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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따뜻한 가슴과 사랑을 가졌습니다-10월 31일 미사

작성일
2009.11.02 11: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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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생명평화미사 소식

2009년 10월 31 일 | 기도회 138일째 | 참사 285일째

 

 

 

      서울광장 전국사제국미사 11월 2일 서울광장 7시      

 

 

 

 

 

 

우리는 따뜻한 가슴과 사랑을 가졌습니다

 

  

 

 강론 김연수 신부님(예수회) 

 

 

오늘은 시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시월의 마지막 날은 이용의 “시월의 마지막 밤이라는 노래로 특별한 날이 되었습니다. 이렇듯이 어떤 특정한 달이나 날짜가 영화, 노래나 문학 작품에 나타나면서 잊혀지지 않고 특별하게 기억되는 날들이 있습니다. 오늘 여기에 모인 우리의 가슴에도 잊혀 지지 않는 특별한 날이 있습니다. 바로 1 20일 입니다. 아직도 1 20일이라는 날짜만 들어도 가슴이 아파오고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그날의 상황이 눈에 선명하게 지나가기도합니다. “여기 사람이 있어요 여기 사람이 있어요그리고 지나가던 행인들도 그들을 안타깝게 지켜보던 가족들도 모두 함께 저기 사람이 있어요. 저기 사람이 있어요.” 하고 외쳤습니다. 불행하게도 아무도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우려 주지 않았습니다.  아무도 그들의 외침을 들어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6명의 무고한 생명을 잃었고 9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폭도로 몰려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잊혀 지지 않는 날이 또 생겼습니다. 그날은 1028일입니다. 용산 참사 열사들이 두 번째 죽는 날이었습니다. 그날 저는 법정에 서 있었습니다. 법정에 들어가기 전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다리가 아프셔서 불구속 입건 되신 철거민 한분과 함께 옆에 있었습니다. 그분은 부인과 함께 앉아 있으시면서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었습니다. 기자가 “지금 심정이 어떠세요하고 물으니 착잡하죠하고 대답하셨습니다. 누군가 제 옆에서 이분은 만약 실형이 나오면 법정에서 바로 구속되실 분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시간이 되어 법정에 입장을 하였고 시간이 흐른 후에 판사들이 나와서 판결문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판결문을 들으면서 마음이 거북했습니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이제 사법부 마저 정부의 시녀 노릇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철거민들의 입장은 전혀 반영이 되지 않고 검찰 측의 진술들을 그냥 그대로 낭독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상은 보면서 본질은 보지 못하는 그런 판결문이었습니다. 왜 철거민들이 망루를 짓고 망루에 올라갔는지 그들의 입장은 묵살되었습니다. 한 때 판결문을 듣기를 거부하면서 변호인과 몇몇 철거민들이 소동을 일으키며 퇴장을 하였습니다. 그 중 한명은 구속하라는 판사의 말에 법정에서 구속되어 갔습니다. 저도 퇴장을 할까 하다가 끝까지 지켜보아야 한다고 마음을 잡고 서 있었습니다. 형량을 발표할 때는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사실 어느정도 구형은 할 것이라고 예상은 하였지만 검찰들이 주장하는 그대로 중형을 내렸습니다. 검찰 수사 기록 3000쪽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습니다. 만약 미국이나 선직국이었다면 수사기록이 공개되지 않은 재판은 바로 기각 시켰을 것입니다. 하지만 법원은 강제적으로 공개하도록 할 수 있었지만 자신들의 권리를 포기하고 스스로 법원의 권한 행사를 하지 않으므로서 재판의 오점을 남긴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원칙은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가 엄격하게 분리가 되어야 합니다. 삼권 분립이 되어 서로의 잘못을 견제해야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거짓과 위선으로 서로의 잘못을 덮어주기 위해서 하나가 되었습니다. 삼권 분립이 아니라 삼권 통합입니다. 삼권이 통합해서 없는 이들 서민들을 죽이는 정책을 펴고 힘있고 가진 사람들을 보호해 주자는 정책입니다. 도덕성을 잃어버리고 양심을 잃어버린 진짜 범죄자들이 뭉쳐 정치를 하면서 죄 있는 이들은 면죄부를 주고 죄없는 사람들은 죄인으로 만들어 버리는 그런 무서운 세상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판사가 퇴장하자 여기저기서 고함 소리가 들리고 오열하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저는 제일 뒷좌석에서 20세 가량의 여자아이가 혼자 흐느껴우는 것을 보았습니다. 