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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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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미사]현 정부가 바라는 건 감옥에 가두고 잊혀지게 하는 것

작성일
2009.05.06 07: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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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뉴스 2009. 5. 6]

[용산미사] 현 정부가 바라는 건 감옥에 가두고 잊혀지게 하는 것



최덕효(대표 겸 기자)

이강서 신부 "테러리스트 아님 증명하고 더 많이 모여, 잊혀지는 문제 안되게 해야"

용산 철거민 참사를 대하는 공권력의 태도가, 관련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을 폭력시위꾼으로 매도해 감옥에 가두는 것과 시간이 지나면 참가자들이 대폭 줄어들고 잊혀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이 용산참사 촛불미사에서 제기됐다.

5일 용산참사 현장에서 열린 촛불미사에서 이강서 신부(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는 지금 공권력이 바라는 것은 "용산참사 희생자들이 테러리스트로 분류되듯이 용산참사와 관련된 많은 시위, 그리고 애도하는 시민들을 폭력시위꾼으로 매도"해 "모조리 붙잡아다가 감옥에 넣으면 이 문제가 없어질거라 여기는 것"이며 또한 "시간이 지나면 절대로 사람들이 예전처럼 많이 모이지 않"아 "용산문제는 저절로 없어지게 돼 있다고 믿는"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강서 신부는 그러므로 "우리는 폭도가 아"니며 "테러리스트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우리의 비폭력으로 증명해야"하고, "우리가 저들이 바라는 것처럼 절대로 숫자가 줄어들고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잊혀지는 문제가 돼서는 안"된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자리에 모여야"한다고 호소했다.

용산참사 현장에서는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저녁 7시에 문정현 신부를 비롯 빈민사목위원회 등 신부들이 유족들과 시민들, 신자들과 함께 경찰이 에워싼 가운데 촛불미사를 드리고 있다.

다음은 이강서 신부의 관련 강론 전문.



"우리는 정의가 바닥에 떨어지고 인간의 생명이 무참히 짓밟힌 현실을 고발하기 위해서 여기 와 있는 겁니다."

경찰들 보기에는 이 미사에 참석한 우리가 한줌도 안되는 소수의 사람들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걸게그림을 통해서 무수히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이 미사와 이 현장에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기억하면서 미사에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100일이 넘게 경찰이 보여준 태도를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아주 자명하게 떠오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와 검찰 그리고 공권력을 행사한다는 경찰이 바라는 것을 압축한다면 두 가지였습니다.

한 가지는 용산참사 희생자들이 테러리스트로 분류되듯이 용산참사와 관련된 많은 시위, 그리고 애도하는 시민들을 폭력시위꾼으로 매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숫자가 백명이 됐든 만명이 됐든 폭력시위를 일삼는 이 사람들, 국가기관을 흔드는 이 사람들을 모조리 붙잡아다가 감옥에 넣으면 이 문제가 없어질거라 여기는 것입니다. 그러니 언론을 통해서 온갖 말도 되지않는 악랄한 방법으로 폭도로 테러리스트로 전문시위꾼으로 매도하기 이르렀고 여전히 지금도 이 문제를 거론하는 모든 사람들을 언제라도 다 잡아 가두겠다는 태도가 경찰의 태도인 것입니다.

두 번째, 시간이 지나면 절대로 사람들이 예전처럼 많이 모이지 않을 것이다라는 것입니다. 천명이 백명이 될 것이고 백명이 열명이 될 거고 나중에 열명도 한명이 되면 이 용산문제는 저절로 없어지게 돼 있다고 믿는 겁니다.

따라서 우리가 나아갈 길은 자명해집니다. 우리는 폭도가 아닙니다. 참석하신 분들도 테러리스트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우리의 비폭력으로 증명해야 됩니다. 우리가 저들이 바라는 것처럼 절대로 숫자가 줄어들고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잊혀지는 문제가 돼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자리에 모여야 합니다.

우리가 이 자리에서 미사하는게 좋아서 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가 미사할 곳이 없어서 여기서 미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정의가 바닥에 떨어지고 인간의 생명이 무참히 짓밟힌 현실을 고발하기 위해서 여기 와 있는 겁니다. 우리는 그저 슬퍼하고 애도하는 것으로만 이 문제가 해결될거라고 낭만적으로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느님이 이 자리에 계시다면 예수님이 이 자리에 계신다면 무슨 말씀을 하실까. 또 어떻게 느끼셨을까 하는 것이 오늘 미사를 드리는 우리의 마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인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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