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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2주기, 여기 아직 ‘용산’들이…

작성일
2011.01.19 09: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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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2주기, 여기 아직 ‘용산’들이…
성남 철거민 등 한파 속에 투쟁
‘추모위’ 재개발 제도 개선 촉구
 
 
한겨레 손준현 기자  신소영 기자
 
 
» 용산참사 2주기를 3일 앞둔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 남일당 터에서 ‘용산참사 2주기 범국민추모주간 선포 기자회견’이 열려,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참사의 책임자인 정부와 경찰 수뇌부를 규탄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아빠가 감옥에서 빨리 나왔으면 좋겠어요.”

열한살 준우는 아빠란 말만 들어도 눈물을 글썽인다. 준우는 아빠가 없는 동안 심한 우울증을 앓아 경기도 성남시의 정신보건센터에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 준우의 아빠 김창수씨는 성남 단대동 철거민대책위원장을 맡았다가 구속돼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순천교도소에서 복역중이다.

준우 아빠가 철거 반대투쟁을 벌였던 단대지구 아파트 재개발 현장 옆 천막농성장에는 17일에도 ‘사람이 살고 있어요. 강제철거는 살인이다’라고 쓰인 펼침막이 내걸려 있었다. 어두운 천막 바닥 콘크리트에선 냉기가 차올랐다. 그러나 그 옆 아파트는 차곡차곡 층수를 올리고 있다.

 

용산참사 2주기를 사흘 앞둔 이날, 용산참사 유족과 인권단체 활동가들로 구성된 강제퇴거감시단 등 40여명은 성남 단대동 공사 현장을 비롯해, 서울 동작구 상도4동과 홍익대학교 앞 두리반 등 철거지역을 찾았다. 이들 지역은 모두 대책 없는 강제철거에 맞서 사람들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는, 이를테면 제2, 제3의 ‘용산’이다.


 
성남 단대동에서는 지금도 세 가족 5~7명이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견디며 길거리 한 모퉁이에서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이들이 사는 집은 2009년 1월20일 용산참사가 발생한 지 석달 만인 5월6일 용역업체에 강제 철거당했다. 수감중인 김창수씨에 이어 대책위원장을 맡은 김순열씨는 “용산참사 현장에 항의하러 간 사이에, 용역업체들이 집들을 쓸어버렸다”며 “그 뒤 1년6개월이 넘도록 성남시는 철거민을 위한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용산참사 때 시아버지 이상림씨를 여의고 남편 이충연(용산철거민대책위원장)씨 마저 수감돼 있는 정영신씨는 “지난 2년 동안 여기 단대동 농성장 일이 마치 내 일인 것만 같아서 벌써 몇 번째 찾아왔는지 모르겠다”며 “땅주인이나 용역들에게 맞아 두개골이 깨진 철거민들도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강제퇴거감시단으로서 또다른 재개발 현장인 상도4동을 둘러본 대학생 강민수씨는 “집들은 철거해 폐허가 다 됐는데, 민간업자들은 돈이 안 되니까 물러섰고 지자체는 자기네 일이 아니라며 손을 놓고 있다”며 “무책임한 재개발의 악순환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