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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반이 돼 주십시오-12월 14일 미사

작성일
2009.12.16 17: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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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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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생명평화미사 소식

2009년 12월 14일 | 기도회 182일째 | 참사 329일째

 

 

 

 

아이들이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반이 돼 주십시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단 한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었느냐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여기 모인 우리의 열기가 냉동고에 계신 다섯분 열사들게 위안이 되고 유가족과 철거민분들에게도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12월 14일 생명평화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강론 김영식 신부(안동교구 영덕성당)

  

지난 8월에 전재숙 씨 손자 동원이와 유영숙 씨 아들 상필이가 영덕 저희 집에서 이틀간 머물렀습니다.

차를 타고 가면서 "동원아 별명있지?"

동원이가 쭈삣 거리며 "맞춰보세요."

당장에 알아 맞추었습니다.

동원하면 생각나는 것이 참지, 동원이의 별명은 '참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동원이 스스로 참치라는 별명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아서 별명을 새로 하나 지어주었습니다.

동원하면 또 유명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동원 연탄'입니다.

그래서 동원이에게 "앞으로 니 별명은 연탄이라고 그래"

그랬더니 동원이의 얼굴이 순각 흑빛으로 일그러졌습니다.

 

그래서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를 알려 주었습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단 한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었느냐

 

 

"연탄처럼 살아야 한다.

뜨겁게 살아야 한다.

신부님은 동원이가 그런 꿈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록 듣기 싫을지는 모르지만 속 깊은 뜻에 연탄이라고 하면 좋겠다."

 

그리고 동원이에게 다시 물었습니다."맘에 드냐?"

아주 흡족해 하면서 마음에 든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저는 동원이가 이웃을 위해 불사르는 동원이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 삭막한 용산 4구역 철거지역에서 동원이는 분명 이웃을 위해 제 한 몸 불사르는 그런 다부진 꿈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함께 온 상필이에게 물었습니다.

 

"상필이 넌 꿈이 무엇이냐?"

"역사학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 요즘 아이들은 역사학자가 되겠다는 꿈을 잘 이야기 하지 않는다. 돈 많이 벌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싶은 아이들은 있을지 몰라도... 나는 상필이가 역사학자될 것이라고 대답할 줄은 정말 몰랐다. 정말 소중한 꿈을 가졌다."

 

상필이가 용산 4구역의 지난 역사를 내일 새로 희망의 역사로 연구하고 또 그것을 알려낼 다부진 아이로 자랄 것으로 믿습니다.

여러분들도 그렇게 믿죠?

바로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추위 속에서도 여러분은 미사를 봉헌하고 철거민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하러 여기 와 있는 것입니다.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반이 되어 주십시오.

저희들도 여러분들의 도반이 되겠습니다.

이 세상을 연탄재와 같은 아이들, 그리고 과거의 슬픈 역사를 새로 희망의 역사로 연구하고 일깨워 낼 그런 아이들이 넘치는 세상으로 만드는데 여러분들과 저희들이 도반이 된다면 그 꿈은 꼭 이루어지리라고 믿습니다.

 

 

유가족 김영덕 어머니는 감기 몸살로 앓아 누워 있으면서 남편의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며 행복한 가정을 누가 파괴했느냐며 울먹였습니다.

 

"곧 11개월째 접어 듭니다

그동안 유가족은 정신없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진상규명을 외쳤지만 아직 아무런 해결 소식이 없습니다.

저희 유가족들은 최근 1~2주 동안 현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신력이 나약해진 것 같습니다.

삼일 전에 몸살 감기를 앓았습니다.

11개월만에 처음으로 집에서 3일간 있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남편이 약도 사다주고 약 먹으라고 물도 떠 주고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3일을 누워 있는데 누구하나 물 한잔 떠 주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남편의 그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졌습니다.

더 이상 누워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어제 몸을 털고 일어나 현장으로 왔습니다.

누가 행복한 가정을 이렇게 만들었습니까?

다시는 그런 행복이 찾아 올 수 없을 거라 생각됩니다.

누가 행복했던 우리 가정을 파괴시켰습니까?

남편의 빈자리가 그렇게 클 줄 몰랐습니다.

현장에서 유가족들과 용산 4구역 식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11개월 동안 지내면서 남편의 빈자리가 그렇게 큰 줄 몰랐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 집에 가야할텐데 남편의 그 큰 자리를 어떻게 메꿔 가며 살아야 할지 걱정입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진상규명 밝히고 모든 것이 해결될 때까지 정신력으로 버티겠습니다.

날씨가 춥더라고 저희 곁에서 기도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공동집전 신부님

■ 주례 : 안승길(원주교주 부론성당) ■ 강론 : 김영식(안동교구 영덕성당)

■ 서울교구

-  전종훈, 나승구, 이강서

■ 원주교구

-  안승길, 고정배

■ 의정부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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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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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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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교구

-  김영식

■ 작은형제회

-  유이규

■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 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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