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게시판

욕설 및 비방, 광고글, 도배 글은 삭제됩니다.

작성자
소식
제목

말합시다. 우리는 진짜 예수를 이곳에서 찾을 것이라고-9월18일 미사

작성일
2009.09.19 15:41:17
IP
조회수
1,915
추천
1
문서 주소
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4&id=4414

 

용산참사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생명평화미사 소식

2009년 9월 18일 |기도회 96일째 | 참사 242일째

 

 

 

용산참사 8개월 추모미사

9월 19일 오후 7시, 용산참사 현장

 

 

 

말합시다.

우리는 진짜 예수를 이곳에서 찾을 것이라고

  

강론 장동훈 신부(인천교구 사회사목국 차장)

 

오늘 복음을 묵상하다가 언젠가 읽었던 러시아의 대문호 토스트예프스키의 '까라마조프의 형제'의 한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예수께서 거리에 나타났다. 예수는 병자를 치유하고 고통과 슬픔에 빠져있는 자를 위로했다. 많은 사람이 예수를 찾았다. 그들은 예수 주위에 모여 말씀을 듣고 은총을 받고 있었다. 소문은 주교에게도 들렸다. 주교는 예수를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골목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고는 화를 내면서 말했다. '주님, 왜 이렇게 나타나셔서 우리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입니까? 이 땅은 우리에게 맡겼으니 간섭하지마시고, 당장 천국으로 돌아가십시오.'"

 

19세기 권력화된 교회를 비판하는 토스트예프스키의 이 구절은 오늘, 공권력에 유린되고 짓밟혀진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통곡하는 이곳 용산현장에서 더욱 웅변적입니다. 연기로 그을린 남일당을 바라보며 우리는 망루로 내몰려 죽어가던 예수의  마지막 그 슬픈 두눈을 바라봅니다. 시민의 안위를 위해 존재해야할 공권력이 시민을 죄인인양 결박하고 그것도 모자라 구타했고 살인까지 저지른 이 골목에서 우리는 소설 속, 예수 없이 예수를 이야기하고 팔아먹던 그 천하고 값싼 주교의 입술을 발견합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소박한 꿈을 꾸던 주부가 어느날 상복을 차려입고 투사로 변해야만 하는 이 억울함과 울분의 자리에서 우리는 우리가 오랫동안 잊고 지내던 양심과 인간의 존엄, 그리고 삶의 가치를 다시금 되내이고 배웁니다. 골목에 내몰려 공갈과 협박으로 침묵하라고 강요받던 그 초라해진 예수를 우리는 다섯 명의 목숨이라는 엄청난 값을 지불하고서야 다시금 기억하고 되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토건세력과 결탁하고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짓밟은 이 정권은 수사기록 3000쪽을 여전히 벽장 속에 꽁꽁 숨겨두고 진실과 양심을 은폐하며 자신의 부정의함을 공공연히 하는 뻔뻔한 주교가 되었습니다. 이 뻔뻔한 주교에게서 우리는 예수를 구할 것입니다.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죽어가는 생명들을, 공권력이라는 가면 뒤에 숨겨진 폭력에 억눌렸던 우리들의 존엄을, 발전이라는 명분 뒤에 숨겨진 돈이라는 맘몬을 숭배하는 이 시대의 보잘 것 없어진 양심과 진실을 우리는 되찾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 자리를 지킬 것입니다. 제 일독서의 바오로 사도 말씀처럼 우리는 골목에 그리고 망루에 내몰려 쓰러져가는 우리의 양심과 가치, 정의라는 오늘의 예수를 "의로움과 신심과 믿음 그리고 사랑과 인내"로 찾고 지켜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훌륭히 싸워 종국에는 진실과 정의를 차지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는 자유롭습니다.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며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복음을 전하는 그 흥겨운 발걸음에 거칠 것이 없습니다. 골목에 내몰리고 침묵을 강요당하고 결박당한 예수가 아닙니다. 우리는 그 결박된 예수를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242일이 아니라 2400일이라도 우리는 이곳에서 구속된 예수를 발견하고 다시금 되찾아 고을과 고을을 두루다니며 인간이 인간답게, 정의가 정의로 대접받는 그 하느님 나라를 선포할 것입니다.

 

기억합시다.

우리는 5명이라는 소중한 생명과 그들을 떠나보내야만 했던 가족들의 눈물을 지불하고서야 오랫동안 잊어버리고 외면했던 예수를 기억해냈다는 사실을.

 

기억합시다.

그 자유로운 예수를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주교의 탐욕스러운 입술도, 많이 배운 지식인의 고상함도, 전횡을 일삼는 권력집단의 오만함도 아닌 병마와 악령에 시달리며 멸시와 천대를 받던 보잘것없는 복음 속 여인들과 같은 지금 여기 통곡하는 우리들이라는 사실을.

 

이 세상의 주교들에게 말합시다.

자신에게 권력을 부여한 시민들에게 감시와 물대포와 방패 그리고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국민을 잃어버린 그 파렴치한 정권에게 우리는 계속 이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상실하고 영혼까지 돈에게 팔아버린 재벌들에게 우리는 그렇게 부수고 내몰아도 우리 예수를 기필코 되찾을 것이라는 다짐을.

 

말합시다.

예수를 벽장 속에 가두고 하느님 나라를 이야기하는, 작은 미물이라도 가슴으로 안았던 부처님의 측은지심을 장삼자락에 숨겨두고 자비함을 이야기하는, 알맹이 없이 껍데기로 치장한 이 세상의 종교인들에게 우리는 진짜 예수 진짜 부처를 이곳에서 찾을 것이라고.

 

아무도 보이지 않는 골목으로 예수를 데리고 들어가 "주님, 왜 이렇게 나타나셔서 우리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입니까? 이 땅은 우리에게 맡겼으니 간섭"하지 말라고 협박하는 이 세상의 수많은 주교들에게 외칩시다.

우리는 이곳 용산에서 보잘것없는 이들이 극진히 대접받는 하느님 나라를 이미 발견했다고!

우리가 여기 있다고!

 

 

    매주 목요일 생명평화미사는 없습니다. 개신교에서 예배를 드립니다.      

 

공동집전 신부님

 

■ 인천교구

-  한의열(주례), 박요환, 김종성, 정연섭, 장동훈(강론)

■ 서울교구

-  전종훈, 나승구, 이강서, 임용환, 이계호, 허근, 신광호, 양경모, 정성호 

■ 전주교구

-  문정현

■ 부산교구

-  김인한 

  

 

 

 

 

 

 

 

 

 

 

 

덧글 목록

이명박 덧글수정 덧글삭제

2009.09.20 09:00

단결투쟁!!! 용산참사 가 국민법정에서 이겨 우리 5분의 열사님의 명예를 회복 합시다 !

덧글 쓰기
[9EG3OK] 이 문자열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