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게시판

욕설 및 비방, 광고글, 도배 글은 삭제됩니다.

작성자
소식
제목

사랑의 힘으로 어려운 시기 이겨냈으면...12월 1일 미사

작성일
2009.12.03 11:22:29
IP
조회수
1,803
추천
0
문서 주소
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4&id=5323
 

용산참사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생명평화미사 소식

2009년 12월 1일 | 기도회 169일째 | 참사 316일째

 

  

 

 

사랑의 힘으로 어려운 시기 이겨냈으면...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마태 11.25)

 

 

 

 

강론 조영식 신부(서울교구 빈민사목위원회)

 

 

 

개인적으로 요즘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근데 여러 가지 힘듬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 생각도 하고 기도도 하고 하면서 드는 해답은 한가지 밖에 없더라구요. 하나는 내가 예수님이 아니라는 것과 또 하나는 예수님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삶의 자세라는 것입니다.

 

제가 믿는 예수님은, 여기 계신 분들이 믿는 예수님은 인간적인 모습으로만 본다면, 인간적이거나 역사적인 기록으로만 볼 때, 부활이라는 것 다 빼고 인간들의 기록으로만 볼 때 죄인이고, 죄인의 최고 형을 받은 몸입니다. 인생으로만 놓고 훌륭했냐 아니냐를 따지고 보면 죄인으로 죽은 몸입니다. 역사 기록도 우리 그리스도교가 없었다면 남을게 별로 없어요.

 

종교적으로 볼 때 우리가 믿는 예수님은 오로지 복음을 선포하고자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자는 하느님의 기쁨 소식 '모든 이에게 구원이 열렸다'라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한 이유 때문에 아무런 죄 없이 고통과 아픔을 겪고 그냥 죽은 것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 외에 부활과 승천, 모든 이들에 대한 구원은 일반사람들은 따지지 않는 거예요. 믿는 사람만 믿고 바라보는 거죠.

 

나는 어때요. 내가 상처를 받았다 그러면 나는 잘못한 것 없는데 왜 저것들이 괴롭혀...

인간이 잘못하지 않기는 뭘 잘못하지 않겠어요. 내 말투 내 생각 내 행동 작은 것 하나하나 나랑 맞는 사람 별로 없어요. 나는 긍정적으로 이야기 했지만 상대는 부정적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어때요. 속으로 힘들어해요. 괴로워요. 반성도 하지만 내가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 억울하잖아요. 이것을 어떻게 해소 해 볼려고 발버둥 칩니다. 내 마음이 삐뚤어져 나가며 너 한번 당해봐 죽었어. 똑 같이 해준다. 기껏 이런 머리, 이런 것들로 분을 풀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안 사셨습니다. 오로지 사랑으로...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여기서 내 힘을 주며 내 중심적인 사고를 한다면 나 역시도 하느님을 이단으로 만드는 놈이 되겠구나. 너 보다는 하느님에 대해 배운 것이 많으니깐, 알지도 못하면서 배우기만 배워 머리만 커요.  그러니 얼마나 자기 정당화를 잘 시키겠어요. 이것저것 내 나름대로의 판단과 생각, 주변의 상황들로 나를 정당화 시키면서 나에게 상처 준 그 사람들을 아주 나쁜 놈으로 만들 수 있겠죠.

 

가능합니다. 복음으로도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시대예요. 하느님의 말씀을 가지고 전쟁을 정당화 시킬 수 있는 세상입니다. 우리가 그런 인간입니다.

내가 예수님을 믿는 신부라 하지만 나 역시도 예수님 이름 팔아가면서 충분히 정당화시키면서 나쁜 짓 할 수 있어요.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마태 11.25)

 

 

 

무슨 말씀인지 조금은 알아들을 수 있겠어요. 우리의 자세라는 것은 힘든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될 것인가. 인간적으로 분이 터지고 화가 나지만 우리의 영혼까지 망가뜨리는 생활을 해서는 안 되겠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여러분들은 예수님 믿으면서 어떠한 해답들을 찾는지 모르겠지만 비록 겉으로는 우리가 강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하더라도 내적인 내 영혼만큼은 예수님의 사랑으로 나를 다스리지 않는다면 우리들은 똑같이 나쁜 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교회 시기로는 그러한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 시기입니다. 지금 우리 유가족 분들과 용산 4구역 전철연 식구들을 비롯한 모든 분들이 너무나도 억울하고 슬프고 그래서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악이 북받쳐 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근데 '악을 악으로 싸운다' 이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가 겉으로는 힘 있게 싸워야죠. 힘 있게 들러 붙어야죠. 하지만 내적 마음은 예수님이 우리에게 보여준 삶의 자세를 따라야 합니다. 예수님도 강했어요. 뒤집어 엎기도 하고 말다툼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윽박 지르기도 하셨지만 결국의 그분의 모습은 사랑이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에게 너무 나도 어려운 과제일지 모르지만, 예수님이 그냥 가셨으면 좋은데 그냥 안가시고 우리에게 또 다른 말을 남기고 가셨습니다.

 

'아버지가 완전한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나는 인간적으로 나약하고 미치겠는데 하느님을 닮아 완벽한 사람이 되어라고 합니다. 어떻해요, 예수님이 내어준 숙제인데... 우리가 힘들면 힘들수록 악으로 북받쳐서 싸울 것이 아니라 사랑의 힘으로 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공동집전 신부님
 
■ 주례· 강론 : 조영식(서울교구 빈민사목위원회)
■ 서울교구
-  이강서, 조영식, 이광휘
■ 전주교구
-  문정현


 

 

 

 

 

 

 

 

 

 

덧글 쓰기
[0HXPDK] 이 문자열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