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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둥글이
제목

8월 24일 - 용산 풍경 / 내가 발디디고 선 이곳

작성일
2009.08.25 12:29:48
IP
조회수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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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주소
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4&id=3990

=>사진이 안보이면 클릭하세요.

 

 

뭔가 습한 것이 떨어지는 소리에 눈이 부스스 떠지기 시작하더니, 어떤 상이 망막에 맺힌다.

 


[망막에 맺힌 상]


나른하게 늘어진 잠에서 현실로 되돌아 오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저 창에 달라붙은 말라비틀어진 국화꽃은 무엇이었던가?

그리고 그 너머의 공간은 무엇인가?

내가 누워서 눈을 뜬 이곳은 어디인가?

나에게 낯익은 공간인가? 아니면 생전 처음 접한 공간인가?

나는 어느 시공간을 거쳐서 이곳에 놓이게 된 것인가?


공간과 의미를 재구성하는 데에 한동안의 시간이 걸린다.

비로소 내가 누워있던 곳이 용산 4구 참사 현장임을 확인한다.

 

떨어지는 빗소리에 눈을 뜬 것이고, 참사의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붙인 국화가

생명이 빠져나간 체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 것이다. 

 

하지만 이곳이 ‘용산 4구 참사 현장’임은 내가 인식해야할 절대의 진리인가?

아니면 나의 개인적 경험과 감각과 이성이 만들어낸 작위적인 체험인가?


인식이 명증해지기 시작하자 경찰-용역-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가 발화되고, 근육이

긴장되면서 ‘뭔가 해야겠다’는 의지가 몸을 일으켜 세운다.


내 개인적 체험과 감각과 인식을 총체적으로 신뢰할 수 없기에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한

선-악, 미-추의 판단에 대한 절대적 확신은 할 수 없지만, 단 한 가지 확신 할 수 있는 것

은 이렇게 나른한 낮잠을 자다 일어난 이의 정신에 정권에 대한 분노가 자연스레 피어나

재조합되도록 만들어낸 이명박 정권은 큰 잘 못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명박 정권은 얼마나 많은 실존들을 이 쓸데없는 갈등과 분열의 인식에 갇혀 고통을 겪게

만들고 있는가? 


눈을 뜨고 일어나 보는 세상이, 견딜 수 없는 절망에 거리가 휘저어지고, 정권에 대한 가득

한 분노로 대기가 신음하고 있는 그것이 아니라, 그냥 그대로 품 넓은 초록의 나무 사이를

사람이 오가는 한산한 거리와 뭉게구름 떠가는 푸른 하늘로 보이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먹고 살기 위해서 바둥거리고 싸워야 하지 않고, 높아지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밝아 내

리 누르고, 내 밥그릇을 채우기 위해서 다른 사람의 밥그릇으로부터 그것을 뺏어야 하는

그런 세상이 아닌, 그냥 있는 그대로 평온과 자유와 충만이 가득한 세상으로 자연스레 보

이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희망은 꿈만 꿔서는 이뤄지지 않는 것.

거리의 절망과 대기의 분노를 걷어 내기 위해 세워진 몸을 움직이자.

   

 

 

 

비 떨어지는 남일당 건물 옆 미사천막에서 안호석신부는 본시오빌라도의 이야기를 주제로

강론을 진행한다. 본시오빌라도는 예수 생전에 로마총독으로서 군중에 대한 두려움, 직위

에 대한 두려움, 책임져야할 두려움 등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머리를 굴려서

결과적으로 자기 책임을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찾게 되는데, 물을 가져다가 손을 씻으며

‘나는 이 사람에 대한 책임이 없어. 이것은 여러분의 일이요’라고 예수의 죽음을 떠 넘겼단

다. 이렇게 본시오빌라도는 역사에 이름은 있는데 얼굴과 실체는 없는 거짓과 허망함을 보

게 해 주는 이름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이름은 있지만

얼굴과 실체, 책임과 명예가 없는 대통령. 대한민국의 검찰과 경찰, 수사기록 3000장도 역

시 실체가 없기는 마찬가지.

 

 

양회성 열사의 부인 김영덕 여사는 김대중 대통령의 일기에서 1월 20일의 용산참사는 강

제진압으로 다섯 명을 진압해 죽였음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을 거론하면서 눈과

귀가 먼 이명박 대통령의 막힌 정치를 지적했다.

김영덕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들이 길바닥에서 7개월 넘게 상복투쟁을 하는 것이 다른 이

유겠는가? 하루빨리 용산참사를 해결하고, 남편들을 하늘나라로 편안하게 보내고자 하는

것...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구속자 석방을 하여 수사기록 3천 쪽이 나올 때 까지 싸우

겠다는 것 이외의 것이 아니다.


 

언제까지 이들 유가족은 절망으로 거리가 휘저어지고, 가득한 분노로 대기가 신음하는 이

남일당 건물 주변에서 죽어도 죽지 못한 이들과 함께 살아도 살지 못한 생활을 계속해 나

가야 하는 걸까.


 - 포근한 봄바람 불어오는 언덕 위에서 꽃에 앉은 나비를 보는 꼬마아이의 삶을 꿈꾸며...  


 


 

용산참사 유가족과 세입자대책위를 위해서 하실 수 있는 일.

 

용산을 위해서 여러분들이 할 수 있는 일을 소개해드립니다.

 

1. 시간이 있는 분들은 오셔서 봉사활동 하실 수 있습니다.

   => 설거지, 청소, 선전전 등의 봉사활동.  

 

2. 주변에게 알리는 노력을 하실 수 있습니다.

   => 직접 오셔서 현장을 경험하시고, 이웃들에게 용산의 상황을 알려주시는 것.  

   => DVD- '떠나지 못한 사람' / 책 - '여기 사람이 있다.'를 구입하기.

   => 인터넷 싸이트에와서 글을 퍼다가 나르기 / 용산참사 싸이트  http://mbout.jinbo.net/

 

3. 돈이 있는 분들은 후원하실 수 있습니다.

   => 국민은행 295401-01-156716(이종회)

 

4. 물건이 있는 분들의 도움도 필요합니다. 

   => 서울 특별시 용산구 한강로 2가 224-1 / 용산참사현장 천막 / 우) 140-012

      (쌀, 된장, 배추, 김치, 김 등의 식료품 - 잡화등을 후원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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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싫은 것을 "먹기 싫다"고 말해도 두들겨 맞지 않는 나라,

잘 못된 것을 "잘 못이다"라고 말해서 끌려가지 않는 나라,

자신의 양심에 따라 사는 것이 죄가 되지 않는 나라에 살고 싶습니다.


이곳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유가족과 세입자분들에게 힘을 실어 주십시요.

* 용산철거민 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 http://mbout.jinbo.net/

 

* 촛불 미디어 센터 => http://cafe.daum.net/Cmedia

 

   [ 글 - 사진 / 둥글이  1234yz@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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