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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둥글이
제목

6월 29일 - 용산 풍경 / 용산의 두 건물 / 이강서 신부님 선물

작성일
2009.06.30 12:25:15
IP
조회수
2,329
추천
2
문서 주소
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4&id=2885

 















 



 



[오른 쪽 높이 솟은 건물은 LS용산타워의 모습. 평당 1억 5천을 호가하는 이곳 용산에 세워진 이 건물은 가
진 자들에게 ‘마르지 않는 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왼쪽은 불에 녹아 휘어진 망루의 철판이 을씨년스럽게
옥상 끝에 걸쳐져 있는 남일당 건물의 모습이다.

가진 자들은 어서 빨리 저 남일당 건물이 허물려진 자리에 마천루가 세워지기를 갈망하고 있다.
그들의 눈으로는 저 불에 녹아 휘어진 망루 철판의 의미가 이해 될 리 없고, 유가족들의 통곡이 들릴 리 없고,
이곳에 모여 그 아픔을 함께 성토하는 이들의 공감이 느껴질리 없다.

다만 그들에게는 앞으로 세워질 마천루의 위용과 이에 환호하는 사람들과 이로부터 느껴지는 권력감만을
‘보고, 듣고, 느낄’ 뿐이다. 그렇기에 돈과 권력만을 숭배하는 그들은, 짓밟힌 영혼이 절규하는 저 한 많은
남일당 건물을 다만 불도저로 평평히 다져서 그 위에 그들만의 성전-주상복합아파트를 세우려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금 여기’에서 내가 가지고, 누리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감사할 줄 모르는 이들이 겪는 비극이다.

‘지금 여기’에 온전히 발 디디고 서지 못하고, 늘 까치발을 한 채로 미래의 광영만을 기웃거리는 그들...
채우고 높이려는 끝없는 미래지향적 욕망에 현재를 담보 잡힌 이들이 겪는 비극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의 흉악함에 분노만 해야 할 것이 아니라, 그 나약하고 가엾고 힘없기에
현재에 발 디디고 설 수 없는 그 가련한 영혼들을 불쌍히 여겨야 하는 것이다.
자본과 권력에 자신들의 영혼을 팔아 헤친 그들을 보듬어야 하는 것이다.

비록 우리가 그들의 짐승같은 행태를 보고 울분을 버티지 못해 그들을 향해 ‘야이 개새끼들아!’라고
폭언을 할지라도, 마음 한편으로는 그 개를 보듬어 쓰다듬는 자비의 마음을 우리는 간직해야 한다.]

 


 



[새벽녘부터 떨어지던 빗방울이 아침이 되니 멈춥니다.]





[오전부터 남일당 주변이 분주합니다. 학생들 몇 무리가 바쁘게 오갑니다. ‘빈곤철폐 현장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입니다. 빈곤사회연대, 전국철거민연합, 전국빈민연합, 사회공공성 연대회의, 노숙인 인권 공동 실천단의 주관으로 이뤄진 현장 활동입니다. 방학 중 학생봉사활동은 ‘농활’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


 



 



  [빈곤철폐 현장  활동 발대식 중]


 



[주민대책위 여사분께서 철거현장 라운딩을 시켜주십니다.] 


 



  [잠시 고향에 다녀오신 문정현 신부님. 어르신 한분이 나타나니 마을에 활기가 돕니다.]





   



 [이 날은 이강서 신부님 생신이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이 옆에서 축가를 불러줍니다. 참사 현장 남일당 성당의 주임신부님으로서 어려운 길을 걸어오시는 신부님의 모습이 듬직합니다.]


  



  [저녁식사는 콩국수였습니다. 천주교 자원봉사단이 식사를 준비하십니다. 펄펄 끓는 물에 국수를 풀어 넣습니다.]


 



  [삶은 국수를 찬 물에 씻습니다.]


 



  [얼음 띄운 콩물을 붓습니다.]


