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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우리의 이웃입니까"-8월 20일 미사

작성일
2009.08.21 17: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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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4&id=3963

용산참사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생명평화미사 소식

2009년 8월 20일 |기도회 67일째 | 참사 213일째

 

용산참사 7개월, 다섯 분의 열사들과 김대중 토마스 모어의 영혼이 하느님 품안에서 평화의 안식 누리길 기도하며 8월 20일 생명평화미사가 봉헌되었습니다.

 

우리의 의지로서 하느님 편에 선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의 자유 평화의 편에 서는 우리가 되길 기도하였습니다.

 

     강  론                                                                                                 정석현 신부

 

강론하는 것이 오랜만입니다. 제 딴에는 일주일에서 열흘에 한번은 꼬박꼬박 왔는데, 여기 와서 듣는 말이 “왜 이렇게 오랜만이에요?”라는 인사입니다. 한편으로는 아프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좋기도 합니다. “왜 이렇게 오랜만이에요?”라는 인사가 자주 보고 싶다는 마음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고, 우리가 자주 보고 싶은 이유가 저 뒤에 현수막에 걸려 있는 것처럼 이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자주 못 오던 여름에, 딴에는 농사를 지어보겠다고 초등학생들과 농활을 하러 간적이 있습니다. 다른 신부님이 설명을 했죠. 밭으로 들어간 우리들에게 땅에 나지막하게 자리 잡고 있는 잡초를 보고 이게 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저는 자신 있게 답했습니다. “감자요.” 그러니 그 신부님이 저를 보고 “콩입니다.” 계속 물어보셨습니다. “우리는 텃밭에 왜 왔을까요?” 답했습니다. “잡초 뽑으려구요.” 신부님이 저를 쳐다보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잡초는 없습니다. 여기 있는 풀들은 이름이 없으면 무명초라고 불러야지요.”

 

비록 지금 우리가 필요에 의해서, 나의 욕심에 의해서 콩을 하나라도 더 얻어내기 위해 이 풀들을 뽑아내지만, 이 풀들은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산소를 만들어내는 가장 소중한 존재입니다. 잡초라고 불리는,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이 풀들이 없다면 사람은, 생명체는 숨을 쉴 수 없습니다. “무명초들을 뽑으면서 우리는 두 가지 말을 하면서 뽑아야 합니다. 첫째는, 산소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말, 둘째는, 뽑아내서 미안하다는 말입니다.” 하찮게 보이고 작게 보이는 존재가 우리를 살아가게 하고 움직일 수 있게 하는 힘입니다.

 

누가 우리의 이웃입니까?

 

오늘 첫 번째 독서에서 그 답을 찾아보려 합니다. 판관기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아직 왕이 생기기 전에 주변의 외침과 어려움에서 하느님이 뽑아 세운 열두 영웅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들여다보면 열 두 영웅들은 그냥 시골에서 농사짓거나 양을 치는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 나온 입타는 성경을 보면 창녀의 아들이어서 같은 민족과 형제들로부터 재산을 나눠줄 수 없다고 쫓김까지 당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은 온전히 뽑아서 일꾼으로 쓰셨고 영웅으로 만드셨습니다. 하느님 나라를 세우는데 가장 큰 도구였고 영웅이었습니다.

 

혼인잔치 비유에서도 처음에 초대받은 사람은 가진 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밭으로 갔고 장사하러 갔습니다. 하느님나라의 주인공이 될 사람은, 그 가치의 주인공이 될 사람은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용산이라는 이곳에, 하느님의 혼인잔치에 와 있습니다. 다섯 분의 열사들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 내 가족과 나의 집을 지켜가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하느님이 뽑아 세우신 판관이자 영웅입니다.

 

건축 자본, 용역 깡패와 맞물려 살아가는 이들은, 관례라는 이름으로 뇌물을 주고받는 그들은 자신의 기득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밭으로 가고 장사하러 간 사람들이며, 그들은 어둠속에서 이를 갈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나라의 영웅을 지켜내기 위해 함께 이웃이 되려고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 하느님 안에서, 이웃들 안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모습이 이 자리에 있음을 알려 주고, 이곳 용산이 하느님의 혼인잔치의 자리임을 알려주는 작은 영웅들입니다.

 

누가 우리의 이웃입니까?

  

공동집전 신부님

■ 의정부교구
-  맹제영(주례), 정석현(강론)

■ 서울교구

-  전종훈, 이강서, 임용환, 조용식, 이광휘

■ 전주교구
-  문정현

■ 원주교구
-  안승길

■ 예수회
-  남해윤,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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