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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2월 4일 유가족 청와대 항의방문

작성일
2009.02.04 13: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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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 사과 및 김석기 구속처벌 촉구 유가족 기자회견 -

 

◎ 일시 : 2009년 2월 4일(수) 오전 11시

◎ 장소 :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

◎ 기자회견 순서

- 기자회견 취지

- 유가족 발언

- 각계 규탄 발언

- 기자회견문 낭독

 

 

 

덧붙임: 기자회견문 1부. 끝.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경으로 호소합니다

살인진압 책임자 김석기?원세훈을 당장 구속?처벌하고,

대통령은 고인과 유가족 앞에 사죄하십시오!

 

 

 

다섯 분의 철거민들이 돌아가신지 벌써 보름이 지났습니다.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은 하루하루 가슴이 새카맣게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지옥 같습니다. 그야말로 생지옥입니다. 저희 살아남은 사람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고인들이 아직도 편안히 눈을 감지 못하고 구천을 헤매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원통하기 짝이 없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법과 원칙을 말씀하십니다. 얼마 전 TV에 나오셔서 “불법?폭력 시위를 막기 위해 법대로 행동한 사람에게 책임지라고 하면 누가 나서겠습니까?”라고 하셨다지요? 그래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를 당장 문책할 수 없고, 검찰이 진상을 규명하고 난 뒤에 차차 생각해 보시겠다고요? 그런데 지금까지 검찰이 한 일이 대체 무엇입니까?

 

 

스물일곱 명의 검사와 백여 명이 넘는 수사 인력이 동원되어 2주간 조사한 결과가 고작 ‘철거민이 던진 화염병에 의해 화재가 발생했다’는 ‘주장’ 뿐입니다. 누가 뿌렸는지 어떤 액체인지도 모르는 동영상을 제시하며 철거민이 시너를 뿌리는 장면이라는 식으로 사건을 호도했습니다. 철거민들의 자발적인 연대체인 전철연을 불법?폭력 시위를 일삼는 배후세력으로 지목하고 온갖 마녀사냥을 자행했습니다. 새총을 발사했더니 160미터나 나간다는 둥, 물 위에 시너를 뿌리니까 불이 붙는다는 둥, 초등학생 과학 실험에나 어울릴 법한 결과들을 가지고 철거민들을 테러범으로 몰아붙였습니다.

 

 

반면 검찰은 경찰과 용역깡패에 대해서는 어떠한 형사처벌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경찰 무전 기록에도 남아 있는 용역깡패의 실체에 대해서 ‘진압 현장에 용역은 없었고 다만 지휘관이 착오를 저질렀을 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경찰의 변명을 수용했습니다. 또 진압작전 계획서를 직접 결재하고 당일 작전 시작과 마무리 보고까지 받은 김석기 청장 내정자가 사건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렇듯 사건의 진실을 은폐?왜곡하고 어느 한 편의 주장에만 귀 기울이는 검찰의 수사 결과를 우리더러 어떻게 믿으라는 겁니까? 대통령은 이따위 검찰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살인진압 책임자인 김석기에게 면죄부를 주겠다는 겁니까. 대통령은 이런 새빨간 거짓말을 바탕으로 살인진압 희생자인 철거민을 살인자로 몰아가겠다는 겁니까. 도대체 이명박 대통령은 저희 철거민과 유가족을 얼마나 더 죽여야 마음이 후련하시겠습니까. 정녕 저희들의 피맺힌 원한이 두렵지도 않으시다는 말입니까!

 

 

대통령이 말씀하시는 법과 원칙, 정말 좋은 말입니다. 저희도 법과 원칙이 바로 선 나라에서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살기 위해 작은 몸부림을 쳤을 뿐인 철거민들을 불태워 죽인 것이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 길입니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할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해서 국민을 때려죽이고 밀어 떨어뜨려 죽인 것도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 길입니까. 대통령이 말씀하시는 법과 원칙이 가진 자에게는 한 없이 관대하고 없는 자에게는 한 없이 가혹한 것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이 낫겠습니다. 이런 법과 원칙이 지배하는 나라에서는 단 하루도 살기 싫습니다.

 

 

저희 철거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도 살리고 서민을 위한다고 해서 저희들의 편일 거라고 믿어왔습니다. 건설사 사장으로 시작해서 서울시장을 거쳐 대통령까지 되신 이명박 대통령이 건설자본의 횡포나 서울시 뉴타운 개발정책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저희 철거민들의 고통도 누구보다 잘 헤아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희가 너무 멍청했던 것입니까? 건설사 사장 출신이라, 뉴타운 재개발 서울시장 출신이라, 382억 부동산 재벌이라 이렇게 저희를 외면하신 겁니까?

 

비통한 심정으로 대통령께 호소합니다. 대통령이 저희들의 심경을 조금이라도 헤아리신다면, 다섯 명의 철거민을 앗아간 살인진압 책임자 김석기와 원세훈을 당장 구속 처벌하십시오. 살인진압의 희생자인 철거민을 살인자로 만드는 검찰 수사를 당장 중지하십시오. 그리고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이 직접 고인과 유족 앞에 사죄하십시오. 그렇지 않는다면 저희 유가족들은 대통령을 더 이상 국민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정말 마지막이라는 심경으로 다시 한 번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 대통령은 살인진압 책인자 김석기, 원세훈을 구속 처벌하라!

- 철거민을 살인자로 만드는 검찰 수사 중단하라!

- 대통령은 고인과 유족 앞에 사죄하라!

 

 

 

2009년 2월 4일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유가족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