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및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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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상황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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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서한] 검찰 편파왜곡 수사 규탄 용산 희생자 유가족 일동

작성일
2009.02.03 15: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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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15&id=31
 

항의 서한


검찰은 처음부터 용산참사를 철거민들의 잘못으로 몰고 갔습니다. 경찰이 망루 내부를 절단하면서 불꽃이 튀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발전기 누전에 따른 문제도 제기되었지만 검찰은 수사하지 않았습니다. 경찰특공대의 무리한 진압으로 망루 내부가 아수라장이 된 상황에서 1차 화재가 발생했지만, 더 강경한 진압으로 다시 2차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 한번 해보지 않았습니다. 결국 검찰 수사본부는 화재 원인을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철거민들이 던진 화염병이 망루 1층에 고인 시너에 불붙어 일어난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합니다. 즉, 철거민들이 불을 질러 6명이나 죽었다는 겁니다.


27명의 검사와 100여명의 넘는 수사인력이 동원되어 열흘이 넘게 조사한 결과가 고작 화염병이 발화원인이라는 검찰의 ‘주장’외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무전기록에도 남아 있는 용역반의 실체에 대해서는 진압현장에 용역은 없었고 지휘관의 착오일 뿐이라는 말도 안되는 경찰의 변명을 수용했습니다. 연행된 많은 사람들에게 멍 자국이 남아 있고 일관되게 연행과정에서 폭행당했다고 진술했지만 검찰은 조사도 하지 않고 일을 덮어 버렸습니다. 반면 누가 뿌렸는지, 어떤 액체인지도 모를 동영상을 제시하며 시너를 뿌리는 장면이라는 식으로 사건을 호도했습니다. 그리고 철거민들의 자주적인 조직인 전철연을 테러조직인냥 매도하고, 철거민 6명을 구속하고 온갖 자금의혹을 제기하며 전철연에 대한 마녀사냥을 자행해 왔습니다.


무엇보다 말도 안되는 것은, 김석기 청장 내정자가 이 사건에 직접개입하지 않았다는 검찰의 발표입니다. 사건 전날 저녁 김석기 서울청장이 직접 두 차례 대책회의를 주제하여 진압계획을 승인했으며, 사건 당일 작전시작과 마무리 보고까지 받았는데도 서울청장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더 개입해야 하는 것입니까? 서울청장이 물대포쏴라, 특공대 투입해라는 식으로 현장보고를 받고 일일이 지시했어야 한다는 것인가요? 서울청장이 그런 식으로 개입한 사례가 단 하나라도 있다면 제시해 보기 바랍니다.


게다가 검찰은 용산 철거 참사와 비슷한 외국 사례를 수집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참사에 경찰 최고 책임자가 처벌된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검찰이 찾는 외국 사례는 경찰의 실수로 참사가 일어났어도 책임자가 처벌받지 않은 사례인 것이 뻔해 보입니다. 이것은 김석기 청장 내정자에 대해 면죄부를 주기 위한 절차에 다름 아닙니다.


검찰의 잘못된 수사 때문에 저희 유가족들은 엄청나게 큰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 당일 무리한 강제진압으로 참사를 불러온 경찰과, 온갖 폭력으로 철거민들을 괴롭혀 왔던 삼성, 포스코, 대림 등 건설자본과 용역반조차 아무런 책임이 없고, 철거민들의 잘못으로 참사가 발생했다는 검찰의 주장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강제진압, 살인진압으로 사람을 죽이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유가족들의 동의도 없이 부검을 했습니다. 불에 탔지만 구타의혹까지 있는 시신을 일방적으로 부검을 했습니다. 그러더니 이제 우리 철거민들을 살인자로 몰아갑니다. 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고인들이 어떻게 맘 편히 세상을 뜨겠습니까. 


다시 한번 눈물로 호소합니다. 참사의 희생자인 저희 철거민들을 오히려 참사의 책임자로 몰아붙이는 잘못된 검찰 수사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검찰은 고인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모든 수사자료를 있는 그대로 공개해 주기 바랍니다. 그리고 철거민들을 범죄자로 만드는 편파왜곡수사 중단을 촉구합니다. 그렇게 못한다면 더 이상 사건을 왜곡하지 말고 수사본부를 당장 해체 하십시오.


철거민을 살인자로 만드는 검찰 수사 중단하라

검찰은 유족 앞에 사죄하고 수사본부 해체하라!

김석기, 원세훈을 구속 처벌하라!

용역과 건설자본 비리 즉각 수사하라!



2009.02.03


용산참사 철거민 희생자 유가족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