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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의 아픔을 통해 바라본 공동체의식 상실. 연극 [타인의 고통]

작성일
2010.05.28 09: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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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4&id=5843

2010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전용공간 지원사업 선정작

Season 2. 2010.5~8 연극실험실 혜화동1번지 1번지 혈전

 

타인의 고통

2010. 5. 25 ~6. 6 ㅣ 평일 8 ㅣ 토, 4 7 5 21 4 ㅣ 월요일 공연있음 ㅣ 전석 1 5천원

극단 드림플레이 2010년 신작

<21세기 대한민국 똑바로 들여다보기, 첫 번째 이야기>

 

작가이자 연출 김재엽 <오늘의 책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누가 대한민국 20대를 구원할 것인가?>와 같이 동세대의 사람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사회적 이슈들이 내포된 작품으로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데 거침이 없는 이 젊은 연출가는 아직 망자의 아픔이 치유되지도, 그들의 가족의 눈물이 미처 다 마르지도 못한 사건인 용산 참사라는 도발적인 소재의 신작을 내 놓았다.

대한민국 국민의 눈물 마를 날 없었던 2009. 작가이자 연출인 김재엽은 사건과 사고 속에서 연이어 터진 내 이웃의 고통과 죽음이 어느 순간 잊혀짐이 안타까워 이 작품을 시작하게 되었다. 타인의 고통을 함께하고 공감하며 서로 도와 극복하는 것이 아닌 고통과 죽음을 있는 그저 받아들이고 잊고 마는 오늘날의 세태가 공동체 의식의 회복을 통해 극복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담겨 있다. 

 

 

용산 4지구. 불타는 남일당 자리에 세워진 스카이팰리스.

살아남은 자의 슬픔 따위는 없는 그곳의 2020년은 어떤 모습인가?

 

이번 작품 <타인의 고통>은 거칠지만 날카롭게 감정을 자극하고 진지하며, 가상의 상황이지만 무척이나 사실적이다. 공연은 부의 세습, 뉴타운, 재테크와 같은 현실적이고 예민한 경제 문제들로 작품을 시작한다.

미국생활을 하다 돌아와 스카이 팰리스로 이사온 어느 부부가 이유 없이 죽은 둘째 딸의 사인을 찾는 과정에서 20년 전 용산참사와 어떤 연관이 이어져 있는지 알게 된다. 2009년 용산참사의 상황을 직접 대입하여 미래의 등장인물이 과거와의 연결고리들을 발견하면서 사건의 뿌리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억울한 죽음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용산참사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의 뒷이야기가 아름답고 따뜻할 리 없지 않은가. 주인공 성현은 부귀영화의 이면, 삶의 터전서 쫒겨난 사람들의 아픔, 가족과 동료의 죽음, 동료의식의 상실과 같은 고통들이 결코 피해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공감하지 못하고 함께하지 못한 자신의 과거를 돌이켜보게 된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돕지 못하면

결국 가장 위험한 사람이 되고 만다" 연극 <타인의 고통>

 

거칠지만 진지하고, 가상의 상황이지만 무척이나 사실적이다. 인간에 대한 긍정은 여전하지만 작품 속 정서는 냉랭하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친구의 시선을 외면하고 공포와 두려움으로 뒷걸음 쳤던 주인공 성현의 상황이 단지 무대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극중 문화인류학을 공부한 주인공의 성현의 연구의 주제인 인디언은 과거 보호라는 미명하에 벌어진 통제와 강제이주의 과정을 통해 자신의 터전을 뺴앗기고 유민화되어 떠돌고 있으며 뉴타운 개발이라는 허울좋은 정책 앞에 힘없이 스러져간 안타까운 죽음과 인디언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

,연출을 맡은 김재엽은 “자신의 땅에서 쫓겨나는 사람들의 근원적인 고통의 근원을 찾아내고 해결해야 마땅한데도 불구하고 집단적인 연민 이상의 것을 찾아나가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타인의 고통에 대한 무심함, 공동체의 붕괴로 이어지는 <타인의 고통>의 고민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기를 바란다.

 

 

 

작품소개

 

 

 

 


작품의도

2010년의 대한민국, 우린 과연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가?

고용의 불안정, 사회안전망의 붕괴, 빈곤의 확대로 인한

‘워킹 푸어(working poor)’들이 길거리에 넘쳐난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고통의 연속이고,

고통 없는 세상에 대한 기대는 환멸로 이어진다.

이제 우리의 삶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형국이다.

공동체의 붕괴의 순간이 온 것인가?

우리 인생에 더 이상 “타인의 자리”는 없는가?

