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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일은 다 잊고 다시 첫마음으로 시작합니다"- 200일 추모미사

작성일
2009.08.08 21: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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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4&id=3821

 

 

 

제8차 전국사제시국기도회 10일(월) 부산서 개최

 

부산교구 중앙주교좌 성당, 오후 7시 30분

 

찾아가는 길 보러가기  http://blog.daum.net/sajedan21/219

 

 

 

   

 

 

 

"지난 200일은 다 잊고

 다시 첫마음으로 시작합시다"

 

 

용산참사 200일 추모미사가 8월 7일 용산참사 현장에서 봉헌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용산참사의 진실이 하루속히 밝혀지길 기원하였습니다.

 

맹제영 신부님은 유가족들과 철거민, 문정현 신부님 등 200일 동안 함께 해 주신 분들께 감사의 인사로 미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오늘 용산 참사 발생 200일을 맞이하여 봉헌하는 이 미사는 지난 200일 동안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는 감사 미사로 봉헌합니다. 생각해 보면 감사드릴 분들이 매우 많습니다.

 

 

우선 200일 동안 극심한 고통 중에서도 인내하며 굳건히 버텨주신 유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미사를 봉헌합니다. 유가족 분들이 용산 참사 200일이 지난 지금까지 지치지 않고 꿋꿋이 투쟁하는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우리 사회에 많은 의견이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기억하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지난 7월 초 용역들이 포크레인을 이용하여 용산 4구역을 철거하고 있을 때, 유가족 중 한 자매 분(유영숙)이 위험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포크레인에 뛰어올라 포크레인 기사를 끌어내린 일이 있습니다. 그 때 그 자매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죽은 내 남편은 나와 항상 함께 있다. 나는 내 남편과 영원히 함께 할 것이다!'라고.

 

 

이 말이 무슨 의미입니까? 죽은 남편이 부활했다는 것입니다. 내가 살지만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내 마음 안에 남편의 영혼과 정신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남편은 나의 입을 통해 자신의 말을 하고, 아내의 몸을 통해 당신의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남편은 죽은 것이 아니다, 남편은 아내를 통해 부활한 것입니다. 이것이 유가족 분들이 지난 200일 동안 투쟁할 수 있었던 근본 동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는 초대 교회 제자들의 부활 체험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부활한 예수를 보여달라는 세상의 요청에 대해 제자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살아계신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계신다! 우리를 봐라. 우리의 말과 행동을 봐라! 바로 우리의 삶에서 예수를 볼 수 있다. 우리의 삶ㅇ리 바로 예수 부활의 증거이다.' 제자들은 예수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예수의 입으로 진리를 말하고, 예수의 손으로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어루만집니다. 제자들은 예수의 화신이 되어 예수의 모든 것을 행하였던 것이지요.

 

 

이와 같이 육신은 죽일 수 있어도 인간의 정신과 영혼은 결코 죽일 수 없습니다. 역사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갈망하며 죽어간 수많은 영혼들은 우리들의 몸과 마음을 통해 항상 부활하여 왔고, 지금 이 자리에서도 부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용산은 민주주의가 부활하고 있는 시공간인 것입니다.

 

 

육신은 죽일 수 있어도 정의와 자유, 평화를 갈망하는 우리들의 마음은 결코 죽일 수 없다는 사실을 이명박 정권은 명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유가족 분들과 한 가족 공동체를 이루며 연대하고 나눔과 헌신의 삶을 보여 주신 용산 세입자, 전철연, 범대위 형제 자매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 미사를 봉헌합니다. 특히 노구를 이끌고 항상 패배하는 삶을 선택하고, 억압받고 고통당하는 민중들을 위해 사제의 삶을 봉헌하신 문정현 신부님께 감사드리며 이 미사를 봉헌합니다.

 

 

마지막으로 험난한 투쟁의 여정 가운데 서 계신 유가족 분들과 천철연 형제자매님들께, 그리고 전종훈, 이강서 신부님을 비롯한 사제단의 모든 신부님들께, 그리고 항상 기도해 주시고 함께 해 주시는 수도자 분들과 이 자리의 모든 형제자매님들께 주님께서 주시는 '용기와 지혜와 연대'의 은총이 늘 함께 하시길 기도드리며 이 미사를 봉헌 합니다."

