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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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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쌍용자동차 노동자와 용산 철거민에 대한 DNA 채취, 검찰 규탄

작성일
2011.04.08 10: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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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15&id=202

쌍용자동차 노동자와 용산 철거민에 대한 DNA 채취, 검찰 규탄 기자회견

 

인권침해 노동탄압, 검찰의 DNA채취 규탄한다!

 

 경악할 일이다. 검찰이 최근 쌍용자동차 노동자와 용산 철거민들에게 DNA 채취를 위해 출석하라는 안내문을 보냈다. 철거민 중 일부는 감옥에서 이미 강제로 DNA를 채취 당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시행된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 벌어진 일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으로 이 법의 제정초기부터 문제제기했던 인권침해성을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DNA 법은 제정 당시부터 인권침해 논란을 일으켜 왔다. 처음에는 성범죄자의 재범을 방지하겠다는 명분으로 제안된 법안이 제정 과정에서 그 채취 대상범죄를 무려 열 한개로 확대하였고 그 가운데 강력범죄라 보기 어려운 주거침입 등 절도행위도 포함되었다. 또한 형이 확정되지 않은 형사피의자와 미성년자까지 채취 대상으로 규정하였기 때문에 무죄추정의 원칙과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맞서 생존권을 사수하기 위해 점거파업에 돌입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투쟁은 자신들의 권리를 외친 정당한 행동이었다. 오히려 그들은 이 과정에서 벌어진 참혹한 국가폭력의 피해자였다. 이는 국제노동기구(ILO)의 긴급개입 성명을 통해서나 국제인권단체의 조사를 통해서도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권력의 피해자인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오히려 가해자로 지목하며 DNA를 채취하려는 것은 국가폭력을 미화하고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약화시키려는 노동탄압으로 밖에 볼 수 없다.

폭력적 철거에 맞서 주거권을 지키다가 용산망루에서 사망하신 다섯 분의 영혼이 편히 쉬기도 전에, 함께 투쟁했던 철거민 십 여 명이 강제로 DNA를 채취 당했다. 철거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테러로 규정하고 살인진압 한 이명박 정권의 입장을 검찰이 반인권적 DNA법을 활용해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준 것이다. 이 또한 용산참사의 진상규명과 재개발 제도개선을 위한 싸움을 겨냥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파업 노동자들과 철거민들은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처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채취 대상이 되었다. 이들이 사회모순에 저항하였다는 이유로 평생 국가의 감시를 받아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이 법은 오늘 기자회견을 갖는 노동자와 철거민 뿐 아니라 앞으로도 이 땅의 인권침해와 노동권 탄압에 맞서 정당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을 범죄자로 낙인찍어 그들의 목소리들을 위축시키고 옥죄게 될 것이다. 계속해서 수많은 이들이 마찬가지의 탄압에 직면할 것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할 뿐이다.

DNA는 민감한 개인정보로서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정보의 무단 유출 위험성, 위조 및 조작의 위험성과 오·남용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채취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도 매우 엄격하게 그 대상범죄를 한정하여야 한다. 지금처럼 특정한 범죄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무조건 채취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반인권적 DNA이용법을 거부하고 이를 이용한 검찰의 노동탄압, 민중탄압을 규탄하며 헌법소원을 비롯하여 이 법에 저항하기 위한 활동에 나설 것을 밝힌다.

검찰은 노동자와 철거민에 대한 부당한 DNA 채취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2011년 4월 7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