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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해결될 때까지 현장에 남아 있을 것”

작성일
2009.12.07 10: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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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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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bout.jinbo.net/webbs/view.php?board=mbout_4&id=5364
ㆍ문화·예술 공간으로의 탈바꿈 작업 신유아씨

용산참사가 일어난 서울 한강로 2가 남일당 바로 옆의 레아갤러리. 예전에 호프집이던 건물 1·2층에는 용산참사의 숨결이 배어 있는 전시물과 그림, 사진이 가득하다. 이 공간에는 문화기획자 신유아씨(39)의 손길이 묻어 있다.

문화기획자 신유아씨(가운데)가 지난 6월 용산참사 현장인 남일당 옆 레아갤러리 앞에서 열린 문화예술인 시국선언 행사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 제공


시민단체 ‘문화연대’의 활동가인 신씨가 이곳을 찾은 것은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난 1월20일 아침이었다. 그는 까맣게 불탄 재개발 현장을 지키며 용산범대위 현장팀장을 맡았다. 레아갤러리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꾸미는 대작업도 시작했다.

신씨는 “문화예술인들이 자신의 작품을 용산참사 같은 사회 문제에 접목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참여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런 고민을 하는 예술가들이 삭막한 농성장이나 집회·시위현장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레아갤러리 1층에는 일본 작가 ‘레몬’의 재개발과 철거에 대한 전시물이 걸려 있다. 2층 벽은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그린 작품과 사진으로 가득 메워졌다. 참사 이후엔 연극제와 공개 라디오방송, 인디밴드 공연 등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추계예술대에서 열린 ‘라이브 에이드 희망’도 신씨의 기획품이다. 용산참사 유가족들을 돕고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콘서트에는 민중가요 가수와 이승환·이상은 등의 대중가수, 브로콜리 너마저·블랙홀 등의 록그룹이 대거 참여했다.

신씨의 문화기획 이력은 훨씬 예전부터다. 콜트콜텍 악기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원하는 음악 공연, 2006년 평택 대추리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캠페인 현장에서도 그는 문화활동을 기획했다.

신씨가 줄곧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천편일률적으로 진행되는 집회·시위 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그는 “참가자들이 동원돼서 멀뚱멀뚱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다같이 뭔가 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려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문화연대가 주관한 촛불집회에서 신씨는 참가자들에게 사과를 나눠주고 두 사람이 마주 본 후 머리 사이에 사과를 맞대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고, 참가자들도 서로 마주 보고 소통하자는 뜻을 담았다. 퍼포먼스는 참가자들의 호평을 받았고, 사과를 받아먹은 경찰관들도 웃으며 즐거워했다.

신씨의 용산참사 문화 기획은 ‘진행형’이다. 만화책 출판기념회, 연극제, 잠시 중단된 참사현장의 공개 라디오 방송을 이어갈 참이다. ‘새로운 무엇’을 찾는 것도 그의 숙제다. 신씨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용산참사 현장에 남아 있을 것”이라며 “참사 1주기를 어떻게 준비할지 고민스럽다. 모든 게 막혀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김기범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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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7 11:04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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