타인의 고통은 나의 삶을 불안하게 만드는 ‘위험요소’일 뿐인가?

 

파란만장했던 2009년의 시작을 알리는 죽음의 행렬 맨 앞에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자들”의 죽음이 있었다. 2009년 1월 20 용산동 4가 남일당 건물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살기 위해 망루에 올랐다. 그리고 그들은 불길 속에서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그들은 원주민이었다. 대한민국 용산동 4가의 원주민. 그 원주민들은 “불타는 몸”이 되어 영원히 현실세계에서 사라졌다. 과연 누가 그들을 내쫓은 걸까?

 

창작극 <타인의 고통>은 지금처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20년 뒤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 불타던 남일당 건물은 20년 뒤 어떻게 변해 있을까? 그 자리를 지키려던 철거민들, 그리고 그들을 내쫓고만 경찰들과 용역들, 그리고 대한민국을 분할해서 소유하고 있는 그 땅덩어리의 주인들. 타인의 고통 앞에서 무기력했던 우리 모두는 20년 뒤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우린 여기서 인류의 역사 속에서 원주민 한 사람을 불러본다. 미국의 기병대에 최후까지 맞서 ‘성난 말(Crazy Horse)’라고 불리었던 인디언 수우족의 영웅 “타슈카 위트코.” 아직도 눈을 부릅뜨고, 침략자 백인들을 응시하고 있는 그 거대한 돌산 조각상의 얼굴을 기억하는가? 그가 깨어나 21세기 ‘대한민국 원주민’들을 들여다본다. 그는 아메리칸 대륙을 잃고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쫓겨 나가 격리되어 살고 있는 인디언들의 운명이, 21세기 대한민국 서울에서  ‘뉴타운의 꿈’에 희생되어 토건개발주의자들에게 쫓겨난 ‘대한민국 원주민’들의 운명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과연, “성난 말(Crazy Horse)은 우리를 어떤 눈으로 바라볼까? 그가 우리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단다. 그 말에 귀 기울여보자.

 

 

 

 

 

시놉시스

2029년의 대한민국 서울. 뉴타운이 들어선 고급 아파트 스카이팰리스 로얄층.

그곳에 미국에서 인디언 멸망사를 연구한 고고인류학 교수 강성현과 흙을 빚어 작품을 만드는 미대교수 민지은 부부가 귀국하여 새로 이사를 들어온다. 아직 미국에서 도착하지 않은 짐들로 새로 지은 아파트는 아직 텅 비어 있다. 대신 민지은이 작품전을 위해 흙으로 빚은 인디언 추장의 조각상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가 먼저 도착한다.

그들 부부에게는 초등학생 아들 도원과 두 돌이 지난 딸 소원이 있다. 두 아이는 이사 온 첫날밤부터 이상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다. 도원은 계속 낯선 아저씨가 인디언과 함께 자신의 방으로 들어오는 악몽을 꾸고, 소원은 알 수 없는 공포에 질려 밤새 울어댄다. 그렇게 성현과 지은은 두 아이를 어르고 달래기를 반복해 보지만 소용이 없다.

그러던 중 급기야 두 살 난 아기 소원이 아침에 싸늘하게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사인을 알 수 없는 의문의 죽음으로 충격에 빠진 젊은 부부는 경찰을 부른다. 관록 있는 형사반장 김지섭이 수사를 해보지만, 여전히 미궁에 빠지고 만다. 이때 수사 중이던 신참 형사 이정하가 빠뜨린 지갑을 발견한 도원은 지갑 속의 사진을 보고는 꿈속에서 인디언과 함께 나타난 아저씨가 바로 20년 전 죽은 이정하의 아버지 이상룡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두 부부는 형사반장 김지섭에게 의뢰하여 이정하의 신원에 대해 조사하게 한다. 이정하는 열 살 때까지 이 지역에 살았고, 그 아버지 이상룡 20년 전 이 지역에서 죽었다. 지금 스카이팰리스가 들어선 바로 이 지역은 20년 전 용산4지구 남일당 건물이 있던 자리였음이 밝혀진다. 용산주민이었던 이상룡은 그 강제철거에 항거하며 망루에 올라 경찰특공대와 끝까지 싸우다가 물대포와 화염 속에서 죽음을 당한 것이었다.

20년 전의 한 맺힌 죽음과 20년이 지난 뒤 발생한 의문의 죽음 사이에 과연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그때, ‘성난 말’이라 불리던 아메리칸 인디언 수우족의 최후의 원주민인 “크레이지 호스”가 21세기 대한민국 서울에서 깨어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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