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 달 전 추모제 참여자들이 고인들의 희생을 애도하는 뜻으로 들고 와 거리를 꾸민 수백여 개의 화분.
창날 같이 날카롭게 내리 쬐이는 살인적인 태양빛 때문에 시들어가는 꽃에 물을 주고 계십니다.
말라 시들은 꽃잎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또 한번' 보고 싶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이 황량하고 살벌한 재개발의 공간 속에서도 늘 희망은 솟아오릅니다.
그렇습니다. 희망은 비 한 방울 떨어지지 않는 황량한 대지위에 솟아나는 한 송이 풀 꽃 같은 것입니다.
어떤 극한 상황에서도 우리는 희망을 일궈낼 수 있으며,
당신의 동의를 구하지 않는 이상 그 누구도 당신으로부터 희망을 빼앗아 갈 수 없습니다.]
[6월 26일 오후 12시 49분에 분향소 주변에 계셨던 분들은 참 재수가 좋으신 분들이었습니다.
대책위 집행위원장님께서 두유를 나눠주고 계십니다.]
[참 재수 좋으신 분]
[몸이 성한 곳이 없는 문정현 신부님께서 분향소 앞 천막에 앉아계시던 것이 너무 힘이 들어 '꽃마차'(평화유랑 차량)에
누워계십니다. 강렬한 태양 빛이 차량을 프라이팬처럼 달궈 한증막처럼 푹푹 찌는 그 안에서...]
[강서구 화곡동의 화성교회에서 박성덕 목사님이 방문하셨습니다.
부목사의 지위라 신도들을 맘대로 끌고 올 수 없는 상황이라 우선 혼자 오셨다고 합니다.
분향 후 용산 4지구를 삥 둘러 돌아보신 후에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는 아쉬운 모습을 하며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셔서 본 바대 주위분들에게 알리고 이 시대의 아픔을 함께 할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1월 20일. 망루에 올랐다가 경찰의 법적 절차를 무시한 폭력 진압에 동료 다섯을 저 세상으로 떠내 보내고
부상당하신 대책위 주민. 살아남은 이의 자책감 때문인지 얼굴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가득했습니다.]
[한쪽에서는 조약골님께서 부지런히 텃밭을 가꾸고 계십니다.]
[미사시간이 점차로 다가오자 몸을 추스르시고 꽃마차 앞에서 성경을 읽으시고 계신 문정현 신부님.]
[문정현 신부님의 동생이신 문규현 신부님도 이날 미사에 참석해 주셨습니다.
지리산에서 임진각까지의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주제로, 124일 동안 닳아오른 아스팔트 바닥에 머리를 찧어 오신
문규현 신부님. 오체투지가 끝난 것이 불과 얼마 되지 않아 몸이 많이 피곤하실 텐데, 용산을 다시 찾아주셨습니다.
[분향소 앞 천막에서 대화를 나누고 계십니다. 얼굴은 까맣게 타들어가 있지만, 그 표정에는 늘 평화가 함께하십니다.]
[해 맑은 표정의 이강실 목사님(중간)도 오셨습니다. 진보연대의 상임대표이십니다.
전국을 다니시며 궂은 일 마다하지 않으시는 분인데, 밝은 표정과는 달리 눈에는 피로가 가득하신 듯 합니다.]
[천주교 예수살이 공동체에서 경찰과 용역의 14가지 폭력을 플랭으로 담아오셨습니다.]
[일거리가 있을 때는 신이 납니다.]
[미사가 시작됩니다. 6월 26일 미사는 '예수살이 공동체'에 의해서 집전 되었습니다.]
[미사를 구경하며 아이들이 인절미를 나눠먹고 있습니다.
"야! 너희들 어린 녀석들이 그렇게 끼리 맛있는 것 먹어도 돼?" 하며 '해야 할 바람직한바'에 대한 힌트를 주자,
총명한 꼬마 녀석 하나가 인절미 조각을 하나 건넵니다.]
[미사를 시작하면서 '한몸되기'시간을 갖습니다. 이는 서로의 맥박을 느낌으로 '하나 됨'을 체현하기 위한 시간입니다.]
[예수살이 공동체의 나병국 신부님께서 강론하고 계십니다. 예수살이 공동체는 안중근의사의 신앙을 모범으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
말로만, 관념으로만 이뤄지는 믿음이 아니라, 삶 속에 실천으로 현현되는 믿음이 바로 참 믿음이기 때문입니다.
강론 중에 육두문자 비슷한 것이 용산의 대기에 울려 퍼집니다.
"이런 게같은..."
조용하신 표정의 신부님께서 입에 흔히 담기 힘든 말을 발설하신 것은 예수살이 공동체의 이름으로 이곳 남일당에서
미사를 집전하게 된 계기를 말씀하시는 중이었습니다.
바닷가에서 흔히 보게 되는 투명한 '게껍질'은 게가 좀 더 성장하기위한 탈피의 흔적인 것처럼,
신부님이 이곳에서 미사를 치룰 수 있게 되는데 까지는 그러한 '게같은' 노력이 필요하셨답니다.
그 노력 덕에 이 날은 조금 다양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미사를 진행 되었습니다.]
[주민대책위 집행위원장께서 신부님을 비롯한 활동가들에게 부디 '몸조심'을 하시라고 당부 드리고 있습니다.]
[책장수 문정현 신부님]
[사재의 신분으로 몸을 낮춰 이렇게 책을 팔기위해 매 미사시간마다 분주히 움직이시는 것은
대책위의 절대적으로 부족한 활동자금을 조금이라도 보충하기 위함입니다.]
158일차 용산참사 추모 촛불문화제
이날 촛불 문화제는 '소리꾼 김명자'의 스페셜 무대로 꾸려졌습니다.
먹기 싫은 것을 "먹기 싫다"고 말해도 두들겨 맞지 않는 나라,
잘 못된 것을 "잘 못이다"라고 말해서 끌려가지 않는 나라,
자신의 양심에 따라 사는 것이 죄가 되지 않는 나라에 살고 싶습니다.
이곳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유가족과 세입자분들에게 힘을 실어 주십시요.
* 용산철거민 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 http://mbout.jinbo.net/
* 촛불 미디어 센터 => http://cafe.daum.net/Cmedia
[ 글/사진 => 둥글이 http://cafe.daum.net/my80go]
=> 사진 잘 안보일 때 클릭! 6월 26일 - 용산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