구속자 중 한명의 따님일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아빠를 잃어버리고 아빠를 빼앗겨버리고 우는 딸의 마음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습니다. 아빠는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 망루에 올랐을 뿐인데 이 나라는 그런 아버지를 딸이 보는 앞에서 폭도로 만들고 범죄자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 딸이 그들의 가족들이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어할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법정에서 나와 계단을 내려오는데 고 이상림씨 부인이시며 이충연의 어머니께서 바닥에 쓰러지셔서 오열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모습을 보면서 다시금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판결을 듣는 심정이 오죽했을까요 ? 옆에서 유가족들과 딸이 ‘’엄마 일어나요 엄마 일어나요’’ 하고 일으키려고 하고 업으려고해도 일어나지를 못하셨습니다. 저는 옆에 서 있다가 어머니의 손을 잡으면서 이제 시작이잖아요. 끝까지 싸워야죠.’ 하고 말을하고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손에 힘을 주어 어머니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보시더니만 오열하시면서 힘을 내서 일어나셨습니다. 옆에서 유가족들이 부추기고 밖으로 나왔지만 밖에 나오셔서 다시 쓰러지시면서 하염없이 오열 하셨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혼자가 아니셨습니다. 다른 유가족들이 함께 울고 위로해 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렇게 가슴아프고 힘든 상황 중에서 하나의 희망을 보았습니다. 법정에 들어 갈 때 남편과 함께 들어 가셨지만 남편이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에서 구속되자 혼자만 나와야 했던 부인을 보았습니다. 그 부인도 계속 울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철거민들이 그분과 함께 하시면서 위로해 주고 계셨습니다. 어떤 아주머니는 그 부인을 안아주시면서 내가 자기 좋아하는지 알지하셨습니다. 그러자 그 부인의 눈에서는 계속 눈물이 났지만 밝게 웃으셨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보았습니다. 함께 아파해주시고 함께 울어주시는 하느님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우리가 승리 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아니 우리가 이겼구나 하고 생각 하였습니다. 밟으면 밟을수록 더 강해지고 어려워지면 어려워질수록 더 똘똘 뭉치게 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분열될 수 없습니다. 갈라 질 수 없습니다. 더 힘있게 뭉쳐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하나가 되어서 끝까지 싸워나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나라 정권은 구조적인  사회악입니다. 그 세력은 너무나 큽니다. 그들은 권력과 부와 힘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눈물입니다. 따뜻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사랑입니다. 인정입니다. 그들은 우리가 앉아 있는 이 아스팔트보다 더 차가운 심장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 주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서로를 도와 주는 우리의 따뜻한 가슴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따뜻한 가슴으로 사랑한다면 이미 하늘 나라는 우리의 것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따뜻한 가슴으로 서로 위로해 주고 도와 준다면 이미 하늘 나라는 이자리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권력자들이나 부자들은 결코 알아들을 수 없는 나라 입니다. 권력자들이나 부자들은 결코 갈 수 없는 그런 나라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끝까지 싸워 나갑시다. 저도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공동집전 신부님

 

■ 주례 : 김정대(예수회) ■ 강론 : 김연수(예수회)

■ 예수회

-  김정대, 최영민, 김연수, 박종인, 이근상

■ 서울교구

-  이강서

■ 전주교구

-  문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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