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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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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레아갤러리 <그림책 화가들 촛불을 들다 展> 김환영 作 '가을'

작성일
2009.08.04 13: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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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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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뉴스 2009. 8. 4



최덕효(대표 겸 기자)

[용산참사] 레아갤러리 <그림책 화가들 촛불을 들다 展>

용산참사 현장을 지키고 있는 레아 갤러리에서는 「그림책 화가들 촛불을 들다 展」이 열리고 있다. 12명의 예술인들이 참여한 이번 작품전은 7월 24일부터 8월 20일까지 전시되며, 한국인권뉴스는 시리즈로 전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김환영 作 <가을>

시인이며 미술가인 김환영 작가가 그린 이 작품은 ‘공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그려졌다. 공공미술(公共美術, public art)은 흔히 대중들을 위한 미술로 도시의 공원에 있는 환경조각이나 벽화 등을 일컫지만, 친자본적인 지자체의 전시행정에 일조하는 경우가 많아 본디 의미를 찾기 어렵다. 이에 비해 김환영의 <가을>은 맥락에서 중남미 민중 벽화운동과 닮았는데, <가을>은 건설자본의 횡포가 극성을 부리는 재개발현장에 설치되어 철거당하는 민중들의 관점을 대변하고 그림의 운명(수명) 또한 그들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작가 자신의 가족을 그린 <가을>은 1992년 당시 마포구 도화동 재개발지구에 붙였던 그림이다. 김환영은 17년이나 지났지만 재개발 현실은 여전히 변한 게 없다면서 이 그림을 다시 꺼내 용산 학살현장에 붙이기로 작정했다. 재개발 현장을 보는 김환영의 시선은 서울의 전세가 폭등으로 인해 경기도로 서른 번째 이사를 해야만 했던 작가의 개인사와 무관하지 않다. <가을>은 낱장의 회화 방식이 아닌 복사기에서 양산되어 철거민중들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그림] 용산참사 현장 남일당 건물 한켠에 붙여진 <가을>. 한 어머니가 두 아이와 함께 ‘땅’과 ‘부동산’이란 글자가 쓰인 곳에 들어서려 한다. 아마도 재개발 예정지쯤 되겠지. 초라한 행색으로 보아 부동산 투기를 목적으로 온 복부인은 아닐테고, 다른 재개발 지역에서 쫓겨나 저렴한 전세나 사글세방을 급하게 구하러 왔을 게다. 겨울이 오기전에. 이곳에서 재개발이 시행되면 그녀는 또 어디론가 가야겠지. 막대과자를 든 어린 소녀가 응시하는 바깥세상이 유난히 겁나 보인다.



△ 김환영 작가가 <가을>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인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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