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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시민들께 드리는 편지

작성일
2016.02.05 12:43:2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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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6&id=734
<경주 시민들께 드리는 편지> (인권중심 사람 박래군)

김석기 씨는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경주 시민들께 드립니다.

설 연휴가 시작되는 날 아침입니다. 설 명절을 맞아서 식구들이 찾아오겠지요. 오랜 만에 만나는 반가운 식구들과 둘러앉아 얘기꽃도 피우겠지요. 이 날만은 모든 경주시민들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설날과 같은 명절이 오면 더욱 가슴 아픈 사람들이 있습니다. 찾아올 리 없음에도 혹시나 하는 헛된 기다림 끝에 다시 낙담하고는 하는 유가족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가장 서글픈 날이 명절과 같은 날입니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유가족들이 그렇고요, 용산 참사로 지아비를 잃은 아내들과 졸지에 아버지를 떠나보내야 했던 아들들이 있지요.

그런 명절을 7년 동안 겪어온 용산 유가족들에게 이번 더욱 서글픈 설 명절이 될 것 같습니다. 왜냐고요? 용산참사의 책임자가 경주 지역에서 지역을 발전시킬 새 일꾼이라며 새누리당 총선 예비후보로 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새누리당의 후보가 되면 곧이어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일은 ‘따 놓은 당상’일 겁니다. 그 용산참사의 책임자는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김석기 씨입니다.

저는 7년 동안 용산참사의 해결을 요구하는 일을 해온 인권운동가입니다. 7년 전 2009년 1월 20일, 용산 남일당이라는 건물에서 생존권을 주장하며 망루를 짓고 농성하던 철거민 5명과 경찰특공대 1명이 화재로 사망한 대참사가 용산참사입니다. 저는 30년 가까이 인권운동을 한 사람의 양심으로 경주 시민들께 용산참사의 책임자인 김석기 씨가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먼 길을 달려온 식구들과 둘러앉아 식사를 하시면서 정치 얘기를 할 때 김석기 씨에 대해 말씀 좀 해주십사고 부탁드리기 위해서 이 글을 씁니다.

사필귀정(事必歸正), 제가 좋아하는 말입니다. 최소한 사필귀정이라도 되는 사회라면 정의가 살아 있고 억울한 사람들이 훨씬 적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사필귀정의 뜻대로라면 김석기 씨는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첫째, 그는 책임을 질 줄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진압작전을 승인한 게 김석기 당시 서울경찰청장이자 경찰청장 내정자였던 김석기 씨였습니다. 처음 그는 작전계획을 몰랐던 것처럼 발뺌하다가 자신이 사인한 계획서가 드러나서 의원들에게 혼쭐이 났었습니다. 그는 무전기를 꺼 놨다며 당시의 상황을 모른다는 무책임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모든 책임을 부하들에게 떠넘겼습니다. 이 일로 그는 경찰 총수의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책임을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관 1명이 사망한 일에 대해서는 농성 철거민들이 구속되어 4~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했습니다. 그런데 철거민 5명이 죽은 일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습니다. 이 나라 국민, 그리고 자신의 부하인 경찰이 죽음도 책임질 줄 모르고, 인정도 하지 않는 그런 사람에게 국정을 맡겨서는 안 됩니다.

둘째, 그는 무책임을 넘어 후안무치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 용산참사 뒤에 그는 “도의적 책임을 지고”, 경찰청장 내정자, 서울경찰청장직을 사퇴합니다. 이명박 정권으로 쏠리는 비난 여론을 차단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것입니다. 그런 그는 그 뒤로는 수없이 용산참사로 돌아가신 분들을 향해 막말을 퍼부어댔습니다. 가장 최근에 밝힌 입장은 “시민의 안녕을 극도로 위협하는 불법폭력의 범죄행위”여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정당한 공권력의 행사였다는 것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입신출세를 위해서는 국민을 죽이고도 반성조차 할 줄 모르고 변명으로 일관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사람이 선거를 통해서 국회에 입성하도록 놔둘 수는 없습니다.

셋째, 그는 변신의 귀재입니다. 언제고 자신의 입신영달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할 사람입니다. 서울경찰청장 직에서 물러난 뒤 그는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로 변신하더니, 이명박 정권에 의해서 오사카 총영사로 임명됩니다. 그런데 8개월 만에 그 직을 버리고 귀국하여 경주에서 무소속으로 19대 총선에 출마합니다.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총선에서 낙마한 그는 영남대학교 객원교수로 변신하더니 곧 이어 박근혜 정부의 낙하산 인사에 의해서 아무런 전문성도 갖추지 않은 사람으로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임명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임기 8개월여를 남겨놓고 다시 경주에서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가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그가 변신에 성공하도록 밀어주시겠습니까?

7년 전 강추위가 몰아쳤던 대한 날, 망루에 오른 겨우 30명도 안 되는 철거민들을 향해 퍼붓던 물대포, 그리고 급기야 망루를 뒤덮던 불길…그 참혹했던 광경을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그날 현장을 생중계하던 리포터는 “저기 사람이 있어요”하며 흐느꼈습니다. 거기 사람이 있었는데 불길을 잡을 수 있는 소방차도 준비하지 않았던 경찰, 그리고 그 책임자였던 김석기 씨를 저는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355일 동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유가족과 시민들,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경찰에 당했던 매일 매일의 폭력도 잊을 수 없습니다. 냉동고 속에 355일 동안이나 있던 용산 철거민 5분은 눈발이 날리던 날 유가족의 오열 속에, 유가족들의 피눈물로 언 땅을 녹여 만든 묘에 하관되었습니다.

그 뒤 서둘러서 강제진압하다가 사람을 죽게 했던 그 자리는 7년 동안 공터로 남았습니다. 그럴 거면 왜 그리 서둘러서 진압하다가 사람을 죽게 했냐고 유가족들이 묻습니다. 그럴 거면 다른 망루에서처럼 대화와 협상을 위해 경찰이 나섰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묻습니다. 살려고 올라갔는데 왜 사람을 죽이냐고, 우리는 국민이 아니냐고 묻습니다. 여기에 김석기 씨는 진실되게 답변을 하고 진정이 담긴 사과를 해야 합니다.

경주시민 여러분, 좋은 날에 좋은 얘기만을 나누어도 모자랄 텐데, 이런 얘기를 부탁드려서 죄송합니다. 설 명절이 끝나면 새누리당은 공천 작업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때 가장 우선으로 참고하는 자료가 지역 여론조사 자료입니다. 김석기 씨처럼 무책임하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변신에 능한 사람이 국회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저의 주장에 동의하신다면 그가 국회의원이 되지 않도록 애 써 주시기 바랍니다. 사필귀정대로 되지는 않더라도 그가 사람을 죽인 책임자인데도 국회의원이 되는 길은 막아야겠습니다. 꼭 부탁드립니다.

2016년 새해에 건강하시고 댁내 두루두루 평안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덧글 목록

김재원 덧글수정 덧글삭제

2016.02.24 14:01

공천반대

이지순 덧글수정 덧글삭제

2016.02.24 16:49

김석기 공천을 반대합니다.

양정인 덧글수정 덧글삭제

2016.02.26 07:00

김석기 공천을 반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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