 



  [학생들 각 조 대표들이 나와서 배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입자 대책위 식구들 + 신부님들 50여명 + 신도들 + 각종 활동가 + 80여명의 학생들 합쳐서 머릿수를 세기도 어렵습니


다. 자원봉사자들은 200여명분의 국수를 준비해 오셨다고 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몇몇은 못 먹었을 것입니다.]


 



  [미사 한시간 쯤 전에 관광 차량이 분향소 옆 도로에 세워지고 사람이 쏟아져 나옵니다.


전남 광주교구에서 신부님과 신도들이 오셨습니다. ]


 




 [광주교구 신부님들께서 참 바람직한 모습을 연출하고 계십니다. 기도와 따뜻한 관심도 중요하지만,


투쟁을 가능케 하는 물질적 지원은 기본입니다.]


 



  [미사를 기다리며, 왼쪽 건물은 참사가 일어난 남일당 건물]


 



  [카페 레아 앞에 모이신 신부님들]


 


 



  [미사 시작 후 입장하는 신부님들]


 




[500여명이 넘는 신부님과 신도와 시민들이 미사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한편에서는 빈곤철폐현장활동 대학생들이 모여 선배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우리를 보호하소서...]


 



  [살고자 망루에 올랐다가 죽음의 강을 건넌 이들의 영혼이여 안식하소서...]


 



 [신부님들이 70여분 넘게 오셨는데 너무 많이 오시다보니, '밥이 안되는' 신부님들께서는 미사 현장 바깥쪽으로 쭉쭉


밀려나시기도 했습니다. / 주여 이런 속된 표현을 용서하소서~~~]


 



 


[상지종 신부님 강론 -


“이 자리에 함께한 우리는 온 나라 곳곳에서 불의한 정권을 향해 외쳐대는 선한 이들은 온 몸과 마음으로 대답합니다.


몽둥이에 맞아 피멍이 들고 방패에 찢겨 피를 흘리면서도 정의를 위해 오늘도 끊임없이 모임으로서 부당한 권력의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굴하지 않고 악법으로 고통 받는 형제들과 함께 함으로서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안하무인


정권의 참된 속죄와 국민의 정부로 거듭남을 기도함으로써 예수님께서 바로 정의의 그리스도라고 고백합니다...”]


 



강론을 끝맺은 신부님은 ‘춤의 왕’이라는 노래를 부르셨습니다. 이 노래는 형식과 제도를 권위를 벗어버리고, 낮은


자리에서의 자유를 향유하는 본원적 진리를 향한 갈구가 표현된 곡입니다.




 



 


[이날은 특별한 사람이 한분 나타나셨습니다. 101일간 구속되었다가 풀려난 김태인 상황실장님입니다. 그의 발언입니다.


“세달 전에 이곳에서 잡혀 가기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감옥에 갇혀서도 곰곰이 생각해 보고 생각해 보고 다시 생각해봐도


정말 그랬습니다. 억울하고 말도 안 되는 그런 싸움들이 많지만 이 용산 싸움 이 싸움은 우리가 정말 포기할 수 있는 그런


싸움이다. 정말 사람이 사람처럼 살기위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도 그렇고,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그렇고 정의를


위해서도 그렇고, 양심을 위해서도 그렇고 이 싸움에서 결국 우리가 하다가 힘이 모자라서 질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포기할 수 없는 싸움이 이 싸움이다 그렇게 말했고 지난 세달 간 곰곰이 생각해봐도 그랬습니다. 그래서 다시 이렇게


동지들에게 돌아왔습니다. 앞으로 어떤 고난이 우리에게 닥칠지 모르지만, 이렇게 신부님들도 와주시고 다 이 일들을


우리 일처럼 저도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 이 싸움 우리 이겨내고, 그리고 장례 못 치루고 있는 열사들 정말 장례 치루고


그리고 감옥에 있는 철거민 동지들 많은 양심 있고 뜻 있는 동지들이 이 장에서 함께 얼싸안고 웃을 때 까지 힘차게


같이 투쟁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발언을 끝낸 상황실장님과 눈물 글썽이는 유가족.


