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중인 대표 신부님으로부터 온 편지

 

† 정의와 평화를 빕니다.

주님께서 내리시는 은총이 처참히 짓밟힌 이 땅의 인권과 생존권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온 몸을 던져 기도하는 모든 분들에게 내리시길 빕니다.

 

용산참사 해결을 위해, 법원 1심 판결을 앞두고 매우 중요한 시기임을 온몸으로 알리고자 단식기도 중이던 문규현 신부님께 단식 열흘째 쓰러졌습니다.

참으로 지독히 악독, 표독한 쥐새끼 같은 정부입니다.

 

다행히 문 신부님께서 의식이 회복되어 조금은 안심입니다만, 앞으로 어떻게 되실런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아야 할, 긴장 늦출 때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문 신부님의 빠른 회복을 우리 모두 두손 모아 간절히 또 간절히 기도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저는 오늘 사랑하는 용산 유가족, 철거민 등과 주변분들에게 너무 큰 걱정과 염려를 드리는 것 같아 단식을 중단하고자 합니다.

저의 단식 중단은 결코 용산참사 해결의 의지를 꺾는 것이 아니라 더욱더 강한 의지와 연대감으로 투쟁에 임하기 위함임을 분명히 합니다.

권력과 자본을 앞세워 인권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이 시대에, 우리의 하나된 마음과 행동이 용산참사 유가족과 철거민이 더 이상 마음이 갈기갈기 찢기고 피눈물을 흘리는 일을 멈추게 하는 기도가 됨을 확신합니다.

 

또한 더 이상 이 세상에서 가지지 못해 설움받고 밀리고 쫓겨나 피눈물 흘리는 사람들이 없는, 비록 가지지 못해 불편하더라도 오순도순 행복을 추구하는 희망을 키워갈 수 있는 따뜻한 세상을 앞당기는 하느님 나라 운동임을 확신합니다.

 

함께 기도합시다. 꼭 하느님 정의, 예수님 십자가가 승리함을 드높이십시다.

하느님 안에 뜨거운 연대로 11월 2일 서울광장에서 뵙게 되길 바랍니다.

 

그동안 지지와 성원 기도에 감사드리며 온몸으로 인사 올립니다.

 

2009 10월 25일 늦은 시간에 전종훈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