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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음은 탈취못해-9월19일 미사

작성일
2009.09.20 20: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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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생명평화미사 소식

2009년 9월 19일 |기도회 98일째 | 참사 244일째

 

 우리의 마음은 탈취못해

 

우리가 왜 여기 이 시간에 모여 있는지를 기억하며, 생존권을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용산 열사들의 죽음을 기억하며 용산참사 8개월 추모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8개월간 함께해온 서로를 위로하며 격려하며 기도했습니다.

 

김정대 신부님(예수회)은 "용산참사는 돈 중심의 사회에서 꼭 싸워 이겨야 합니다"라고 하셨습니다.

 

 "경찰들이 만장과 현수막 탈취해갔지만 우리의 마음을 탈취하지는 못했습니다. 뒤가 구리니깐 자꾸 이러는 듯합니다. 이 싸움은 우리의 승리로 끝날 것입니다. 용기를 냅시다. 두려워하는 것은 저들입니다. 용기 내어 싸워 꼭 이깁시다.

 

몇 일전 요식업협회에서 주관하는 위생교육에 다녀왔습니다. 1년에 한 번 3시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해서 다녀온 것입니다. 매번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자리인데 그 교육에 참석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잠을 잡니다. 협회에서는 이런 저런 강사들을 초대해서 3시간을 채웁니다. 강사들은 나름대로 재미있게 시간을 운영하려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마지막 한 마디는 서로 말을 맞춘 것처럼 똑 같습니다. '여러분, 부자 되세요!" 이 유치하고도 단순한 립서비스는 이제 전 국민의 인사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집에서 포도를 먹으려고 포도를 싼 하얀 종이를 벗겨 냈는데 그 종이에도 그 말이 적혀 있었습니다. 부자가 아니면 삶에 의미가 없나? 아니면 사는 것이 아닌가? 왜들 그렇게 "부자! 부자!" 하는지 좀 짜증이 났습니다.

 

사실 돈을 의미하는 부자는 우리의 사고를 지배하는 하나의 원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 다른 중요한 가치들을 쉽게 무시합니다. 한 예로 학문을 하는 대학은 부자가 되기 위한 훈련소입니다. 그들이 취득한 학위는 돈과 권력을 취득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대학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는 교수가 너무도 쉽게 권력의 자리로 이동하는 것을 우리는 쉽게 목격합니다. 이들은 쉽게 자신이 믿고 따랐던 신념도 쉽게 던져버리고 돈과 권력 앞에 자신의 미래를 타협합니다. 그들이 취득했던 학위에는 사회적 책임도 없고 자신에 대한 존중도 없어 보입니다.

 

오늘 복음은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라고 자기를 부정해야 예수의 제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복음서에 나오는 자기 부정은 세속적이거나 감각적인 것을, 혹은 어느 특정한 열정을 거스른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또 자신의 능력을 키워 성공을 하지 말라거나 학위를 취득하지 말라는 것도 아닙니다. 돈과 권력이 의미가 없다는 것도 아닙니다. 자기 부정의 대상은 특별한 상황에서 내 안에서 그리스도와 복음을 증거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식별함으로써 결정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내적 장애는, 복음을 선포하는 데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하는 것 모두를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행복에 매달리지 않고 미래 가능성에 내포된 '보다 나은 존재'를 향하여 항상 분투하는 것이 자기 부정의 본래의 뜻이라고 해야 합니다. 자기 부정은 있는 그대로의 나가 아니라 복음을 증거하는 데 방해가 되는 '나', 하느님 나라의 구체적인 요구에 투신하지 못하도록 하는 '나'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해한다면 자기 부정은 구체적인 상황에서 내가 하느님 뜻에 '아니오'하고 말하고 싶어 하는 것과 같은 나의 이기심과 관련된 것입니다. 그런데 돈과 권력에 집착되어 있으면 하느님의 뜻을 올바로 식별하지 못해서 그 이끄심에 "예"보다는 "아니오"라고 하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께서는 자기 자신마저 미워해야 한다고 했고, 누구든지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고 했던 것입니다. 또 예수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버려야 한다고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순교자들의 삶을 이해하고 이 시대에 순교자의 정신을 이어간다면 우리는 다름 아닌 그리스도를 따르는데 방해가 되는 가치들과 싸움을 해야 합니다. 돈을 더 많이 소유해야 살 수 있다는 시대의 흐름과 싸워야 합니다. 사실 우리는 더 많이 소유해야 사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하느님의 아름다운 피조물입니다. 또 우리는 권력이 있어야 우리의 미래를 성취할 수 있다는 시대의 흐름과 싸워야 합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끊임없이 성취해야 사는 맛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의 올바른 관계,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통해서 행복을 느껴야 합니다. 오

늘 잘못된 가치관과 사회 구조 앞에서 순교자들의 삶과 정신을 다시 한 번 묵상합시다."

 

  

공동집전 신부님

 

■ 예수회

-  김정대(강론), 이종진(주례), 김정욱, 박종구, 박상훈, 권효섭 

■ 골롬반

-  오기백 

■ 예수고난회

-  서현승

■ 서울교구

-  이강서, 조영식, 이광휘 

■ 전주교구

-  문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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