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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서 신부와 신학생들 용산참사를 이야기하다

작성일
2009.09.21 10: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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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서 신부와 신학생들 용산참사를 이야기하다

 

9월 19일 오후 대전교구 신학생들이 찾아 왔습니다.

현장을 둘러 보면서 철거민 어머니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어 이강서 신부님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질의 응답식으로 진행된 대화 내용을 요약해 전해드립니다.

 

 

"용산열사들은 가난한 사람의 권리·기본권 일깨워"

 

  

 

망루에 철거민들이 올라갔을 때 왜 위험 물질을 갖고 올라 갔는지요?

 

사실 내가 아닌 전철연이나 투쟁을 결정했던 분들이 답변해야 할 내용인데,

'왜 망루를 지었나'와 같은 맥락의 질문이라 볼 수 있겠지요.

 

상가 세입자들이 쫓겨나는 것이 부당하다고 여러 차례 주장했지만 구청이나 재개발 조합에서는 한 번도 귀 담아 들으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죠.

그래서 극한적인 방법으로 망루를 세웠지. 그것도 수월하게 세운 것이 아닙니다.

용역들이 끊임없이 방해를 했고 우여곡절 끝에 세웠지요.

망루를 설치했다는 것은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이죠.

 

용역들이 부셔 버리면 언제든 부서지는 것이지요.

용역들에게 '여기는 너희들이 부실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라는 위협을 무엇으로 할 수 있을까.

'다가오면 이것을 폭파할 수도 있어' 라는 경고와 위협을 할 필요가 있었겠지요.

이것은 내 추론이야. 개연성 높은 추론이라고 할 수 있어.

 

인화물질이나 극한의 위험을 배수진으로 치고 망루를 세웠고 자기 주장을 하려고 했던 것이죠.

자신들의 입장을 구청, 조합과 3자 회담 형식으로 이야기 하자고 요구하러 올라갔죠.

올라간지 20시간도 안돼 강제진압 당한 것이죠.

 

 

 

빨리 진압됐다면,

반대로 생각한다면 이야기 들어주지 않는다고 했지만 당국 등에서는 항상 예의주시 하고 있었다는 것 아닌가요?

 

그렇지요.

상가 세입자들에 대해 살펴볼 것이 있는데, 그들은 건물을 임차하고 임대해서 생계를 유지르르 위해 들어온 사람들로 전 재산을 걸고 들어 왔어요.

이 보상액을 가지고는 생계를 유지하지 못할 뿐 아니라 전 재산이 날아가는 것이죠.

 

상가지역에는 몇 천만원에서 1억원에 해당하는 권리금이 있어요.

현재 보상법에 권리금은 해당되지 않고 3개월 영업보상비만 법적으로 보상 받아요.

상가 세입자들이 투자했던 인테리어 비용, 권리금이 평균 1억원이 넘어.

그런데 3개월치 영업손실금은 평균 2천5백만원 정도였어요.

투자한 돈은 둘째 치고라도 2천5백만원 가지고 어딜 가서 같은 업종으로 장사를 하겠어요.

보상비가 현실적으로 너무 낮은 금액으로 책정된 거지.

이 돈 가지고 나가 죽으라는 것과 같은 것이죠.

 

그래서 5%의 사람들이 보상액수를 현실화 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어요.

그 보상 요구안이 관철 안돼 이렇게 완강히 저항하게 된 거지.

그 저항은 보상을 많이 받아내기 위한 저항이라기 보다는 생존을 위한 저항이라고 보아야 해요.

 

10여 년 전에 재개발지역의 가난한 세입자들이 임대아파트를 죽을 힘을 다해 저항하며 얻어낸 것처럼 여기서도 그런 요구를 하고 있어요.

평생 여기서 장사한 사람들에게 임대상가를 마련해라는 것이죠.

임대상가 만들어 낼 수 있어요.

정책 결정자나 입안자, 서울시장이 그렇게 합시다 하면 가능한 일이지.

임대상가 요구 목소리가 너무 소수라 그래서 묵살 되는 것이지요.

 

이분들은 남들이 하지 않는 정당한 요구를 하다가 돌아가신 것이지요.

그래서 철거민들에게는 돌아가신 분들이 열사가 되는 것이지요.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 기본권을 이분들이 일깨워 주고 있죠.

 

가장 힘들었을때는 언제인가요?

 

사실은 개인적으로 힘들고 어렵다고 느낀적은 별로 없어요.

유가족들이 경찰에게 일상적으로 당하는 폭행, 국가로부터 방치되고 우리 사회로부터 외면 당하는 것을 보는 것이 날 힘들게 해요.

 

 

 

앞으로 어떻게 흘러 갈 것 같은지 간략하게 말씀해 주세요.

 

이 상황에 대한 출구는 정해져 있는데, 정해진 출구가 어디에 있는지 오리무중 이죠.

출구는 알겠는데 출구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고 얼마나 멀고 가까운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출구라는 것은 유가족이 원하는 것이죠.

 

범대위 통해 5가지 요구안을 발표했는데 3가지로 압축해서 본다면

유가족들은 죽은 우리 남편, 아이들의 아빠가 테러리스트라는 불명예를 안고, 정부에 의해서 매도되는 상태로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죠.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죽었음에도 불구 극렬 시위를 하다가 자살한 것처럼 표현하고 도심테러리스트라는 오명을 씌운 정부의 사과를 받고 정부의 입장을 들어봐야겠다는 첫 번째 입장이죠.

 

유가족들에 대한 국가 배상은 차자하더라도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치료비, 장례식장 비용, 변호사비 등 8개월간 필수적으로 소모된 비용이 5억이 넘어요.

5억을 포함해서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배상까지 일괄 배‧보상 문제와 치료비까지 정부가 하던 조합이 하던 구청이 하던 시공사가 하던 나서서 해결하라는 것이죠.

 

망루 세우고 저항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생계대책 이었죠.

가난한 상가 세입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재개발정책 문제가 있으니 생계대책을 마련하라는 거죠.

구체적으로 임시상가, 임대상가죠.

 

이것이 수락되면 출구가 열리는 것이지요.

정부가 수락할 의사가 있는지는 청와대에 물어봐야지.

지금까지 하는 것으로 봐서는 청와대나 정부는 철저히 외면해요.

정부 입장에서는 용산문제는 일어나지 않은 것과 똑같아.

분명히 1월 20일 참사가 일어 났는데, 정부는 '그런게 있었어?'라는 태도를 가지고 있어요.

철저히 무시하고 외면하는 입장을 지금까지 가지고 있지요.

출구가 안 보인다는 뜻이 그런 뜻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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