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작성자
대책위상황실
제목

[100일 추모제] 범대위 공동대표 추모사

작성일
2009.04.29 17:20:20
조회수
2,465
추천
0
문서 주소
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6&id=218
첨부파일1
100일추모사.hwp size: 24.0 KB download: 471

<추모사>

용산참사 100일,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더욱 굳건한 연대



고맙습니다. 용산참사 100일 되도록 잊지 않고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 비록 이 자리에는 함께 하지 못하더라도 마음을 함께 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100일 지나는 동안 참사의 장본인인 정부는 우리를 완전히 무시하고, 사과 한 마디 없어도 우리는 모였고, 기도했고, 정성을 모았고, 싸웠습니다. 추모주간 농성에도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고 계십니다. 오늘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4대 종단 성직자 여러분들, 유가족과 전철연 회원들, 그리고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모든 분들을 대신해 감사드립니다.


오늘 다섯 분 열사들의 영정 앞에 다시 섰습니다. 6월 항쟁과 촛불항쟁의 함성이 고스란히 전해올 듯한 이 광장에 100일 만에 모였습니다. 여기에 모이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울었고, 얼마나 외쳤고, 얼마나 분노했습니까.

1월 20일, 우리는 보았습니다. 시뻘겋게 타오르던 옥상 위의 불길, 그 불길 속에서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던 사람들, 거기 사람이 있었는데… 저들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얼마나 아팠을까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얼마나 살고 싶었을까요?


생존권을 요구하면서 살기 위해서 올랐던 망루였는데, 용역과 경찰의 폭력을 피해서 살기 위해서 올랐던 마지막 목숨 줄이었는데, 그걸 경찰을 동원하여 잔인하게 죽였습니다. 그곳에서 6명의 고귀한 생명이 죽어 내려왔고,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중경상을 입은 부상자가 되었고, 그리고 철거민들만 구속되고, 기소되었습니다. 저들은 사람이 여섯이나 죽은 진압작전마저도 정당한 공무집행이었다고 강변합니다. 인간의 세상에 이런 경우가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저들이 부순 것은 돈 몇 푼에 포기할 수 있는 하찮은 낡은 집과 가게가 아닙니다. 가족들과 함께 소박한 꿈을 키워가던 보금자리였습니다. 가난하다고 능력 없다고 무시할지 몰라도 그들은 누구보다 성실하게 가족을 위해 노동을 하고, 다른 동지들의 아픔에 연대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건설자본의 탐욕과 치부하는 데만 관심 있는 정치인들과 국민을 억압하는 능력만 가진 권력자들과는 다른 우리의 이웃들이었습니다. 재개발지역에서 그들이 욕먹고, 폭행당하고, 공포의 한 가운데에 놓였을 때도 포기하지 못했던 것들은 우리 모두의 권리였고,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었습니다.


용산에서 철거민들을 죽인 그 손으로, 그 입으로, 그 권력으로 언론을 죽이고, 인터넷 공간을 죽이고, 노동자들과 학생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환경마저 처참하게 파괴하는 모습을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용산참사를 해결하지 않고는 이 나라의 인권과 민주주의는 영영 먼 나라의 헛된 꿈일 뿐임을 우리는 지나 100일 동안 너무도 절절하게 알아왔습니다.


서울시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우리는 100일 동안 지치도록 요구했습니다. 사람이 죽었으니 사죄하라, 살인진압의 진상을 밝혀라, 책임자를 처벌하라, 정당하게 배상, 보상하고, 살인을 부르는 재개발 정책을 수정하라! 지금껏 이런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이 정부가 외면하고 있지만 다시 외칩시다. 노동자의 일자리 보장과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언론의 자유와 집회와 시위의 자유와 주거의 권리가 떨어진 게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한 입 모아 외쳐야 할 요구들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연대하여 반인권, 반민주 정권 이명박 정권에 맞서야 합니다. 그래서 끝내 승리를 쟁취해야 합니다.

여러분, 고인들과 유가족 여러분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그리고 용산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차별이 없고, 평등하게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인권과 민주주의의 세상을 원한다면, 기꺼이 연대합시다. 꼭 잡은 연대의 손 놓지 말고, 나아갑시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합니다. 새로운 민주주의 역사를 용산참사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새롭게 쓰도록 다짐합시다. 고맙습니다.


2009년 4월 29일


용산범대위 공동대표

덧글 쓰기
[BQJI83] 이 문자열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