여사님들이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듯 합니다. 참사 빚어진 직후부터 답답하고, 어처구니없고,


억울한 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빚어졌고, 이에 눈물샘이 마르도록 울고 또 우셨습니다. 그래서 웬만한 일에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시는데, 함께 피 흘려 싸우다가 구속되었던 상황실장님이 돌아오시니 손수건을 앞뒤면 바꿔가며 눈물을


훔치며 펑펑 우셨습니다.]





  [고인들이 어서 안식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학생들이 멋진 율동을 선보입니다.]


 



  [이에 맞춰 핸드폰 불빛의 물결이 출렁입니다.


김인국 신부님 평 - "여러분 그 자리에서 핸드폰을 흔드니 잘 안보이시죠?


하지만 저 위에 계신 분은 잘 보시고 계실 겁니다." ]


 



  [아마 이곳 미사 참여자들 중에 천국행 티켓이 보류되신 두분. 엠프 시설 담당. 미사 중 중요한 순간에 앰프 ‘뻑!’을 많이


내셨습니다. 앰프 장비가 낡은 것이라 어찌해 볼 도리가 없다고 합니다. 한 번씩 뻑 날 때 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쏠려 식은


땀이 흐르고, 문정현신부님에게 꼬집힙니다. 이들의 영혼에도 안식이 있기를...]





  [사회를 보시는 김인국 신부님이 오늘 치러진 미사의 규모를 말씀하십니다.


“70여명의 신부님과 400여명의 신도와 주민들이 모이셨습니다.


경찰추산으로는 신부 15명, 신도와 주민 50여명입니다.”]


 



  [이강서 신부님의 생일이시기 때문에 유가족 대표께서 선물을 증정하셨습니다. ]


 



  [김인국 신부님이 이강서 신부님께서 받은 선물에 대해 평하십니다.


“찢으려면 얼마든지 우리는 다시 이어 놓을 테다!”


단순한 옷 선물이 아닌 고난의 십자가를 선물 받으셨습니다. -> 아래 설명]


 



[지난 6월 21일 경찰에 팔이 걲이고, 허리춤이 잡혀서 끌려다니는 수모를 당할 때 입다 더렵혀진 바로 그 모양


그 색의 옷 / 사진 : 카톨릭뉴스 펌]


         



 



[오늘도 그렇게 용산의 하루가 지나갑니다.]


 


 


=> 안보이거나 띄엄띄엄 보이면 여기 클릭


 


 


먹기 싫은 것을 "먹기 싫다"고 말해도 두들겨 맞지 않는 나라,


잘 못된 것을 "잘 못이다"라고 말해서 끌려가지 않는 나라,


자신의 양심에 따라 사는 것이 죄가 되지 않는 나라에 살고 싶습니다.




이곳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유가족과 세입자분들에게 힘을 실어 주십시요.


* 용산철거민 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 http://mbout.jinbo.net/


* 촛불 미디어 센터 => http://cafe.daum.net/Cmedia


* 주민대책위 식비 등 후원 => 국민은행 295401-01-156716(이종회)



 


[ 글 => 둥글이  http://cafe.daum.net/my80go]




덧글 목록

김선수 덧글수정 덧글삭제

2009.06.30 17:28

월요일마다 찾아뵙는 엄보컬김선수의 김선수입니다. 둥글이님이 전해주시는 현장스케치 사진 덕분에 용산에 가지 못하는 날에도 함께 하는 듯한 마음이 듭니다. 정말 수고 많으시고요. 더운 날씨에 건강 조심히 챙기시고 모두모두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

둥글이 덧글수정 덧글삭제

2009.07.01 15:46

좋은 노래로 봉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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