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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out
제목

[한겨레보도] 경찰 거짓 해명 증거 확보

작성일
2009.01.21 23:37:22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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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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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 시작 3시간반 뒤 특공대 투입
경찰 내부문건서 확인…“화염병 때문 투입” 해명 거짓 드러나
시너 60여개 등 위험물 사전 인지
 
 
한겨레 김지은 기자
 
 
» 21일 오전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 영안실 앞에서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 도중 한 회원이 눈물을 닦고 있다. 이들은 “유가족 동의 없는 강제부검은 독재시절에도 없던 일”이라고 비난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6명의 목숨을 앗아간 ‘용산 철거민 참사’와 관련해, 경찰이 그동안의 해명과 달리 철거민 농성이 시작된 지 불과 3시간30분 만에 경찰특공대를 현장에 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찰은 농성 현장에 시너 등 위험물질이 얼마나 있는지 매우 자세하게 파악하고도 진압작전을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공개한 서울지방경찰청 경비1과의 ‘전철연 용산 4구역 관련상황 보고’ 문건을 보면, 경찰은 지난 19일 5시30분께 철거민들의 옥상 점거가 시작되자 3시간 반 뒤인 이날 오전 9시에 특공대 2개 제대(40여명)를 현장에 배치했다. 이후 경찰은 낮 12시55분과 오후 2시, 다음날 새벽 5시30분 등 세 차례에 걸쳐 특공대를 추가로 배치했다.

이는 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던지고 새총으로 골프공을 쏴 특공대 투입이 불가피했다는 전날 경찰의 설명과는 다른 것이다. 철거민들은 19일 별다른 제지 없이 옥상을 점거했고, 화염병이 처음 등장한 것도 경찰특공대가 현장에 배치된 뒤인 오전 10시께였다. 경찰은 20일 참사 발생 뒤 “19일 오후 7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이 주재한 회의를 통해 경찰특공대 투입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국회 행안위에 출석해 “실제 작전에 투입되는 것과 투입에 대비해 현장에 배치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변명했다. 그는 또 “(특공대 투입 사실을) 보고만 받았다”고 거듭 주장했으나, 김유정 의원이 김 청장이 직접 서명한 ‘농성장 진입계획’ 문건을 제시하자 “보고받은 게 결국 승인했다는 의미 아니냐”고 말을 바꿨다.

 
경찰이 농성 현장의 위험성을 파악하고도 무리하게 진압 작전을 강행했다는 사실도 이번 문건에서 확인됐다. 김 청장은 철거민들의 인화물질 보관에 대해 “예측은 했지만, 양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김 청장이 서명한 경찰 문건에는 ‘대형 쇠파이프 50개, 염산병 약 100개, 시너(20L) 60여개, 화염병 5박스(120여개)’ 등 위험물 현황이 자세히 적혀 있다. 또한 “경력 진입시 위해용품을 사용하며 극렬저항 및 분신·투신·자해 등 극단적 돌출행위 우려” 등의 내용도 있었다. 문건에는 또 이들의 투신 등을 대비해 매트리스와 그물망을 설치하겠다고 보고했으나, 실제 진압 때는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았다. 이날 행안위에 출석한 최성룡 소방방재청장도 “시너에 불이 붙은 곳에 물을 뿌리는 일은 매우 위험한 행위”라고 증언해 물대포를 앞세운 경찰의 진압작전이 얼마자 위험했는지를 보여줬다.

또 경찰은 경찰청 홈페이지에 “사건 현장에 소방펌프차 9대, 화학소방차 9대, 구급차 13대 등을 배치했다”고 주장했으나,용산소방서는 화학소방차를 자체 판단으로 화재 발생 뒤인 20일 오전 7시28분에 출동해 진화작업에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본부장 정병두 1차장)는 전국철거민연합이 농성에 앞서 인천에서 철거민을 대상으로 망루 설치법을 가르쳤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6구의 주검 가운데 철거민 한대성(53)·윤용헌(48)씨의 신원을 추가로 확인했다.




김지은 최혜정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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