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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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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오세철 교수, 농민·빈민노동자 등 노동자성 확대 말하다

작성일
2009.10.22 11:3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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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뉴스 2009. 10. 20]

[논평] 오세철 교수, 농민·빈민노동자 등 노동자성 확대 말하다

최덕효(대표 겸 기자)

자기 노동력 팔아서 먹고 살지 않으면 죽는 사람이 노동자
민중주의, 민족주의, 가짜 사회주의 넘어서야


오세철 교수(연세대, 사노련 전 운영위원장)가 ‘노동자성’에 대한 주목할 만한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13일 「민주노총 강릉시협 2009년 노동자학교」강연 ‘자본주의 대안세계를 이야기 한다’ 결론부에서 “노동자 계급한테는 국가가 없다”고 노동자 국제주의를 강조하면서 “자본은 하나의 ‘법칙’으로 단결하지만 노동자는 ‘사람’이니 단결이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노동자를 회유하는 민족주의 이데올로기와 민중주의”를 동시에 비판하면서 기존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의 부문 연대운동을 염두에 둔 듯 “민중, 노동자, 농민, 빈민, 학생(등)이 연대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런 건 없다”고 잘라 말하고 “자본주의 사회의 핵심은 노동자 계급(뿐)”이라고 강조했다.

‘노동자’ 개념에 대해서는 “자기 노동력 팔아서 먹고 살지 않으면 죽는 사람이 노동자”라고 정의하고 “농업노동자일 수 있고, 빈민노동자일 수 있”지만 “그렇게 (부문으로) 묶는 게 아니라 오직 노동자 계급으로서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하고 “지금 우리의 운동은 민중주의, 민족주의, 가짜 사회주의 정도에 있었다”면서 “이를 넘어서는 진정한 의미의 노동자 계급의식으로 똘똘 뭉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오 교수의 발언은 ‘사회운동적 노조주의’(social movement unionism)로 널리 알려진 피터 워터만(Peter Waterman, 네덜란드 사회학연구소 선임연구원)의 생각과 닮은 데가 많아 눈길을 끈다.

워터만은 3년 전 한국을 방문, 한 강연에서 “한국 노동계급은 아시아를 넘어 전 지구적 노동계급이며 전 세계적 계급분화의 일부를 지니고 있”고 따라서 “자기는 중국, 일본, 필리핀인과 다르다고 생각한다든가 특히 남성노동자가 자기 아내나 행상인은 진짜 노동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틀린 것”이라면서, 인종주의와 운동진영 내 전통적인 ‘산업체 노동자’ 중심 사고를 간접 비판한 바 있다.

‘노동자성’은 지금도 제도 권력과 진보진영 모두에게 논란거리다. 지난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화물연대 박종태 열사에서 보듯이 택배기사, 학습지교사, 보험모집인, 레미콘기사, 골프장 경기보조원, 요양보호사, 노점행상, 재활용수집상 등 특수고용/비공식노동자들은 현행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법적․사회적 보호에서 배제돼 불안정 노동과 저임금으로 인한 빈곤에 상시적으로 시달려야 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이런 유형의 노동자들을 ‘비공식부문 노동자’라 일컬으며 더 많은 사회적 관심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수는 국내에서는 100만 이상으로 추정되며, 멕시코의 경우 비공식 일자리 비중은 54%(97년)로 베네수엘라, 브라질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ILO에서는 인도의 경우 전체 노동인구의 83%가 비공식 노동자로 파악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주지하다시피, 대다수 ‘비공식 부문 노동’의 급증은 경제공황 초입에서 오늘 국내외를 휩쓸고 있는 정리해고와 대량실업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따라서 사회변혁을 추구하는 운동진영에서는 조직된 ‘산업체 노동자’만이 중심이고 비조직·미조직 상태의 여타 부문 노동자들은 부차적이라는 일부 잘못된 관성에서 벗어나 오 교수의 충고처럼 하나가 되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사진= 민주노총)
▒ 오세철 교수 강연 동영상 바로가기

[한국인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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