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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소뿔
제목

불은 그렇게 타올랐다

작성일
2009.02.04 18:26:15
IP
조회수
2,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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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주소
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4&id=287
분노하는 마음이 뜨거운 것임을 알게 했지만
사람들의 마음에서 옮겨지지 않으면 소용없을것 같은 염려 때문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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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그렇게 타올랐다

전기와 물도 끊긴 채 몸만 들어가는 천막집에 누워서 보는 하늘에서
이렇게라도 살겠다고 올라간 하늘 끝 망루에서 불은 그렇게 타올랐다
그때 나이 칠십이 넘은 늙은 아버지는 서러워할 틈도 없이 쓰러졌다

불은 그렇게 타올랐다

그래도 이 만큼을 살았는데
이제껏 제 몸 덩어리 하나 뉘일 곳 만들지 못한 세상살이를 원망하다가
살아온 세월처럼 눈물이 흐를 때 불은 그렇게 타올랐다
그때 나이 오십이 넘은 아들이 세상 속으로 떨어졌다

불은 그렇게 타올랐다

가난한 것이 죄인 아버지의 굽은 허리에서
가난한 것이 죄인 어머니의 굳은 손으로

또 불은 그렇게 타올랐다

제 살아온 모양새처럼 타버린 건물 앞에서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었던 사람에게
지금껏 자신을 이겨왔던 세상처럼 막아서던 경찰방패 앞에서
“제발,,,,,,제발,,,,” ,,,,,,,,,, 가장 서러운 눈물 흘리는 사람에게

또 불은 그렇게 타올랐다

사람들의 심장 여기저기 옮겨가며 불 지르고
사람들의 심장 여기저기 옮겨가며 불 지르고

불은 그렇게 타올랐다

얼은 땅 모조리 태운 후에라야 다시 뿌리내릴 수 있다는 것을 안 것이다
썩은 것을 도려내야 새살 돋을 수 있다는 것을 안 것이다

그 불이 소리가 되고 그 불이 무기가 되고
그 불이 세상이 된다는 것을 안 것이다

그렇게 불은 타올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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