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이계호 신부님)

오늘은 부모님의 날입니다.
자식을 위해 순수하고 티없는 사랑을 아낌없이 토해낸 그 부모님을 기억하며
그 사랑을 세상에 그렇게 펼치기를 다짐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먼저 예수님의 삶과 십자가가 먼저 떠오릅니다.
오늘 미사를 부탁받고 기도하면서 먼저 떠오른 성서구절이 있습니다.
모세는 하느님이 시키는대로 고통의 원인인 불뱀을 기둥에 높이 달았습니다.
그리고 뱀에게 물린 사람들이 그것을 쳐다보게 하였습니다.
그들로 하여금 고통의 원인을 들여다보게 한 것입니다.
죽음에 이르는 고통의 원인을 높이 달고 바라보도록 한 것입니다.
고통을 들여다 바라보는 사람만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뱀에게 물렸어도 그 구리 뱀을 쳐다본 사람은 죽지 않았다."(민수기 21장 9절)
신약에 이르러 구리뱀은 십자가의 상징으로 이해됩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십니다.
"나는 땅에서 들어 올려지면 모든 사람을 나에게 이끌어 들일 것이다."(요한 12장 32절)
예수의 십자가를 바라보는 사람만이 예수가 누군지 알게 될 것입니다.
십자가를 올려보는 사람만이 구원을 얻게 될 것입니다.
용산참사는 세상에 들어 올려진 또 다른 예수의 모습입니다.
세상에 보내는 예수의 메시지입니다.
나름대로 정리하면 첫째, 모든 인간은 어떠한 조건에서도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배움과 힘과 권력에 따라서가 아닌 그대로의 모습대로 삶을 행복하게 살 권리가
하느님께로부터 주어졌다는 사실입니다.
둘째, 현대를 지배하는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은 복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경쟁을 부추기고 약자를 죽이는 자본주의 사고에 대한 고발행위입니다.
개발논리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더 피를 흘리고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셋째, 교회는 인간의 고통을 자신들이 가야 할 이정표로 바라봅니다.
오늘날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알려주는 징표입니다.
'교회의 자기비움', '교회의 희생'은 무엇인지 묻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난한 이를 대변하셨던 성모님의 마니피캇을 함께 노래하면서
우리 모두 희망을 잃지 말고, 하느님의 승리를 믿으며, 충실히 이 십자가의 길을 가자고
용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진달래님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