 

 

 

 

 

  

 

   

    공동집전 신부님

 

서울교구      함세웅 전종훈 안충석 나승구 이강서 이영우 임용환 이광휘 조영식 이승현 

 

 인천교구       김병상

 

전주교구       문정현 문규현

수원교구       강정근 

안동교구       배인호

 예수회         정제철 김연수

복자회         정성호                 

 

 

 의정부교구   맹제영(주례) 이은형 정석현 김규봉(강론) 장순관

 

 강론                                                                                                                    김규봉 신부

 

더우시지요? 이럴때는 휴가를 떠나서야 하는데요? 지금 한참 휴가들 떠난다고 난리라 합니다. 시원한 계곡으로, 산과 바다로 휴가들 떠나고 있는데, 우리는 지금 여기서 뭐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이 더운날, 도심 한복판에서 웬 고생들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야 그렇다고 하고, 불편한 제복 입고 저렇게 서 있는 전경들은 이 무슨 고생인지 모르겠습니다. 휴가 가고 싶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휴가를 떠날 수가 있겠습니까? 용산 참사가 발생한 지 오늘이 200일 째입니다. 뭐가 달라졌습니까? 진상이 규명된 것이 무엇입니까? 여전히 희생자들은 폭도요 도시의 테러리스트라고 오명을 쓰고 있고, "살인을 한 것은 희생자들의 자식들과 그 가족이다. 희생자의 아들이, 그 가족이 살인자다." 말하고 있고, "정부는 잘못한 것이 없다. 그러니 사과할 일도, 해결할 일도 없다." 하며 200일 간 같은 말을 되풀이 하고 있느니,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대통령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도 없는데, 우리가 여기를 두고 어디로 가겠습니까? 가슴 속에 피멍이 들고, 속은 타다 타다 못해 시커먼 재만 남아 있는데, 휴가가 웬말입니까?

 

 

하지만 휴가는 떠나야 합니다. 희생된 열사의 명예가 회복되고 재발방지책이 마련되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식 속에서 모두가 휴가갈 수 있는 날은 와야 하고, 빨리 빨리 와야 합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랍니까?

 

 

왜 우리는 이렇게 용산에 모여와 있어야 합니까? 도대체 무엇이 우리를 용산에서 떠나지 못하게 합니까? 무죄한 이들의 아픔과 통곡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스승이 이곳에서 통곡하고 계시지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정의과 평화를 이 땅에 선포하시려 사람이 되어 오셨습니다. 존재하는 모든 만물을 사랑하시고 구원하시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하시기 위해 가장 낮은 존재, 스스로 그 귀함을 지켜낼 수 없는 이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시며 그들을 위로하셨고, 그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그들의 아픔과 슬픔에 함께 하셨고, 그들의 아파 울 때, 그들이 슬퍼 통곡할 때 그들과 함께 해 주셨습니다. 우리의 스승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결코 버리지 못하시니, 기어코 그들의 손을 잡아 주시니, 통곡이 계속되고, 인권과 정의가 철저히 외면되고 있는데, 어찌 스승을 따르고자 하는 우리가 용산을 잊을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이, 우리의 이웃이 처절히 눈물 흘리고 있는데, 우리는 용산을 지울 수 없습니다.

 

 

200일이 지나고 아무 것이 달라진 것이 없다면, 201일 되는 내일은 용산의 첫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이제까지의 것은 다 잊고 새롭게 201일이 아니라 다시 1일로 시작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진리와 정의를 따르고자 하는 우리는 정의가 세워져 그 안에서 모든 이가 평화롭게 살아갈 그 날을 바라고 있습니다. 희생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정의가 바로 서지 않고서는 우리가 살 수 없다는 것을, 정의에 토대하지 않고서는 모두가 죽음으로 내몰릴 수 있슴을 분명히 말해 주고 있습니다. 용산은 더 이상 재현되어서는 안됩니다. 이것으로 끝나야 합니다. 우리의 스승께서 함께 하고 계시고, 용산의 열사들이 먼저 걸어가셨고 그분들의 유족들이 찢어진 가슴을 부여잡고 여기 우리들이 함께 마음을 모으고 있습니다. 우리의 스승께서 실망하지고 낙담하지도 말고 희망을 부여잡고 살아가라 격려하십니다. 스승의 말씀에 귀기울이며 다시 첫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을 땅을 차지할 것이다.

.......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12)

 

 

 

참혹하게 갈라진 가슴을 부여잡고 현장을 굳건히 지켜주시는 유가족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분들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과 문제로 삼고 유가족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시는 선배 신부님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범대위 식구들과 이 자리에 함께 하시고, 같은 마음으로 기도하주시는 모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 힘을 내십시다! 용기를 내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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