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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상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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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철거민은 무죄다! 이명박정권이 유죄다!

작성일
2009.10.30 10: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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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철거민은 무죄다! 이명박정권이 유죄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민주공화국이 아니다. 10월 28일 열린 용산철거민 선고공판에서, 사법부는 편파 왜곡 수사를 일삼은 검찰의 손을 그대로 들어주었다. 법원의 판결은 법리를 무시한 정치재판이었다. 진실과 정의를 외면한 사법살인이었다.

 

처음부터 재판은 한 쪽으로 균형추가 기울어진 상태에서 시작했다. 3천쪽도, 김석기도 없는 재판은 진실을 밝히기 위한 재판이 아니라 철거민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기 위한 절차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거민들은 법정에서 무죄를 입증하고자 노력했다.

 

재판과정에서 진실은 하나 둘씩 밝혀지기 시작했다. 상부의 지시에 따라 철거민들의 안전을 무시한 채 진압과 검거에만 주력한 경찰의 강경진압이 참사를 불러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철거민들이 화염병을 던져 화재가 발생해 경찰관이 숨졌다’는 혐의 역시 아무런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법원이 오로지 법과 양심에 따라 판단한다면 철거민들에게 무죄가 선고되어야 마땅한 상황이었다. 오히려 경찰과 검찰에게 각각 살인진압과 무고의 죄를 물어야 마땅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사법부는 건설자본과 용역깡패, 경찰, 검찰의 입장만을 대변했다. 집없고 돈없는 철거민들의 절박한 처지는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증거재판주의라는 형사소송의 절대원칙조차 부정했다. 법원 스스로 자본과 권력과 한패라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재판부는 ‘국가 법질서의 근본을 유린하는 행위로서 법치국가에서 용인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낯선 판결문에서 낯익은 이명박대통령의 냄새를 느끼는 것은 비단 우리뿐만이 아닐 것이다. 우리는 철거민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이번 판결을 일부 몰지각한 판사들의 오판으로 보지 않는다. 재개발악법을 제정한 입법부, 살인진압을 자행한 행정부, 이를 뒷받침한 사법부, 다시 말해 이 나라 권력을 쥔 자들 모두의 합작품이다. 이건 삼권분립이 아니라 삼위일체라 불러야 마땅하다.

 

지금 이명박정권은 법원의 판결을 지렛대삼아 자신의 책임을 모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인지 기세등등하다. 총리가 유가족을 기만하고 서울시장이 철거민을 우롱한 것으로도 모자랐는지, 숫제 유가족과 범대위를 협박하는 형세다. 일부 보수언론도 법원의 판결이 마치 절대선인마냥 읊조리며 범대위에게 무릎 꿇으라 강요하고 있다. 유가족에게 헛된 희망 버리라 조롱하고 있다.

 

그러나 진실은 명명백백하다. 수많은 종교인들이 증거하다시피 하늘이 알고 있는 사실이고, 대다수 국민들이 지지하다시피 땅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가진 자들의 계급적 이해에 철저히 복무하는 재개발악법과 경찰의 살인진압, 그리고 자본과 권력의 하수인 검찰이 철거민을 죽인 것이다. 이명박정권이 철거민을 죽인 것이다. 철거민은 무죄요, 이명박정권이 유죄인 것이다.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세우기 위한 범대위의 투쟁은 계속된다. 이번 주부터 시작된 대표자들의 단식농성투쟁은 우리의 주장과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희대의 코미디 미디어악법에 반대하는 시민들, 온 국토를 황폐화하는 4대강 개발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함께 연대하여 시국선언대회를 개최할 것이다. 노동자대회에서는 정부의 노동탄압에 반대하는 노동자 투쟁 대오와 함께 어깨 걸 것이다.

 

뿐만 아니다. 11월 2일 개최되는 천주교 전국 시국미사에는 하늘의 법이 땅에서도 이루어질 것으로 믿는 수많은 양심들이 함께 모일 것이다. 재보궐 선거에서 확인됐듯이 정권의 반민중적 정책에 반대하는 수많은 민심과 하나 되어 반정부 투쟁을 펼칠 것이다.

 

범대위는 이명박정권이 역사와 민중의 심판을 받을 때까지 그 어떤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투쟁할 것이다. 진실과 정의가 승리하는 그날까지 투쟁할 것이다.

 

2009년 10월 30일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