러 폭력적으로 쫓아내려 했는지, 왜 그리 서둘러 대테러 진압 하듯 살인진압을 했는지 우리는 묻고 또 묻습니다. 이 죽음의 땅, 폐허의 땅은 돌아가신 분들 조차 우리가 왜 죽어야 했는지 알고 싶다고 울면서 묻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용산참사 유가족들과 피해자 철거민들에게는, 지난 2009년 1월 20일 이후 멈춰진 시간이었지만 서럽게도 6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용산참사 현장도,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도 해결된 것 없이 그대로지만, 시간의 흐름과 계속되는 참사의 반복 속에서 용산은 이제 잊혀진 과거로 넘겨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오는 용산참사 6주기는 박근혜 정권이 집권 3년차에 접어드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박근혜 정권은 집권 첫해에 용산참사 책임자 김석기(전 서울경찰청장)를 한국공항공사라는 공기업의 사장으로 낙하산 임명했습니다. 폭력기구로 전락한 경찰 공권력은 “여기까지 해도 용납하는 구나!”를 넘어서, “이렇게까지 해야 내 앞길이 보장되는 구나!”하며, 더욱 자신감을 얻고 활개치고 있습니다. 김석기의 임명으로 국가와 자본의 폭력의 구조는 더욱 공고해지고 있음이, 지난 박근혜 정권의 공안탄압, 민중탄압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단한명도 구조하지 못한 세월호 참사의 책임과 정당성의 위기에 봉착한 박근혜 정권은 종북몰이, 공안통치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어, 집권 3년차, 더욱 가혹한 폭압이 예상되기도 합니다.

엄중한 시기, 우리는 여전히 온전한 추모조차 할 수 없는 2009년을 살고 있습니다. 6년의 서러운 시간의 흐름에서도, 유가족들과 여기모인 우리가 ‘용산은 끝나지 않았다’고, ‘잊지 않았고, 잊을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이유입니다.

국민여러분, 이제 오는 1월 20일 이면 용산참사 6주기입니다. 용산을 어제의 한 사건으로 잊지 말아 주십시오. 우리는 여전히 참사의 한 가운데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곳 죽음의 땅에서 다시는 참사의 비극이 없도록 만들자고 호소합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들의 처벌을 통해서 국가폭력과 반복되는 참사를 차단하는 길을 만들어 냅시다.

 

오늘부터 일주일여 동안 우리는 다시 용산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추모주간 행사들을 갖습니다. 용산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지금도 곳곳에서 벌어지는 국가와 자본의 협력에 의한 야만적인 폭력과 참사에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선언임을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잊지 않기’, ‘기억하기’가 ‘행동하기’ ‘저항하기’를 위한 우리의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용산은 결코 끝나지 않았습니다.

- 용산참사 진상규명, 책임자를 처벌하라.

- 용산학살 책임자, 공항공사 낙하산 김석기를 처벌하라.

- 주거생존권 보장하고, 강제퇴거금지법 제정하라.

- 여기, 사람이 있다. 국가폭력 끝장내자.

 

 

2015년 1월 13일

 

 

용산참사 6주기 추모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