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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용산참사 12주기, 유가족 및 진상규명위원회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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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8 16: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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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12주기, 유가족 및 진상규명위원회 입장>

1월 20일은 이명박 정권과 자본이 결합한 야만적인 살인개발과 국가폭력 살인진압으로 여섯 명의 국민이 하루아침에 사망한 용산참사 12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러 그 날의 아픔이 조금은 치유될 법도 하지만, 달라지지 않은 현실은 더욱 참담합니다.

검ㆍ경 재조사로 밝혀진 진실, 그러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 12년
지난 10여 년 동안의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경찰 진상조사위원회와 검찰 과거사위원회를 통해 용산참사 재조사를 진행해, 진실 규명의 문을 열기도 했습니다.
경찰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경찰지휘부가 안전을 버리고 조기 과잉진압을 강행한 점과 사건 직후 여론조작에 경찰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범죄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 조사에서도 무리한 진압작전의 결정과 졸속으로 작전을 변경, 실행의 책임이 있는 경찰 수뇌부에 대한 조사가 사건의 실체 규명을 위해 필요했음에도, 경찰의 위법성에 대한 조사는 의지가 없거나 부실했고, 화재원인을 밝혀낼 수 있는 특공대의 망루 내부 촬영 원본 동영상의 존재 여부도 확인하지 않은 점 등의 부실 수사였다는 점도 드러났습니다.
경찰과 검찰 모두 잘못이 드러났지만, 공소시효 등으로 인해 형사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결론 내려, 경찰총장과 검찰총장의 유가족 등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책 마련이 권고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검찰총장의 사과는 받지 못했습니다.

책임자들의 진실 부정과 승승장구
조기 과잉진압과 여론조작을 지시한 김석기(당시 서울경찰청장)는 검ㆍ경의 재조사도 불응하더니 조사 결과마저도 부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주기에는 “지금도 똑같이 결정할 것”이라고 해, ‘또 다시 죽이겠다.’는 것과 다름없는 망언으로 피해자들을 모독했습니다. 공소시효의 뒤에 숨어 책임을 면피한 김석기는, 지난 20대에 이어 21대 국회의원(국민의힘 경북경주)으로 떵떵거리고 있습니다.
부실ㆍ편파 수사를 한 검찰들의 행태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용산참사 당시 특별수사본부장 정병두 검사(현 김앤장 변호사)직속으로 수사를 총괄했던 조은석 검사는 검찰 과거사조사단에 외압을 행사해 조사를 방해하더니, 조사결과에 대해 특수본 소속 검사들 명의로, “사법절차를 통해 명예훼손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적반하장으로 으름장을 놓기도 했습니다. 그런 조은석은 최근 차관급에 해당하는 감사원의 감사위원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잘못은 있지만 책임은 물을 수 없다는 재조사 결론에, 살인진압과 부실 수사에 책임을 져야할 자들은 면죄부를 얻은 듯 결과를 부정하며 더욱 승승장구 하고 있습니다. 억장이 무너지고, 통탄할 노릇입니다.

또 다른 용산참사 부르는 재개발ㆍ재건축 활성화의 망령
또 다른 용산참사를 막겠다는 반성과 성찰은 어떻습니까? 투기적 수요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해 발생한 집값 폭등 문제를, 주택 공급을 통해 해결하겠다며, 다시 온갖 개발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과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준비하는 정치권의 도심 개발 경쟁은, 여섯 명이 하루아침에 사망한 용산참사를 완전히 잊은 듯합니다. 특히 용산참사의 책임이 있는 정당인 국민의힘이 최근 발표한 ‘재건축ㆍ재개발 활성화’정책은 뉴타운으로 갈등과 폭력적 강제철거를 촉발한 이명박 토건 시대로의 회기를 보는 듯합니다.
주택 공급을 늘리면 집값이 안정되어, 집 없는 사람들이 집을 가질 수 있다는 공급 만능주의의 허울은, 사실상 부동산 기득권 세력의 투기 수요를 충족시킬 주택을 공급하라는 기득권자들의 주문에 불과합니다. 부수고 짓고, 부수고 짓는 역사를 수십 년 반복했지만, 서민들이 거주하던 도심의 저렴 주택은 소멸해 비싼 아파트로 변모했고, 새로 공급된 아파트는 대부분은 다주택자들의 수택 수를 늘리는 수단이 되어왔습니다. 집 없는 사람들이 집을 갖게 해 주겠다는 개발 공급론의 약속은 집 부자들의 집만 늘렸고, 원주민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해 주겠다는 개발의 장밋빛은 원거주민들을 대책 없이 내쫓아 낮은 재정착율의 결과만 남겼습니다.

대책 없는 폭력적인 강제퇴거는 그대로
용산참사 이후 12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재개발ㆍ재건축과 관련해 원주민 이주대책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재개발지역 세입자들은 10여 년 전 지정된 구역지정 공람일을 기준으로 대책 유무가 갈려, 대부분의 세입자들이 대책에서 배제되고 있습니다. 상가세입자들은 영업손실보상 1개월분만 늘어났을 뿐, 다시 동일한 수준으로 장사하는 개시하는 것은 불가능 보상만 있을 뿐입니다. 재건축의 경우 공익사업이 아니란 이유로 아무런 법적 세입자 보상도 없습니다. 집합금지와 잠시 멈춤이 강요된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의 시기에도, 수십 수백 명의 철거 용역을 동원한 강제퇴거와 철거는 단 한 차례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10여 년 만에 또 다시 개발지역에서 망루가 오른 모습을 보는 유가족들의 심정은 2009년 1월 20일 불타는 망루를 보는 것 같이 끔찍했습니다.
주택공급을 명분으로 재개발ㆍ재건축 규제완화를 통해 도심을 대규모로 빠르게 개발하겠다는 정치권의 말들은, ‘사람보다 돈’을 앞세우며 용산참사를 부른 이명박 개발 광풍의 시대로 역행하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습니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살인개발 중단! 용산참사 12주기, 온전히 추모하고 싶습니다.
용산참사 12주기를 함께 기억하며, 다시는 이러한 비극적인 살인개발과 국가폭력이 발생하지 않도록 온전히 추모하고 싶습니다.
이제 제대로 된 진상규명의 2라운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경찰과 검찰이 스스로의 잘못을 조사하고 사과를 권고하는 수준으로, 이명박 정권의 국가폭력 사건의 규명을 끝낼 수 없습니다. 국가폭력의 공범임이 드러난 경찰과 검찰뿐만 아니라, 국정원과 기무사, 청와대가 가담한 용산참사 국가폭력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라도, 독립적인 국가폭력 진상조사 기구 등을 통해, 밝혀내지 못한 의혹들과 진실을 규명해야 합니다. 또한 규명된 국가폭력 사건의 진실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국가폭력에 대한 공소시효 배제 특례법’을 제정해,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합니다.
정치권은 투기를 부추기는 재개발ㆍ재건축 등 도심 개발의 주택공급 경쟁을 멈추고, 용산참사를 제대로 성찰해야 합니다. 강제퇴거금지법 제정 및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의 개정 등, 용산참사 재발방지책 마련이 먼저입니다.

책임자 처벌 없는 진상규명, 반복되는 살인 개발은 피해자들에게 더 큰 상처만 남길 뿐입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용산참사로 원통하게 삶을 마감한 고 이상림, 양회성, 이성수, 윤용헌, 한대성님 그리고 김남훈 경사의 영령에 안식을 빕니다.

2021년 1월 18일

용산참사 진상규명 및 재개발 제도개선 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