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1일 아홉시경.
문정현 신부님과 이강서 신부님이 아침 드신 후 배두드리며 쉬고 계시던
용산참사 대책위 천막에 한무리의 전경들이 들이닥쳤습니다.
한 개 중대병력의 전경들이 무방비 상태의 대책위 천막을 급습한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습니다.
천막 옆에 있는 플랭이 '감히' 이 나라 대한민국의 최고권력자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이었기 대문입니다.
[용산참사 대책위 천막에 걸려있는 천막]
=> 사진 안보이면 클릭 하세요.
그렇습니다. 먹기 싫은 것을 "먹기싫다"고 소리치면 대가리가 깨지고 팔다리가 꺽이고,
초등생이라도 연행이 될 뿐만 아니라, 그런 '불손한 무리'들 주변에 서있는 것만으로
몽둥이 세례를 받아야 함을 국가가 나서서 교육시켰던 것은 작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혈세 들인 국가의 계몽교육을 통해서도
아직 교화되지 않은 무리들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는 우리 최고의 지도자인 MB님께서 원하시는 세상이 아니었습니다.
모두가 분열과 갈등없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상....
최고권력자의 의중에 맞게 모두가 '하나'로 화합하고, 알아서 박박기는 세상...
그런 '참세상'이 오는 것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무리가 바로 용산 대책위 였던 것이고,
MB님이 보시기에 통렬한 교화의 대상이었던 터였습니다.
그럼에도 오히려 그 불손한 세력들로부터 비판을 당하셔야할 비참한 처지에 이르시니
이에 어찌 각하의 은덕을 받들지 않는 이 배은망덕한 자들에 대한 강경한 조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일국의 대통령으로서 쪼잔하게 플랭 하나 걸려 있는 것까지 참견할 수도 없는 처지이고,
그렇다고 모른체 하기도 해서 아마 우리 MB각하는 이러한 플랭을 주시하면서 헛기침을 하는 등의
제스쳐를 취하셨을 것이고, 통찰력? 있고 충성심 만땅인 그의 충복들은 '은근한 방법'으로 이의 해체를 지시내렸을 겁니다.
그런 터에 진급을 위한 '성과' 달성에 혈안이 되어 있는 한 경찰 충복께서
최고지도자의 의중을 미리 파악하는 충성적이고 영웅적인 행위를 보여
6월 21일 당일. 일과가 시작하자마자 그리 무방비상태의 대책위 천막을 급습해서
우리 각하의 명성에 해를 가할 수 있는 플랭을 떼어가려 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렇게 이명박정권과 기득권세력을위해 물불을 안가리고 충성을 다하는 이들의 헌신 덕에
이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 분들 덕에 이런 세상이 '길이 길이' 보전될 겁니다.
하여간 이렇게 나라의 어버이인 대통령에 충성하려는 애국애족적? 경찰의 행동을 방해하는 세력인 용산대책위의
두신부님은 옷이 찢어지고 고초를 당하는 등의 '응분의 댓가'를 당해야했습니다.
또한 우리 용산 유가족 분들은 팔과 목이 꺾이고, 주먹으로 눈이 구타당하고 방패로 허벅지가 찍히는
인과 응보의 결과를 받아야 했습니다.
[6월 21일 현장에서 목과 팔이 꺾여서 기부스를 하고 나타난 유가족 6월 22일]
[6월 21일 현장에서 플랭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막다가
경찰로부터 얼굴을 구타당하고 팔꿈치가 찢기고, 방패로 허벅지가 찍힌 '장복례'할머니(83세).
"... 내 살다살다 경찰이 정말 이럴 줄은 몰랐어..." ]
83세 먹은 할머니가 생존권 요구차원의 플랭 철거를 막기위해서 나섰다가
경찰의 주먹으로 눈이 맞아서 붓고, 팔꿈치가 찢기며 허벅지를 방패로 찍힌 이 사건은
21세기 첨단정보화 사회라고 일컬어지는 '지금' '우리사회'에서 빚어지는 사건입니다.
먹기 싫은 것을 "먹기 싫다"고 말해도 두들겨 맞지 않는 나라,
잘 못된 것을 "잘 못이다"라고 말해서 끌려가지 않는 나라,
자신의 양심에 따라 사는 것이 죄가 되지 않는 나라에 살고 싶습니다.
* 용산철거민 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 http://mbout.jinbo.net/
* 촛불 미디어 센터 => http://cafe.daum.net/Cmedia
* 글 => 둥글이 http://cafe.daum.net/my80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