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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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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송옥 (용산철거대책위원장 직무대행) CBS 라디오 인터뷰

작성일
2009.02.21 12: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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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4&id=562
CBS <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 > (FM 98.1 MHz 18:05~20:00 진행 : 고성국 박사)


▶ 진행 : 고성국 박사 (CBS 라디오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
▶ 출연 : 유송옥 (용산철거대책위원장 직무대행)

지난 1월 20일 새벽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용산 재개발 지역 철거민 5명이 숨지고 경찰관도 1명 숨지는 참사가 있었습니다. 오늘이 꼭 한 달이 되는 날인데요. 그 동안 검찰 수사 발표도 있었지만 철거민들은 여전히 합동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고 합니다. 과연 참사 한 달 동안 무엇이 바뀐 것인지, 또 무엇이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인지 용산 철거민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구속된 이충연 철거대책위원장을 대신해서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유송옥 용산 철거대책위원장 직무대행을 전화로 연결합니다.

- 용산참사 한 달째인데요. 지금 심정이 어떠세요?

정말 너무 힘들고요. 한 달이 지난 지금 우리 철거민들에게 남은 건 분노 말곤 아무 것도 없습니다. 불신과 의혹 말고는 남은 게 아무것도 없어서 너무 가슴 아프고요. 진상규명은 커녕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찰의 과잉진압 때문에 우리 철거민 동지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지고 난 지금 이 엄청난 참사가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해결된 건 아무것도 없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살인진압 책임자 경찰은 무죄이고 또 살인진압 희생자 우리 철거민은 유죄라는 검찰 수사결과를 너무 믿을 수 없습니다. 사과 한마디 없이 우리 철거민들만 몰아붙이는 대통령이 너무너무 원망스럽고요. 그나마 저희 산 사람들이야 괜찮지만 고인이 된 우리 동지 분들이 구천을 헤맬 걸 생각하니까 마음이 편치가 않습니다.

- 철거대책위 주민들이 여전히 합동분향소를 지키고 계신다고 들었는데요. 합동분향소가 용산참사가 났던 그 장소에 마련되어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그 건물에 들어가진 못하고요?

들어가진 못하고 밖에 길에서 천막을 치고 생활하시는데요. 오늘 범대위 측에서 같이 와서 우선 1층 건물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 몇 분이 합동분향소를 지키고 계세요?

구속된 동지 분도 계시고 병원에 계신 분도 계시고 여기에 남은 식구들은 스무 명 정도 남아있습니다.

- 매일 추모집회도 여시나요?

네.

- 합동분향소에서 여십니까?

맨 처음엔 여기서 했는데요. 지금은 청계광장에서 하고 있는데, 경찰들이 너무 심하게 과잉진압을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지금 현재는 오늘 한 달이 돼서 여기서 추모대회를 하려고 합니다.

- 합동분향소 주위에도 경찰이 배치되어 있나요?

네. 계속 우리를 감시하면서 배치되어 있습니다.

- 청계광장에서도 추모집회를 한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경찰이 그럴 경우에 여전히 강제진압을 합니까?

네. 우리가 불법단체도 아니고 우리는 그냥 추모행사로 하는 것뿐인데 너무 과잉진압을, 완전히 똘똘 몇 겹으로 감싸고요. 심지어 저번엔 경찰이 유족까지 때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 추모집회는 집회허가를 내고 하시나요?

네. 허가를 내고 하는데 계속 불허를 내고 있습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 경찰에서 허가를 안 내주는군요?

네.

- 그게 허가제입니까, 신고제입니까?

신고제입니다. 신고를 하는데도 불허를 내고 있습니다.

- 합동분향소를 계속 지키고 있는 걸로 봐서 아직 장례일정도 못 잡은 상황 같은데요?

네. 아직 장례일정도 못 잡았습니다.

- 왜 그렇게 됐죠?

지금 상황에선 장례를 치를 수 없어서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 주민들은 합동분향소를 지키고 계시고, 아직 희생된 분들의 장례도 치르지 못한 상태인데, 용산지역의 재개발을 위한 철거작업은 한편에서 진행되고 있습니까?

네. 지금 철거업체가 현암건설과 호람건설 용역업체가 있잖아요. 그런데 오늘도 마찬가지였고, 아직까지 숙성의 기간도 없이 계속 철거를 하려고 시도하고 있고요. 또 우리가 미처 못 보면 철거를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 철거를 하면 대책위 분들이 가만히 보고 계시나요?

아니죠. 가서 약간 싸우죠. 우리가 못하게 합니다. 그럼 얼른 또 들어갑니다. 그리고 우리가 분향소에 있고 못 볼 때 철거를 조금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 마치 숨바꼭질하듯이 그런 상황이 한 달째 계속되고 있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 시에서 그런 상황을 알고도 가만히 보고만 있는 상태입니까?

시나 구청이나 경찰서나 다 똑같습니다. 다 아시지 않습니까.

- 왜 그런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거죠?

조합이나 구청은 아무 말도 없고요. 아무런 책임도 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냥 우리가 죽음에 이르게 한 사실을 개발의 주범인데도 그 사람들은 전혀 거기에 미안한 마음이 없고요. 진짜 이런 사람들을 조합원에 비유하는 구청과 경찰서는 이번 참사의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그 사람들이요. 그리고 배후에서 조종하는 게 바로 삼성물산 같은 건설재벌가들이, 너무나 황당한 것은 조합과 구청이 재개발을 지금도 계속 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리고 또 지금도 용역 깡패들이 동네를 헤집고 다닙니다, 아직도 계속. 아무리 돈이 좋지만 사람이 죽었는데 그 책임은 아무도 지려하지 않고 대책을 말하지도 않고 묻지마식 개발로 하다 보니 너무 분통이 터질 뿐입니다.

- 한나라당 의원 중 일부가 지난 용산참사와 관련해서 용산 철거민들의 저항을 도심테러라고 성격을 규정하며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부분에 대해선 정말 우리는 생계를 위해서 장사하는 일반 상인입니다. 그렇다고 크게 좋게 가게를 꾸며놓고 하는 가게도 아니고 그냥 서민적인 상인이거든요. 그리고 우리 같은 사람이 왜 그렇게 해서 올라갈 수밖에 없는지를 저는 진짜 한나라당 정치권이나 이 나라 정부나 다 똑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우리를 테러라고 하면 그러면 테러 아닌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우리 같은 서민들이 내 가정, 내 집, 이웃, 이렇게 정말 일반서민입니다. 그리고 칠십 먹고 육십 먹고 오십 먹은 사람들이 어떻게 테러리스트라고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 전국철거민연합이 배후조종을 했다는 주장이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건 정말 말이 안 되고요. 이번에 검찰이 전철연 중앙위원회가 계좌추적과 돈을 받아먹었네 하는 유언비어를 많이 퍼뜨렸잖아요. 그런데 전혀 나온 게 없잖습니까. 나온 게 없다 보니까 지금은 나올 게 있어야 나오지. 전철연은 정말 우리처럼 철거지역에서 우리 힘만으로 안 되니까 각 지역에서 우리 같은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 돕는 단체이지 배후에 누가 있네 하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제가 지금 드리고 싶은 말은 우리 6명이 구속되어 있거든요. 그 중에 대책위 위원장인 이충연 위원장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위원장님은 이번에 아버님이 이번에 돌아가셨잖아요. 상주이고, 몸까지 불편합니다. 그런데도 검찰이 그렇게까지 잡아가는 건 너무나 어처구니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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