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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혁사 무당파
제목

■ 사회주의 경향 세력들은 현 정국에서 계속 표류만 할 것인가? '시국회의'를 조직하자! 헤쳐 모이자!

작성일
2009.06.13 07: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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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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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4&id=2621
■ 사회주의 경향 세력들은 현 정국에서 계속 표류만 할 것인가?

"우리는 1987년 6월 항쟁 20주년을 맞는 올해, 민주주의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노무현 정권의 야만에 치를 떨며 참담한 심정으로 노무현 정권과 경찰청장의 퇴진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다. 또한 민주주의 후퇴는 거리에서의 절규를 부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경고하며, 우리가 집회시위 자유 탄압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반민중적 한미FTA 밀실협상에 맞서는 유일한 방법은 저항뿐이라는 점을 엄중하게 밝히는 바이다."
(2007년 3월 13일자 인권단체연석회의 기자회견문 중에서)

마치 MB를 상대로 정권 퇴진을 내건 성명서 같지만 엄연히 노무현 정권을 향한 문건이다. 경찰의 무지막지한 물대포와 방패와 곤봉이 MB의 전유물 같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는 말이다. 2003년 박상준 열사(화물연대)에서 2007년 정해진 열사(상신전기)에 이르기까지 노무현 정권 아래 가공할 국가폭력으로 우리가 23명의 열사를 떠나 보내야 했던 사실을 기억해낼 수 있다면 오늘 MB의 경우를 매우 특별한 사례처럼 호들갑을 떨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갑자기 마법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노무현 조문정국이란 주술이다. 기억상실증을 동반한 이 노란 블랙홀은 20여년 전 부르주아민주주의 망령(비판적지지론: 비지론)을 지하에서 불러내 순식간에 모든 이슈를 통째로 집어 삼키며 그 성과물을 특정 정당으로 향하게 하는데 독보적인 괴력을 발휘 중이다.

500여 시민·사회·노동단체와 야5당, 4대 종단 등이 모여 만들었다는 이른바 ‘6월항쟁 계승·민주회복 범국민대회 준비위원회’ 구성원들의 면면에서, 그리고 11일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9돌 기념 특별연설의 주인공 DJ가 민주주의 역행을 성토하는 모습 등에서도 이른바 민주대연합 구도의 부활 시도가 어김없이 감지된다. 사회주의 경향 세력들에게는 공포 그 자체인 2009년판 '비지론'이다.

그럼에도 사회주의 경향 세력들은 이들 망령의 전횡에 이렇다 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노란색 망령의 대거 귀환으로 정세와 집회현장 분위기가 사회주의 경향 세력들에게는 진퇴양난의 형세가 돼 버린 것이다. 함께 할 수도 안 할수도 없는 난감한 구도. 해서 정치권의 몰염치한 귀환자들은 물론 용산참사 현장에서 덕수궁 앞 대한문으로 황급히 이사간 촛불들을 보며 용산범대위는 "6·10 민주항쟁의 중심은 용산입니다"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사실, 'MB사과' 수준을 주장하던 시민단체가 떠나버린 용산참사 현장은 현시기 사회주의 경향 세력들이 포진한 거의 유일한 실천적 교두보이다. 핵심인사의 구속과 수배로 동력이 떨어진 용산범대위는 늦은감이 있지만 철거민 투쟁과 노동자 투쟁을 결합한 효과적인 전술을 구사 중이다. 대한문 앞 화물연대 박종태 열사 분향소 옆에 나란히 철거민 열사들 분향소를 배치했는가 하면, 용산참사 현장 노천미사에서는 이미 박종태 열사 추모가 함께 행해지고 있다. 13일(토)에는 '민족민주열사 추모제'가 행해진다. 이곳에서는 사회주의 경향 단체 인사들의 농성이 50일을 넘기고 있다.

이렇듯 나름대로의 현장실천 못지 않게 중요한 점은, 파쇼와 노란 귀환자들로 범벅이 된 복합적 정세에 대한 사회주의 경향으로서의 정치적 전망을 노동자민중에게 제시하는 것이다. 물론 현장실천이 전망을 제시하는 하나의 절차적 방법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현재 이뤄지고 있는 현장실천은 개별적이거나 혹은 공투본으로서 특정상황(쌍차, 대우차 등)에 대처하는 데 급급한 현실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회주의 경향 세력들이 지금과 같은 전술(전략은 없다고 본다) 수준에서 일관한다면, 이른바 진보세력을 향해 점증하는 민주대연합 구도에의 정세적 압력에 대처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칠 개연성이 매우 크다. 비유컨데 '동네'에서만 뛰어 다니다 정작 중요한 '중원'은 놓치는 셈이다. 혹자는 '동네'에서 '그날이 오면'을 기대할 수 있다고도 하겠지만 이는 지나친 욕심인 듯 하다. 운동은 전역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그렇지 않을 때 운동은 약화되고 소멸의 길을 걷게 돼 있다.

역량의 한계를 인정하더라도 가능한 운동은 도처에 있다. 지금 사회주의 경향 세력들에게 급선무는 '서클주의'를 청산하는 일이다.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모든 개인과 단체가 하나가 되어도 이 사회의 수구보수세력과 지역 등 연(緣)의 벽을 깬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인데 이대로는 갈 수 없다. 한동안 활발하던 '사회주의 정당 건설 토론회'의 흔적은 어디 있는가. 밀려오는 파쇼와 노란 귀환자들의 파고를 넘어 이땅의 노동자민중 앞에 정세적 전망을 제시할 사회주의 경향 세력들은 어디에 있는가. 있기나 한 건가.

인본적인 '유대'보다 기능적인 '연대'에 급급했던 게 그간 사회주의 경향 세력들의 슬픈 자화상이 아니었을까. 성찰했으면 좋겠다. MB 이전에 우리 자신부터 엎어 버리자. 역사와 노동자민중의 눈이 두렵다면 하루 빨리 그림을 그려내기 위해 최대한 노력은 해야 할 것 아닌가. 시간이 없다. 사회주의 경향 세력들의 '시국회의'를 조직하자! 헤쳐 모이자!


2009년 6월 12일 혁사 무당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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