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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강실
제목

이번 추석에는 상복을 벗을 수 있도록

작성일
2009.09.30 15:44:29
IP
조회수
1,684
추천
1
문서 주소
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4&id=4502
용산에서 철거민 5명이 죽은 지

벌써 8개월이 넘었습니다.

아직도 유가족들은 상복을 벗지 못했고

시신은 병원의 냉동고에 그대로 안치되어 있습니다.

자신의 남편이, 아버지가 할아버지가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과정으로 죽음을 당했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장례식을 치룰 수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정부는 이 모든 책임을 철거민들에게 떠넘겨서

이들을 방화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범으로 기소하여

재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분들을 공범으로 몰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진상규명없이, 고인들의 명예회복없이

오명을 뒤집어 씌운 채 이 분들을 매장할 수 없었습니다.

이 유가족들이 집을 잃고 8개월동안 장례식장에서 용산참사현장에서

상복을 벗지 못하고 살았던 세월은 하루하루가 고난과 가시밭길이었습니다.

고인의 영정이 모셔져 있는 용산현장은

경찰병력과 경찰차에 의해 둘러싸여 있고

24시간 감시와 통제를 받고 있습니다.

집회는커녕 심지어 기자회견과 일인시위와 삼보일배도

유가족과 용산대책위가 한다고 한다면 무조건 불법이 되었고

탄압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다치고 연행되고 구속되는 일들이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족들과 대책위는 여기에 굴하지 않고

갈수록 강인한 의지력으로 한치의 타협과 굽힘이 없이

의연하게 8개월을 싸워왔습니다.

안 가본 곳이 없습니다.

청와대 앞, 경찰청, 검찰청, 용산구청, 법원, 파출서. 시청 등

경찰과 공권력에 맞서 어떤 두려움도 없이 싸웠습니다.

내 가족이 죽임을 당했는데 무서울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상복이 수차례 찢겨졌고 영정도 침탈을 당했습니다.

안해본 것 없이 다 해보았습니다.

매일 저녁 이 곳에는 천주교 미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150명에서 200명가량의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 달 전부터 목요일에는 촛불교회에 속하는 목사님들이

개신교예배를 주관하고 있습니다.

예술인들은 음악, 미술, 연극, 영상, 책 등을 통해서

용산문제를 알리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습니다.

용산현장에 가보면 그들의 작품이 여기저기에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국순회도 2차례나 진행했고 대중적인 추모제도 수십차례 진행했습니다.

수차례 탄원서도 보내고 서명도 받고 콘서트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것이 조합과 철거민 간의 사적인 문제이므로

개입할 수 없다며 어떠한 협상과 대화에도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부사이에 일어나는 폭행도 더 이상 집안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범죄라고 처벌받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백주대낮에 공권력의 개입으로 특경 한명까지 포함하여

6명이 죽었는데 어찌 이것이 사인간의 문제일 수 있겠습니까?

다행히

정운찬 국무총리가 총리로 임명되면 가장 먼저 유가족을 찾아와 그들을 위로하고

상황을 잘 파악하겠다고 인사청문회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이런 발언이 청와대와 미리 조율된 것인지

아니면 정총리내정자의 즉흥적인 발언이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총리가 되기 위한 임기응변적인 술수가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누구처럼 말을 이랬다 저랬다 바꾸는 거짓말쟁이 양치기소년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유가족을 찾아오기 전에

그는 공부부터 해야 합니다.

철거민이 던진 화염병에 의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생각하는 수준을 가지고

유가족을 방문하면

이것은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어

총리로서의 그의 출발이 순탄하지 않을 것입니다.

국립과학수사부의 소방재난분석실장도

발화지점과 발화원인을 확정할 수 없다고 법정에서 증언을 했는데

이처럼 아무 근거 없이 폭탄적인 말실수를 해서는

총리의 자질문제로 입방아에 오를 것입니다.

진정 용산문제를 해결하여 유가족들이 장례식을 치룰 수 있도록 하려면

진정으로 사과하고 철저하게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유족에 대한 적절한 보상, 배상 및

철거민의 생존권과 주거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용산대책위는 국민법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조사기록 3천쪽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사법부는 여기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철거민에 대한 불평등한 재판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정부가 은폐하려는 용산의 진실을 국민들이 나서서 밝히기 위해

10월 18일 국민법정을 엽니다.

여기에는 대통령, 전서울경찰청장, 전서울검찰청장, 서울시장, 용산구청장, 그리고

개발조합, 용역업체, 건설업체가 피고인으로 서게 됩니다.

물론 이들은 출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법정을 통해 주권을 가진 국민의 손으로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세울 것입니다.

이제 추석이 다가옵니다.

추석 안에는 장례식을 치루어서

상복을 벗고 고인들에게 제사상을 올리도록 해달라고

유가족들이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이 하소연이 들어지지 않아 한이 되고 이 한이 결국 화가되어

이 피고인들에게 돌아가지 않도록

하루빨리 용산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덧글 목록

둥글이 덧글수정 덧글삭제

2009.09.30 20:11

목사님의 수고 덕분에 유가족들이 상복을 벗을 날이 앞당겨질 것입니다. 일도 많으신 분이 건강 잘 챙기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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