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작성자
대책위
제목

김태연 상황실장 옥중편지3

작성일
2009.05.16 20:34:09
조회수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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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주소
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6&id=259

용산 범대위 동지들께

 

 

어제 일요일 낮에 ‘용산범대위’기 1박2일 투쟁을 하고 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윤용헌 열사 부인께서 발언하는 모습도 화면에서 봤구요. 청와대 항의 투쟁하시다 부상당했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오늘 도착한 5월 8일자 전자우편에는 문정현 신부께서 다쳤다는 소식까지 있네요. 저놈들이 제정신이 아닌 게 틀림없어요. 장영희 동지와 정삼례 동지까지 구속하고 영장실질심사까지 기각하다니...

 

유가족들께서는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이상림 열사 며느님은 면회실에서 뵙긴 했습니다. 저보다 더 말이 없는 양종원 군은 잘 지내시는지요? 참사 100일이 지난지도 벌써 일주일이군요. 어렵더라도 힘내시기 바랍니다. 일요일 TV에서 용산범대위 투쟁소식 보도하는 뉴스를 보고 저하고 같이 있는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이명박이 저놈 뭘 믿고 저렇게 버티는 거야? 버틸 걸 버텨야지. 빨이 인정하고 문제 해결하는 길밖에 없을걸” 제가 있는 방이 경제사범 방이어서 없는 사람들 투쟁하는 데 대해 그다지 이해심이 높은 사람들은 아닙니다. 저 들으라고 입에 발린 소리 잘 하는 사람들도 아니구요. 그래도 용산 참사에 대해 세상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상식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상식을 표현한 것이지요. 이런 상식적인 일은 언젠가는 밝혀지는 것도 상식이고요.

그러니 용기 잃지 마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다섯 열사 유가족분들 모두 손 맞잡고 같이 이길 수 있도록 서로 힘도 주시고요. 감옥에 갇혀 있다 보니 괜한 걱정까지 하고 있지요? 손발이 묶여있다보니 사람이 소심해지나 봅니다. 용서해 주세요 ^^.

 

오늘 접견실에서 전철연 동지들 떼거리(?)로 봤더니 기분이 매우 업 되었습니다. 몇일 전에는 드디어 이충연 위원장도 만났고요. 휠체어 탄 사람이 보이길래 혹시나 해서 뛰어갔더니 22번 수번이더군요. 둘이 반가워서 손을 맞잡고 안부를 묻고, 건강하기를 당부하고, 종교행사에서 받았다는 떡도 받아먹고 그랬습니다. 장영희 동지와 정삼례 동지는 남녀가 유별하여 여사에 계신지라 보기가 쉽지 않고요.

아! 그리고 지난주 금요일에 동지 한분이 옆방으로 왔습니다. 노동절 투쟁 때 구속된 동지입니다. 그리고 옆방에 있던 또 한 분의 동지, 작년 촛불 투쟁 때 진압을 거부하고 구속된 전경 동지는 지난주에 형이 확정되어 다른 방으로 옮겼습니다. 이러다가는 서울구치소가 시국사범으로 넘쳐나겠습니다. 전두환 노태우 정권 때도 감옥이 시국사범으로 넘쳐나더니 결국 6월 항쟁이 터지고 말았지요.

수배중인 범대위 두 분 공집장님들께서도 저와 마찬가지로 감옥살이를 하고 계시는 셈이겠지요. 남경남 의장님도 마찬가지고요. 열심히 운동하시고 몸짱 되세요. ㅎㅎㅎ. 쇠창살이 있는 감옥살이 보다 더 어려운 감옥살이 하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잘들하고 계세요. 조만간 나갈테니. ㅎㅎㅎ.

투쟁 4개월에 접어든 상황실 동지들, 그저 몸 조심하시라는 말씀밖에 드릴 수가 없네요. 투쟁!! 아무쪼록...

 

변호사님께서 재판 준비하라셔서 지난주까지 숙제를 끝냈습니다. 5월 22일 재판인데, 신문에는 제 담당변호사께서 일반교통방해죄가 위헌법률심사 청구된 것과 관련하여 재판중지를 신청한다 하셨다는데 요참에 구체적 진행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입니다. 저야 그렇지만 전철연 동지들 재판은 시작부터 그야말로 전쟁을 치르는 것 같군요. 재판중단에 재판부 기피까지... 저 기만적인 검사 놈들의 항복을 받아내야 되는데... 참사현장사수투쟁, 재개발저지투쟁, 거리투쟁, 법정투쟁... 어디서건 싸우고 이깁시다.

 

2009. 5. 11

서울구치소에서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 상황실장 김태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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