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국민법정 타이틀
제목 [나는 기소한다3] 용산참사 해결로 잃어버린 가치를 되찾을 수 있기를
번호 16 분류   조회/추천 1920  /  407
글쓴이 준비위    
작성일 2009년 09월 30일 13시 18분 09초

[나는 기소한다]

 

용산참사 해결로 잃어버린 가치를 되찾을 수 있기를

                                              - 오재호 (중 학생 / 용산 현장 미사 자원활동)

 

 

올 설날 일주일 전에 벌어졌던 용산참사가 제대로 규명되지도 못한지 8개월, 벌써 추석이 가까워져간다. 그래서 용산참사 현장에서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지금도 매일 저녁 일곱 시가 되면 미사가 열리고 있다. 3월 말부터 지금까지 미사에 참여하고 있는 문정현 신부님은 미사 때 모인 사람들 사이를 조심히 걸으며 촛불을 판다. 그런 문정현 신부님을 조용히 뒤따라 걷는 이가 있다. 자신을 인터넷 언론 바이러스 기자, 천주교 신자 그리고 촛불시민으로 소개한 오재호 님이다. 용산참사 해결을 촉구하는 범국민 대회가 열린 지난 토요일, 대회가 끝난 뒤 용산 참사 현장에서 미사에 참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오재호 님을 만났다.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오재호 님은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가 중간고사가 끝난 뒤여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부터 시국미사에 참여하다 용산 참사가 발생한 뒤, 시국 미사를 함께하던 이들과 용산에 오자고 결의를 했다.

용산참사와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

“촛불의 의미,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용산에서 발견했어요.” 계속 미사에 참여하는 이유를 묻자 오재호 님은 이렇게 답했다. 그는 용산에 와서 힘들게 죽어간 많은 열사들, 억울한 죽음들을 돌이켜볼 수 있었고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것의 가치를 담은 촛불이 정립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교회법상 성당이 아닌 곳에서 미사를 하면 안 된다고 하는 이들도 있고 사제단이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마음에 안 들어 하는 신자들도 있다. “하지만 예수님은 성전에 있으신 적이 없어요. 오히려 성전에 있는 사람들을 내쫓았죠. 그렇게 예수님은 이 세상에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들, 지극히 소외된 사람을 찾아 그들과 함께 하셨어요.” 그리스도의 생애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종교가 사회의 부조리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그는 오히려 더러워진 사회를 치유할 수 있는 건 종교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용산 문제 같은 경우에는 제도권의 정치적 이해와 이념을 넘어서, 생명과 같이 우리가 소중히 여겨야 할 가치가 무엇인가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정치적인 문제처럼 여겨지지만, 애초에 용산 참사는 살고 싶다는 철거민들의 목소리가 무시당하고 짓밟혔기 때문에 일어났다. 그는 21세기에도 살고 싶다는 구호가 나와야 하는 현실이 슬프다고 말했다.

인간의 가치보다 물질의 가치를 더 중요시 하는 사회

“아직도 많은 동네에서 탐욕 때문에 재개발을 하려 해요. 탐욕은 불로소득을 추구하는 것이죠. 지금과 같이 세입자들을 몰아세우는 재개발은 불로소득을 노리는 이들 때문에 벌어지고 있는 거고요.” 그는 세입자들은 근본적으로 그러한 탐욕에 의해서 피해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 철거민 분들도 다 이명박을 찍었다고 해요. 한나라당이 작년 지방선거에서 약진을 했던 것도 동일한 이유죠. 뉴타운과 같이 개발, 건설 사업에서 나오는 이익을 챙기고자 하는 탐욕이 작용을 했다고 생각해요. ‘나는 돈을 벌 수 있겠지, 아니면 내 자식이라도’와 같은…….” 그는 이러한 점에서 용산 참사 열사들이 탐욕에 대한 반성을 일깨워주는 21세기 그리스도라고 생각했다.

“어디에다 가치를 두고 사느냐에 따라서 용산에 오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것 같아요.” 대다수의 사람들은 용산의 죽음이 억울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명박 정부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오지 않는 것은 죽음에 무감각해진 것이다. “사람이라는 가치가 사라진 것 같아요. 돈보다 귀한 것은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고 해야 할까요.” 검찰도 수사기록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로 사생활 침해를 든다. 그렇게 되면 개인의 사생활 때문에 6명의 죽음이 발생한 것이 된다. 그는 여기서도 가치의 전도가 당연해진 것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슬픔이 분노로, 분노가 소망으로

그는 용산참사 국민 법정에 두 사람을 세웠다. “우선 이명박 대통령이요. 사실 제가 살던 동네도 재개발 됐거든요. 사직동에서 살았는데 지금은 거기에 주상복합이 다 들어섰어요. 그 때 쫓겨나는 사람도 많이 보았죠. 친하다고 생각하는 이웃들이 탐욕의 노예가 되는 과정도 보았고요. 지금 서울시 재개발 열풍의 근본적인 책임자라고 볼 수 있죠. 그 다음은 오세훈 서울 시장. 정말 말도 안 되는 사람 아니겠어요? 시청 앞 광장에 돈 주고 사다가 바른 잔디를 소중히 한다는 사람이 인간의 죽음에는 슬퍼하지도, 책임이 있음에도 사과하지도 않는다는 것이. 더구나 자신의 뉴타운 재개발 정책으로 이렇게 여섯 명의 목숨이 사라졌는데 계속해서 재개발을 밀고 있죠.”

그는 용산참사 국민법정은 입법부, 행정부와 결탁하지 않은 국민의 힘으로 순수하게 잘못한 사람들을 심판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개를 두 번 숙이게 했던 촛불의 힘처럼, 결국은 이명박 대통령이 용산참사 현장에 와서 무릎을 꿇게 해야죠.” 그는 많은 정치인들이 용산참사 해결은 유족들이 장례를 치루고 돌아가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용산참사 투쟁의 승리는 이명박 정부의 생명경시정책, 막가파재개발의 변화에요.”

8개월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는 용산참사를 현장에서 바라보며 그는 유가족의 슬픔이 분노로 바뀌는 것을 느꼈다. “다양한 사람들이 용산에 모이지만, 그래서 각자 용산에 오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유가족의 분노를 함께 나누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렇게 용산 참사 해결에 분노하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를 위로하고 뜻을 나누다보니, 분노가 소망으로 승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오재호 님은 용산의 수많은,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 자체도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용산이라는 두 글자로 모여서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이, 더 많은 가능성의 촛불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요?”

 

원래 꿈이 사제라는 그는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미사를 돕기 위해 뛰어갔다. 힘든 가정형편에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았고. 그 도움을 갚는 것은 사제가 되는 길이라 생각하는 오재호 님. 그는 용산에서 어떤 신부가 되어야 하는가를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과 같이 가장 힘든 사람과 한께 하는 것이 바로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신부상이라는 그가 앞으로도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하며 살아가기를 바란다.

 


  
  김남선님 남김   2009.10.04 12:34   덧말수정 덧말삭제
참으로 보기드문 훌륭한 분이십니다.학생이 아니라 어른이십니다. 얼이 살아있는 분을 만나 큰 깨달음을 얻고 다시 한번 힘을 얻습니다.저도 열심히 노력하겟습니다. 한없이 부끄럽습니다.
덧말
이름 비밀번호
쓰기 목록 추천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