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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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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철거민이 보내온, 부상철거민 탄원서

작성일
2012.07.13 16:32:20
조회수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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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주소
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6&id=626

존경하는 판사님

저는 2009년 1월 용산참사 사건으로 불행 중 다행히도 화재 직전에 뛰어내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남았지만

지금은 이렇게 기소되어 공주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1305번 김재호라고 합니다.

 

오십대를 훨씬 넘어서 난생처음으로 감옥이란 곳을 들와와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도 삼년칠개월이 다 되었습니다.

이젠 오랜시간이 흘러 형기를 끝마치고 어느덧 출소할 날이 가까와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 아직까지도 저희 철거민 중에는 그때 그 사고로인해 오랜 시간을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

수십차례 걸쳐 수술한 부위가 아물지 않고 재발하여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목발을 짚고 병원을 오가고 있습니다.

 

재판장님

지금 구속된 철거민 모두가 저와 같은 심정일 것입니다.

제발 김00, 지00 두명의 철거민 만은 감옥에 들어오지를 말아야 할텐데 하는 바램 말입니다.

지금까지 병원에서의 고통만으로도 충분한 대가를 치룬 것으로 생각됩니다.

 

재판장님

두 철거민의 선처를 호소합니다.  수감생활을 하고있는 저희를 보시고 남아있는 두 철거민을 사정을 살피셔서 선처해 주실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오히려 감옥에 갇혀있는 저희들 보다도 몇십배 아니 몇백배 더 힘들고 아픈 고통의 나날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두 철거민을 또 다른 고통속으로 내몰아 아픔을 격게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너무 억울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철거민이 부상으로 인해 저희들과 함께 구속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저희들보다 더 큰 고통속에서 지내 왔음을 짐작합니다.

그에따른 가족들이 고통은 이루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3년 7개월을 가족과 헤어져 살면서 늦게 얻은 외동딸을 떼어놓고 징역을 살면서

얼마나 많이 정신적 고통속에서 살아왔는지 모릅니다.

두 부상자들이 구속된다면 두분은 물론 그 가족들 모두를 두번 죽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제발...

온전치못한 몸을 가진 두 철거민에대한 선처를 다시한번 간곡히 호소합니다.

 

공주교도서에서   김재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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