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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유가족, 용산참사 유가족 만나다

작성일
2011.02.23 10: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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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유가족, 용산참사 유가족 만나다

유가협, 추모연대 삼성 투신자살 故 김주현 씨 빈소 찾아

참세상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60397

정재은 기자 2011.02.21 10:14

 

 

“그동안 많이 외로웠겠다.”

 

국가폭력과 회사측의 탄압으로 가족을 잃고 진실을 파헤치는 사람들이 삼성LCD 천안공장 고(故) 김주현(26세) 씨의 빈소를 찾았다.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약칭 유가협),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약칭 추모연대)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40여일 가량 장례도 치르지 못하는 주현 씨 가족의 두 손을 꼭 잡아주었다.

 

83년 군에서 분신한 채 발견된 최우혁 열사의 부친 최봉규 씨, 86년 신흥정밀 옥상에서 경찰과 구사대의 옥상 진입을 막으려고 항거하다 분신한 박영진 열사와 함께 한 김명운 씨, 87년 남영동 대공문실에서 조사받던 중 고문, 폭행으로 사망한 박종철 열사의 형 박종부 씨, 90년 열악한 안산 반월공단의 열악한 노동현장에서 일하다 산업재해로 사망한 강민호 열사의 부친 강영철 씨, 91년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정부의 노동운동 탄압에 항거하다 의문사 한 박창수 열사의 부친 황지익 씨.

 

특히 2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싸우고 있는 용삼참사 유가족 전재숙, 유영숙 씨는 주현 씨 가족들이 한마디 할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에게 힘을 잃지 말라고 당부했다. 주현 씨의 부친 김명복(57세) 씨는 말했다.

 

“저 같이 가슴 아픈 어르신이 많네요.”

 

▲  빈소를 찾은 유가족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한숨을 지으며 김주현 씨 유가족의 이야기를 들었다.

김주현 씨 유가족 “삼성은 ‘장례 수습 브로커’ 고용한다”
용산참사 유가족 “우리 싸움 뒤에도 삼성이”...“먹기 싫어도 먹어야 한다”

 

“주현이는 처음에 삼성에 입사해서 긍지를 다니고 다녔어요. 힘들다고 해도 삼성이라는 브랜드 때문에 그냥 다니라고 했죠. 자식이 먼저 가는 게 제일 비극 이예요. 가슴 아픈 건, 어려운 환경속에서 크면서도 부모에게 얼굴 붉히는 일 한 번 한 적 없어요. 우리의 버팀목이자 목표이자 희망이었어요. 앞으로 살면서 갚아야지... 했는데.”

 

주현 씨 부친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주현 씨의 유가족과 빈소를 찾은 유가족들은 눈물을 흘렸다. 별 다른 말이 필요 없는 자리였다.

 

특히 삼성측의 회유와 협박을 설명하는 대목에선 목소리가 커졌다. 부친 김명복 씨에 의하면 삼성측은 ‘장례 수습 브로커’를 따로 고용해 장례식장에서 유가족을 24시간 감시한다고 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김 씨가 경찰측에 신원조회를 요청하자 삼성 직원이 아니었다. 경찰측이 “삼성측이 장례식을 치를 때 고용하는 용역직원이다”고 했단다.

 

“삼성은 3일장도 다 안 치렀는데, 모텔로 불러서 회유하고 협박하고. ‘시간 끌지 마십쇼. 손해 봅니다’ 하더군요. 삼성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되는데. 쉽게 끝나지 않을 싸움인 것 같아요. 각오하고 있어요.”

 

삼성측을 비판하자 용산참사 유가족들도 한 마디씩 했다.

 

“우리 싸움 뒤에도 정부, 그 뒤 삼성이 있다. 경찰들도 사건 현장을 하루 만에 청소해서 싹 없애버렸다. 지금 힘드시더라도 힘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또 당할 것이다. 우리는 힘이 없어 싸우는 수밖에 없다. 우리도 지금까지 싸우고 있다.”

 

▲  고 김주현 씨의 유가족에게 용기내라고 전하는 용산참사 유가족.

유가족들은 서로를 위로해주고 용기를 주었으며, 경험을 나누었다. 김 씨가 아들 시신이 변해 안치실에 들어가지 못하겠다고 하자 용산참사 유가족들은 시신이 변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냉동고 온도를 영하4℃로 맞춰놓아야 한다고 알려주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빈소를 쉽사리 떠나지 못했다. 355일 만에 장례를 치른 용산참사 유가족 전재숙 씨의 마지막 말이 빈소에 울려 퍼졌다.

 

“가족이 힘내야 한다. 이렇게 살아남은 자들이 싸워야 한다. 먹기 싫어도 먹어야 한다.”(기사제휴=미디어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